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자국 주재 외교관 2명씩을 맞대응(tit-for-tat)으로 ‘맞추방’하면서 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시각) 주미 러시아 외교관 2명을 지난 6월 17일 미국에서 국외 추방했다고 밝혔다. 이유는 모스크바에서 6월 6일 현지 경찰관이 미국 외교관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사실에 대한 국외 추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러시아 외교부도 9일 주민 러시아 외교관 2명 국외추방에 보복으로 러시아 주재 미국 외교관 2명을 국외 추방했다고 발표했다.
존 커비(John Kirby) 미 국무부 대변인은 “최근 2년 동안 러시아 치안당국이 미국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괴롭힘을 늘림으로써 외교 활동이나 영사업무에 지장이 되고 있다”며 러시아 측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세르게이 랴브코프(Sergei Ryabkov) 러시아 외교차관은 국외 추방을 한 미국 외교관 2명이 미 중앙정보국(CIA)의 직원이었다면서 “(그들은) 외교관 지위에 맞지 않은 활동을 한 외교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러시아의 이 같은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미국 측의 설명대로 러시아가 미국 외교관을 괴롭힌 것은 우크라이나 정세 등과 관련해 미국과 러시아가 대립 관계에 있는 것이 배경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미국 이외의 서방 국가들의 외교관에 대해서도 괴롭힘을 당했다는 보고도 있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 엘리자베스 트뤼도(Elizabeth Trudeau, 여성) 대변인은 지난 달 “존 케리(John Kerry) 미 국무장관이 지난 3월24일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에게 ‘외교관 괴롭힘’ 등에 관해 우려를 전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6일 러시아 현지 경찰관이 미 외교관에게 폭력 행사와 관련, 미국은 모스크바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미국 외교관이 들어가려 할 때 경찰관이 폭행을 했다고 주장한 반면 러시아 외교부는 그게 아니라 경찰관이 신분증을 확인하려고 하자 미국 외교관이 팔꿈치로 얼굴에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하는 등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다. 추방된 미국 외교관 2명 가운데 1명이 바로 6일 사건과 관련된 인물이라고 한다.
한편, 6일 사건과 관련, 푸틴 통치 아래의 러시아 민방 NTV가 방송을 한 감시카메라로 찍힌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영상에는 미국 외교관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차에서 내려 대사관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을 때 경찰관이 덤벼들어 난투를 벌이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미국은 이 영상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고 있고, 러시아는 영상이 확실한 증거라며 서로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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