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이혼 위자료로 7억 5,000만달러(약 9,200억원)를 아내에게 주어 세계 깜짝 놀라게 한 이후 이번에는 니콜라스 케이지와 앨리스 킴 부부 이혼과 관련한 천문학적인 위자료 설이 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 소송 중인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이 이 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도 연일 화제다. 임 고문이 요구한 금액이 무려 1조2,000억원으로 재산분할 소송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맏딸인 임세령 대상 상무와의 이혼 위자료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재산 분할 내용 등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임 고문이 요구한 1조2,000억원이라는 거액의 재산분할 청구가 어떻게 결론 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본지는 이부진-임우재 부부의 이혼 및 위자료, 재산분할 등과 관련 법률 전문가인 법무법인 ‘청파’의 이재만 대표변호사를 통해 심도 있게 짚어보고자 한다. 이 변호사는 KBS ‘사랑과 전쟁’ 프로그램의 부부클리닉위원장을 맡아 이혼과 관련한 명쾌한 해석과 법률상식을 전파해 왔다. <편집자주>
Q.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상대로 무려 1조2,000억 원의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액수는 어떻게 산출된 것으로 보십니까.
A. 삼성물산 지분 5.5%와 삼성SDS 지분 3.9%를 보유하고 있는 이 사장의 재산 대부분은 삼성 계열사 주식입니다. 주가 변동에 따라 평가액은 수시로 변할 수 있으나 임 고문은 이 사장의 전체 재산을 2조 5,0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이의 절반가량을 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재산분할 청구권의 대상이 되는 재산은 원칙적으로 혼인기간중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공유재산이지만 법원은 가사노동도 재산조성에 대한 협력으로 취급하고 있고, 결혼 20년차 이상이라면 가정주부에게도 보통 50%의 재산분할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이 같은 청구를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사상 최대라는 1조 2,000억 원의 재산분할 소송,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습니까.
A. 임 고문과 이 사장은 1999년 8월에 결혼하여 약 17년간 혼인을 유지하였습니다. 상당기간 결혼 생활을 이어온 만큼 임 고문이 재산분할을 받는 것은 무리가 없으나 1조 2,000억 원이라는 거액의 재산분할 청구는 실질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재산분할에 있어 법원은 부부가 결혼 기간중 공동으로 노력해 형성한 재산에 대한 기여도를 따져 재산을 분할하는데 이 사장의 재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식은 결혼 전 물려받은 것으로 재산 형성 과정에서 임 고문의 기여가 인정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사장의 특유재산이라 하더라도 임 고문이 해당 특유 재산의 유지나 증가에 기여하였다면 공동재산으로 인정받아 분할이 가능하므로 소송과정에서 이 사장의 재산 가운데서도 특유재산이 무엇인지, 임고문이 특유재산의 유지, 증가에 기여하였는지, 부부가 혼인중 형성된 재산은 무엇인지를 가려내는 과정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임 고문 역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주장, 입증할 것으로 보입니다.
Q. 임 고문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모르고 했을까요.
A. 임 고문의 이혼소송을 대리하던 8명의 변호인단은 지난달 15일 월간조선에 임 고문의 결혼생활에 대한 인터뷰가 보도된 직후 전원 사임을 하였고, 임 고문은 지난달 29일 서울가정법원에 이번 소송을 내며 변호사를 따로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록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법률적 자문은 받고 있을 것이라 생각되며 실제로 1조 2,000억 원의 재산분할을 받아내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재산문제를 둘러싼 쟁점에서 이 사장이 부담을 느낄 것을 고려해 이 사장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Q. 보통 재벌가 이혼은 사전 조율 후 조정을 거쳐 단기간에 조용히 이혼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동안의 예를 보더라도 재벌가에서 나타난 이혼 사건은 정식 이혼 소송 보다는 ‘조정 신청’을 선호하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그러나 이부진-임우재 두 사람의 경우 임 고문의 판결 불복과 잇따른 가정사 폭로로 조정신청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A. 가사소송법은 재판상 이혼의 경우 의무적으로 조정 과정을 거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조정전치주의). 이는 이혼소송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초래되는 양측의 감정싸움을 피하고 서로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부분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유도하여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조정 과정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혼소송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재벌가 이혼의 경우 대개 조정에 의한 ‘조용한’ 이혼이 이루어지나 임 고문과 이 사장의 경우는 결혼생활 폭로에 따른 공방, 거액의 재산분할 청구, 양육권 문제 등에서 첨예하게 입장이 엇갈려 결국 판결까지 갈 것으로 보여집니다.
