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따낸 싱싱한 딸기 맛보세요
스크롤 이동 상태바
갓 따낸 싱싱한 딸기 맛보세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음따라 몸따라> 경북 고령 “딸기마을”

 
   
  ^^^▲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딸기
ⓒ 경상북도^^^
 
 

겨우내 메말랐던 벚나무 가지가 마디마다 동글동글한 몽오리를 말아올리고 있다. 몇 몇 몽오리들은 무엇이 그리도 급했는지 벌써 하이얀 속살을 은근슬쩍 드러내기도 한다. 이제 그 춥던 겨울은 물러갔는가. 아니면 아직도 그 끈질긴 목숨이 남아 오늘도 매화꽃잎 같은 눈송이를 휘날리고 있는가.

개구리가 나온다는 경칩이 지난 지금도 강원도 산간지방에서는 때 아닌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 봄맞이를 서두르던 영동지방 주민들이 혀를 내두르며 황당해 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강원 산간지역에는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차량 통행도 통제되고 있다.

게다가 설악산 등반에 나섰던 등산객이 조난돼 긴급 구조되고, 동해안에는 폭풍주의보까지 내려져 이 일대에 있는 4천6백여척의 어선이 고기잡이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단다. 그동안 강원 산간지역에는 지난 해 12월 이후 무려 37차례의 대설주의보와 경보가 내려졌고, 그동안 내린 눈만 해도 360cm나 내렸단다.

이쯤 되면 아직도 한반도는 땡겨울 속이다. 남도에서는 이미 봄이 왔다고 날마다 꽃소식이 올라 오지만 한반도 중부지방은 여전히 매서운 동장군이 물러설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아무리 꽃샘추위라고 떠들어 대지만 우리들 생각처럼 그리 쉬이 물러갈 겨울이 아닌 듯싶다.

하지만 제 아무리 동장군이 발바닥에 뿌리를 내려도 아지랑이를 몰고 다가오는 봄을 어찌 막을 수 있으랴. 지금 남도에서는 꽃소식에 이어 이제는 이슬처럼 신선하고 세콤달콤하다는 빠알간 딸기까지 나와 완연한 봄을 노래하고 있다.

대구에서 고령으로 가는 길 옆에 드러누운 들판에서는 벌써 풀이 시퍼렇게 돋아나고 있다. 간혹 머리에 수건을 쓴 아낙네들이 논둑에 옹기종기 앉아 쑥을 캐는 모습도 보인다. 그렇게 다가오는 봄을 눈으로 만끽하다 보면 이내 어디선가 흙내음이 물씬 풍겨온다. 향기롭다, 봄은.

"어! 저게 뭐야? 딸기 아냐?"
"가만, 저쪽에 차 좀 세워 봐!"
"아주머니! 이거 혹시 수입산 아닙니까?"
"그라모 아저씨도 수입산인교?"

 

 
   
  ^^^▲ 딸기가 모여 더 큰 딸기를?
ⓒ 경상북도^^^
 
 

고령 인터체인지 주변에는 온통 빠알간 딸기가 바구니마다 넘쳐난다. 도로변에 줄지어 늘어선 아낙네들의 볼도 딸기처럼 빨갛게 물들어 있다. 언뜻 보면 고령 곳곳에 있는 딸기밭을 통째로 길가에 옮겨 놓은 것 같다. 아낙네들의 바구니 속에는 쑥과 냉이 대신 빠알간 딸기가 가득 가득 담겨 있다.

여기를 보아도 빠알간 딸기요, 저기를 보아도 빠알간 딸기가 탐스럽게 담겨 있다. 중부지방에서는 지금도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땡겨울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지만 이곳 고령에서는 비닐 하우스마다 봄이슬처럼 신선한 딸기가 마치 빨간눈처럼 펑펑 쏟아지고 있다.

