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국제대회가 UN의 대북인권 결의안 표결에 기권, 국제사회에서까지 조롱꺼리가 되었던 현 정부의 차디 찬 냉대속에서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인 지난 10일 폐막됐다. 이번 서울대회는 북한 인권과 관련 국내외 인권단체들이 연대해 공식적으로 치룬 첫 국제행사였다.
특히 서울선언은 내년 상반기에 벨기에와 노르웨이에서 북한 인권 공론화를 위한 후속 국제회의가 열리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국내외적 관심을 고조시킨 행사이기도 했다. 이처럼 중요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응은 납득하지 못할 정도로 졸렬하기만 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이기도 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번 개막식때도 참석하지 않고 오히려 그 시간에 유신정권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도운 외국 인사들을 초청해놓고 남북이산가족 화상 상봉장면을 보여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주무장관이 그 모양이니 관련부처 관계자들 역시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냉담한 자세를 보이며 외면하고 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따른 핵심 당사자는 바로 우리 자신임을 알아야한다. 이는 우리 동족인 북한 동포들이 고문과 굶주림으로 심한 고통을 받는 등 심지어는 탈북자들이 무참히 공개처형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일본 등의 인권단체들이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며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관심을 보여야하고 앞장서야 할 당사자인 노 정권은 이를 회피하면서 엉뚱하게도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국가나 단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있다.
아무튼 현 정권은 김정일에게 5억달러를 대북지원금 명목으로 갖다주고도 납북어부문제를 꺼내놓지 못하고 비전향남파간첩 63명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면서도 국군포로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 정부다.
특히, 미국이 북한인권 문제 개선을 촉구하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점에 대해 불만을 품고 비난을 하는 것도 큰 문제가 아닐수 없다.
오히려 평화, 공존을 주장하는 미국측에 대해 우리 스스로는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60년동안 한 일가(一家)가 수령체제로 집권한 북한주민들이 사람다운 사람으로 사는 세상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사람다운 삶을 살게해야한다.
국내인권단체의 한 간부가 탈북자 2명을 면담해보니 세끼를 먹는다며 탈북자들이 말하는 인권유린에 대해 반박을 하는 모습을 TV에서 보면서 씁쓸함을 느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람처럼 먹는지와 개처럼 먹는지와 무엇을 먹어 허기진 배를 채우는지는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3번 주는 끼니만 보고 평가 한 것이다.
세끼를 거르지 않고 먹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먹느냐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물론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한 동포들을 도울수도 있고 그런 마음은 아름답다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조건 도와줄 수는 없다.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이런 지적을 하는 사람들을 수구파, 보수파라며 무조건 거부현상을 보이는데 진보가 도데체 무엇인가 묻고 싶다.
이제는 북한을 편애하고 무조건 감싸 주기만 해서는 안된다. 동포애도 중요하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정확한 검증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필요한 때라 생각된다. 더구나 탈북자를 총살형으로 공개처형한 동영상물이 외국의 경우 TV에 방영되었음에도 불구, 국내 언론에서는 이를 다루지 않고 있는 점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현 정권은 지난 6월 2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전쟁기념행사 때에도 대통령이나 주무장관이 불참, 전몰장병이나 전쟁에 참전했던 노병들의 가슴을 아프게도 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옛 속담처럼 본 마음과는 달리 의구심으로 비쳐져서는 안된다.
세계각국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북한인권문제는 우리에게는 체제전복 등 상당히 심각하게 다뤄야할 당면한 문제다. 국제사회가 한결같이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하는 마당에 우리만 외톨이가 되어서는 안된다. 자칫 현정권이 북한 감싸기만 하다 동맹국인 미국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참으로 가슴을 치고 통탄할 일이 지금 버젓이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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