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al-Qaeda)계’로 활동을 해왔던 ‘알누스라 전선(Al Nusra Front)’은 28일(현지시각) 아부 무함마드 알 줄라니(Abu Mohammed al-Julani) 알누스라 최고지도자 이름의 성명을 발표하고 ‘알카에다’와 결별을 선언했다. 알카에다는 시리아 내전에서 북서부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해온 국제테러 조직이다.

역시 알카에다도 이날 알누스라와 관계를 단절한다는 아이만 알자와히리(Ayman al-Zawahri) 지도자의 음성 성명을 발표해, 양 측 모두 결별이 됐음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알자와히리는 음성 성명에서 “알누스라 전선의 조직 이름아래 활동을 끝내고 새로운 조직을 결성한다. 새 조직에 외국 세력와의 연계는 없다”면서 “새 조직의 이름은 ‘시리아정복전선(Jabhat Fateh al-Sham=Front for the Conquest of Syria)’으로 바꾼다”고 말했다. 그의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누스라의 아부 무함마드 알 줄라니 지도자는 “알카에다 지도자가 ‘알누스라’와의 결별을 인정해 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중동 위성 채널 ‘알 자지라’방송이 이날 전했다.

알누스라 전선은 아카에다와 연계되어 유엔 등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지난 2월에 발효된 미국과 러시아 주도의 일시 정전의 대상 외로도 알려져 러시아군과 아사드 정부군으로부터 공습을 받은 적이 있다. 이 같이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알누스라 전선에 대한 공습을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알누스라는 알카에다와의 결별을 선언함으로써 생존의 길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시리아인 지하디스트(성전 전사들)로 결성된 ‘알누스라 전선’은 지난 2012년 1월 23일에 결성되었으며, 그해 11월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알누스라 전선’은 가장 성공적인 반군 세력이 됐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당시 알누스라는 국제테러조직으로 지정했고, 잇따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도 다른 다수의 국가들의 미국의 이 같은 지정을 뒤따랐다.

아누스라는 현 바샤르 알 아사드(Bashar al-Assad) 시리아 정권을 전복시키고, 이슬람법(샤리아)에 충실한 이슬람 에미레이트(Islam Emirate : 이슬람 토후 군주국)을 건설하는 것이 목적으로 결성된 단체이다. 따라서 당초 알누스라는 해외의 지하드(성전, holy war)가 아니라 시리아 국내에 있는 아사드 정권의 멤버들을 “가까운 적(near enemy)”으로 간주하고 이들을 전복시키는 것으로 서방국들을 공격하지 않았다. 반면에 알누스라는 이스라엘과 미국을 이슬람의 적으로 규정하고, 서방국들에게 시리아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알누스라전선의 지도자 골라니(Golani)는 “우리는 단 한 가지의 임무를 완수하려는 것이며, 이러기 위해서 헤즈볼라(Hezbollah) 등을 포함해 아사드 정권 통치 세력과 맞서 투쟁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초 아부 무사브 알 수리(Abu Musab al-Suri) 알카에다 이슬람 지도자의 영향을 받아 당초의 노선이 변질되었다.

2015년 초, 알카에다 지도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아누스라전선에 아래와 같은 5가지 목표를 따르라고 지시했다.

1. 시리아 혁명과 시리아국민 안에서 보다 나은 통합운동을 펼칠 것

2. 지상의 모든 이슬람 단체들과 보다 긴밀한 관계로 협조할 것

3. 시리아에서 이슬람법률(샤리아, sharia)을 바탕으로 하는 이슬람시스템을 구축할 것.

4. 시리아에 알카에다의 힘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기지를 구축하는 전략적 땅으로 사용할 것

5. 서방 세력을 공격하는 단체와의 연계 고리를 끊을 것 등이다.

알누스라 입장에서 보면 상기 5가지 지시사항 중에서 3번 항목과 5번 항목은 당초의 자신들의 이데올로기였지만, 나머지 3가지는 알카에다와의 갈등을 유발시키는 목표 항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