"딸기 파종은 언제 하나요?"
"와? 딸기농사로 한번 지어볼라꼬?"
"그게 아니라 궁금해서..."
"해마다 늦겨울에 꽃봉오리가 트지 않은 딸기 묘목을 파서 냉장고 넣어 두었다가 초가을에 심어요"
"냉장고에요?"
"아, 그래야 딸기가 겨울인 줄 알고 잠을 잘 꺼 아니요. 그렇게 보관했다가 초가을에 따뜻한 비닐하우스 속에 심어놓으면 요놈들이 봄이 온 줄 알고 꽃을 마구 피워요"

그렇게 심은 딸기는 12월부터 수확하기 시작한단다. 또 딸기의 꽃눈이 빨리 부화되게 하기 위해서 고랭지에서 딸기 묘목을 심은 뒤 찬 모래를 덮어 기르기도 한단다. 하지만 이곳에서 생산되는 딸기는 대부분 비닐하우스 속에서 재배한다고 한다.

딸기 재배를 위해서는 비닐하우스를 그냥 설치하는 것이 아니란다. 비닐 하우스를 만든 뒤 그 비닐하우스 속에 또 하나의 비닐 터널을 만들어야 보온이 제대로 되어 딸기가 잘 자란단다. 큰 딸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꽃을 솎아주거나 갓 맺히는 딸기에 봉지를 씌워준단다.

"우리가 흔히 먹는 딸기잼도 이 딸기로 만드나요?"
"그렇게 하면 우리는 우째 먹고 살고. 딸기잼을 만드는 딸기는 따로 심어요. 그 딸기는 이 딸기보다 훨씬 작고 색깔도 더 붉어요"

딸기는 다년생이어서 그대로 두어도 해마다 딸기를 수확할 수는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딸기가 점점 작아진단다. 그래서 대부분 딸기 어미 그루에서 기어 나오는 줄기를 잘라 묘상에 꽂아 새로운 딸기 묘종을 만든 뒤에 심는다. 하지만 딸기잼을 만드는 딸기는 그대로 둔다고 한다.

고령군 일대는 온통 허연 비닐하우스가 둘러쳐진 딸기밭이다. 겉으로 언뜻 보기에는 저런 곳에서 빨간 딸기가 어찌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썰렁하기만 하다. 하지만 막상 비닐 하우스 속으로 들어가보면 이내 별천지가 열린다.

연초록 딸기 잎사귀와 그 잎사귀 아래 하얗게 피어나는 딸기꽃, 그 딸기꽃 곁에는 마악 새파랗게 달리는 아기 딸기와 제법 허연 몸뚱이를 드러낸 채 홍조를 띠고 있는 청소년 딸기, 그리고 탐스럽게 잘 익은 씨알 굵은 빨간 어른 딸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 하얀 딸기꽃과 빨간 딸기열매가 잘 어울린다^^^  
 

"딸기 수확이 끝나고 나면 땅을 그냥 놀리나요?"
"4월 말쯤 되면 딸기수확이 끝나거든요. 그러고 나면 대부분 밭을 갈아엎은 뒤 못자리를 만들고 모를 심어요. 그냥 놀려두는 밭도 더러 있긴 하지만"
"일종의 이모작을 하는 셈이군요"
"아, 멀쩡한 땅을 왜 놀리겠습니까"

고령 사람들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딸기맛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침이슬처럼 신선하고 달콤한 맛" 이라고. 그처럼 고령에서 자라는 딸기는 농약을 전혀 사용치 않는다고 한다. 이 말은 곧 순수한 유기농법으로 딸기를 키운다는 그 말이다. 또 딸기꽃수정도 인공에 의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꿀벌을 이용한다고 한다.

고령딸기의 주산지는 쌍림면이다. 하지만 지금은 덕곡면과 고령읍에서도 쌍림면에 에 못지 않게 많은 딸기를 재배한단다. 그래서 딸기축제도 해마다 그 지역으로 돌아가면서 연다고 한다.

올해에도 지난 3월 1일에 <제6회 고령딸기축제>가 고령실업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딸기 및 딸기쥬스 시식회', '딸기 품평회', '딸기예쁘게담기', '분제', '그림' 전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단다.

고령군 관계자는 "딸기는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되어 피로회복과 장의 기능을 강화시켜 주고, 여성 피부미용 및 성인병 예방에 그만" 이라며 "택배를 하면 딸기가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나들이 삼아 직접 오시면 4월까지는 언제든지 비닐하우스에서 갓 따낸 싱싱한 고령딸기를 맛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