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과 미국은 그동안 논의와 검토를 해왔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의 한국 내 지상 배치를 최종 결정했다는 발표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한 항의와 이에 대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국 외교부는 이례적으로 재빠르게 성명을 내어 ‘강력하고 단호하게 (사드배치를) 반대 한다’고 밝혔고,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도 이날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와 맥스 보커스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해 강력한 항의했다.

장예쑤이 상무부부장은 한국과 미국 대사에게 “(사드의) 배치는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하고, 중국의 안보를 현저하게 훼손 한다”면서 “단호히 반대하며, 한국과 미국에 배치 중단을 강력히 요구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은 사드의 한국 지상 배치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했으며, 일본도 이에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그러나 미국의 미사일 방어(MD)체제 구축을 경계해온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 배치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배치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로써 한미일과 북중러 사이에 ‘신 냉전(New Cold War)'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을 둘러싸고 한미일과 중-러의 견해 차이가 더욱 더 커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의 대항책으로 연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방부는 8일 밤 “한국과 미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으며, 국가 안보와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러시아 외교부도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항하는 군비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8일 한국에 사드 배치와 관련한 성명에서 “매우 심각한 우려”를 한다면서, “지역의 긴장을 높이고, 비핵화 과제를 포함한 한반도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새로운 장애를 조성 한다”고 지적하며, (한국 내 사드) 배치 결정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사드 배치가 “세계의 전략적 안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에브게니 세레브렌니코프 러시아 연방 국방안보위원회 부위원장도 사드 한국 배치에 대한 대항책으로 러시아 동부에 미사일 배치 가능성을 내비쳤다. 러시아는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쿠릴제도(북방영토)에 미사일이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있다고 러시아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자국의 핵전력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반발해왔다. 한국 내 사드 배치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체제(MD)일환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12년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해 최고지도자가 된 이후 북한보다 먼저 한국을 방문하는 등 북한에 의한 핵 개발에 반발하는 형태로 한국 중시의 자세를 내세워 왔으나, 사드 배치 결정을 근거로 대(對)한국 정책을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