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욱 칼럼] 교육의 자유를 누려야 할 국민의 기본권이 억압받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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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칼럼] 교육의 자유를 누려야 할 국민의 기본권이 억압받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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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 ⓒ뉴스타운

“영어는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야 가르칠 수 있다”고 사립학교에 지시를 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학교가 이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기관경고를 하고 시정계획서를 받는다. 종래에는 특별감사를 통해 다른 것을 꼬투리 잡아서라도 이 지시를 반드시 따르게 하겠다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다.

골치가 아프니까 정부의 지시를 어기지 않으려고 학교는 정규수업이 아닌 방과 후 활동 시간에 영어를 가르쳤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문제 삼아 15개 사립초등학교의 위법(?)사례를 적발했다며 대단한 업적이라도 올린 것인 양 16일 발표했다.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는 영어를 못 가르치도록 만드는 것이 ‘영어교육 정상화’라고 주장했다.

필자의 상식으로는 정부나 교육청의 이러한 행태는 블랙코미디가 아닐까 한다. 비록 작은 사례이긴 하지만 대한민국은 교육의 지유가 없는 나라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자녀를 낳은 부모는 국가가 학교에 보내라고 명령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만 6세가 되면 국가의 명령대로 초등학교에 보낸다.내 아이의 지능발달 정도가 빠르고 늦은 건 고려 대상이 아니다. 더 일찍 보낼 수도 없고 더 늦게 보낼 수도 없다.

국가는 내 아이에게 다녀야 할 초등학교를 지정해 준다. 그 학교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별 수 없다. 학교를 옮기려면 부득이 거주지를 이전하는 수고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거주지를 옮겨도 다시 그 해당지역의 어느 학교를 국가가 지정해 준다. 학교를 부모가 선택할 일은 대한민국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칠까? 이 역시 국가가 모두 정해서 지시하는 대로 가르쳐야 한다. 학년마다 배워야 할 과목도 정해져 있고, 각 과목마다 몇 시간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도 정해져 있다. 각 과목에서 배워야 할 교과내용도 국가가 정한대로 가르쳐야 한다. 전적으로 무엇을 가르칠까도 국가의 몫이다.

초등학교 뿐 만이 아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마찬가지다. 부모의 자녀학습에 대한 자유는 손톱만큼도 누릴 여지가 없는 것이 대한민국이다. 학부모 선택권이나 수요자 중심 교육이란 구호에 불과하다. 공립은 물론 사립중·고등학교조차 공교육화 된 지 오래다. 내 아이의 다중지능, 적성, 특기. 발달단계 등을 고려한 부모의 자녀학습권! 즉 교육의 자유는 대한민국 공교육을 통해서는 불가능하다.

그나마 약간의 자율성을 가지고 독자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가 사립초등학교, 자사고, 특목고 정도다. 모두 학부모가 등록금을 전액 부담하는 학교다. 그런데 이번에 서울시교육청은 사립초등학교가 누리고자 하는 약간의 자율성조차도 문제를 삼고 나선 것이다. 영어는 3학년이 되기 전에는 학교에서 입도 뻥긋해서는 안 된다고 추상같은 명령을 내린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12살이면 과거에 급제한 출중한 인재들이 많았다. 내 아이에게 몇 살부터 천자문을 가르칠 것인지, 어느 서당의 어느 선생님에게 내 아이를 보내 학문을 하게 할 것인지, 논어 맹자는 몇 살에 시작하라고 할 것인지... 모두 부모의 몫이었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학습권! 고대로부터 천부적인 기본권이었다. 부모의 자녀학습권은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핵심가치이다. 그것을 누리게 하려면 국가는 교육의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산업화시대의 인재 찍어내기 교육방식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영어를 10살부터 가르치는 학교도 있어야 하고 6살부터 가르치는 학교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3학년이 되기 전에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해 영어를 가르쳤다가 공부 가르친 죄 때문에 지금쯤 시정계획서를 작성하고 있을 사립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 돈 내서 보낸 사립초등학교에서 학생이 원하고 학부모인 내가 원해서 방과 후에 영어공부를 시켰더니 국가가 개입하여 제지를 당해야 하는 나라! 국가독점적인 교육독재의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 김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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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요 2016-06-21 22:10:15
마치 정부교육에 무조건 반대하는 야당 같으네
공공교육의 시스템에 반대하는말을 주절주절 써 대면서,
대안점은 하나도 없네..

이 사람은 아마도 인생이 반대를 위한 삶인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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