Q. 임 고문은 지난달 29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과 재산분할을 청구했고, 지난달 30일에는 이 사장이 임 고문을 상대로 낸 이혼 소송의 2심이 진행 중인 수원지법에도 반소(맞소송)를 냈습니다. 그렇다면 그간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던 임 고문이 반대로 “이혼해 달라”며 주장한 것이 되는 것 아닙니까.
A. 이 사장은 지난 2014년 10월 임 고문을 상대로 법원에 이혼 및 친권자 지정 조정 신청을 냈고, 두 차례 조정에서 합의되지 않자 재판이 진행됐습니다. 지난 1월 14일 주진오 수원지법 성남지원 가사2단독 판사는 두 사람의 이혼 선고와 함께 친권과 양육권은 이 사장에게 지정하고, 임 고문의 자녀 면접교섭권을 월 1회로 제한한바 있습니다. 임 고문은 항소 의사를 밝힐 때까지만 하더라도 재산분할 관련 질문에 대해 “가정을 지키고 싶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한바 있으나, 지난달 29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과 재산분할을 청구함으로써 이혼하는 것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Q. 두 사람의 이혼소송에서 재판관할권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임 고문은 자신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를 담당하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재판한 것은 위법이라서 무효라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됩니까.
A. 가사소송법은 재판상 이혼 소송의 경우 부부가 함께 살고 있으면 주소지 관할 법원에서 재판하고, 별거 중이라도 한 사람이 원래 살던 곳에 살고 있으면 그곳 관할 법원이 재판하며, 만일 두 사람 모두 다른 주소에 살 경우에는 소송을 당한 피고 쪽 관할 법원이 재판을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임 고문은 이 사장과 별거하기 전 서울 한남동에서 함께 거주했고 현재도 이 사장이 한남동에 계속 살고 있는 만큼 재판관할권이 한남동의 관할 법원인 서울가정법원에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는 이 사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판결을 내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의 1심 결과를 뒤집기 위한 임 고문 측 소송전략의 일환으로, 서울가정법원 가사5부는 임 고문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하여 지난 15일 임 고문이 이 사장을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등 청구 소송의 소장 부본과 소송안내서 등을 이 사장에게 보낸 것입니다. 이에 대해 이 사장 측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Q.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초등학생 아들의 친권과 양육권은 이 사장에게 주어졌습니다. 임 고문이 얻은 건 한 달에 단 한 차례 아들을 만날 수 있는 면접교섭권입니다. 양육원 문제는 어떻게 결론이 날 것으로 보십니까.
A. 양육권은 미성년자를 보호하고 양육, 교양하는 권리이고 친권은 부모가 미성년자 자녀에 대해 갖는 신분상, 재산상 권리 및 의무로 양육권보다 포괄적입니다. 법원은 양육환경조사를 실시하고, 현재 누가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 아이를 키우는데 부적합한 환경은 아닌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부모중 아이를 누가 키우는 것이 적합한지 판단을 하게 됩니다. 만일 1심의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이 사장은 초등학생인 9세 아들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을 갖게 되고 임 고문은 법원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한 달에 한 번 아들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임 고문 측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를 한 상태여서 당사자가 합의를 하지 않는 이상 이 문제는 대법원까지 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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