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인의 의학적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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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인의 의학적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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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2000년 현재 75.9세로 선진국 수준이지만 우리나라 노인들이 건강하게 장수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 자료에 의하면 한국 65세 이상 노인의 87%가 만성질환을 1가지 이상 갖고 있고, 일상생활수행능력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노인이 전체의 반이며, 75세 이상 노인의 약 2/3가 신체적 의존상태에 있다고 한다.

노화 과정에는 유전, 환경, 생활습관이 관여하고, 유전적 소인은 수명의 20-30% 정도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과 생활습관, 즉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에 수명이 더 많이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제7일 안식일 교인을 상대로 한 연구를 보면 적절하게 식습관, 운동, 체질량 지수, 금연을 유지한 교인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0년을 더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우리 자신들이 우리의 건강과 수명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생활습관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들은 유치원도 가기 전부터 좋은 학벌을 원하는 부모에 의하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와 학원으로 공부에 시달리고, 놀이와 운동은 거의 하고 있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고 칼로리 고지방 인스탄트 음식섭취의 증가로 비만과 당뇨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40대 한국 남자의 사망률은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폭식, 폭음, 과음, 흡연 등으로 인하여 세계 최고라고 한다. 이와 같은 생활습관을 개선한다면, 우리 국민도 앞으로 평균수명 85세와 건강 장수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 메디팜뉴스^^^
수명이 늘면 만성 질환과 기능 장애 기간도 길어져서 고통의 기간만 늘리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사람들이 많이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건강한 생활양식을 유지하는 경우 수명은 늘지만 질병이환 기간과 장애는 감소함이 증명되고 있다. James F Fries 등은 생활 습관을 좋게 유지한 경우, 수명이 늘더라도 만성 질환의 출현과 질병 기간이 짧아지는 질병이환 축소현상이 일어나서 더 좋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음을 그들의 종적 관찰 연구 집단에서 증명하였다. 또 실제로 미국의 노화 연구 결과에서 이 것이 증명되고 있다. 1950년 이래로 수명은 증가하였지만, 심혈관계질환 및 중풍의 사망이 60% 가량 감소하였고, 장애도 감소하였다. 일상생활활동의 기능 평가로 측정한 신체장애는 1982년 26.2%에서 1999년 19.7%로 감소하였고, 기억력 검사 등으로 측정한 인지장애는 1982년 5.2%에서 1999년 2.7%로 감소하였으며, 향 후 더욱 감소할 전망이라고 한다. 이는 노화연구 결과를 일반인에게 교육하여, 생활 습관을 교정함으로 얻을 수 있었던 결과이고, 환경 인자가 수명에서 얼마만큼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연구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기록상으로 증명된 최장수 노인은 1997년 8월 122세의 나이로 사망한 프랑스의 장 칼망 할머니이며, 인간이 120살 이상 살 수 있음을 증명하였고, 사망하기 몇 년 전까지 인지기능 장애 없이 신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다. 장 칼망 뿐 아니라 다른 백세인들도 100년이 넘는 생애의 90-95%를 탁월한 건강 상태에서 기능적인 삶을 누리고다가 마지막의 짧은 순간 동안만 노화관련 질병을 앓다가 사망함으로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성공적 노화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성공적 노화는 세 가지 요소로 정의되고 있는데, 첫째, 병이 없고 장애가 없으며, 둘째, 정신 및 신체 기능이 정상이고, 셋째, 사회의 일원으로서 활발하게 사회 참여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보통 노인들이 65세 이상이 되면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암, 골 관절 질환 등 생활습관과 연관이 많은 퇴행성 질환과 장애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삶을 살 수밖에 없어서 노인인구의 증가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음에 반하여 백세 장수 노인들이 생애의 대부분을 건강하게 오래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백세인의 삶을 관찰한 연구에서, 이들은 노화과정이 상대적으로 서서히 진행되고, 노화관련 퇴행성 질환은 지연 혹은 회피되지 않는가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생활습관과 환경 인자를 좋게 했을 때보다도 수 십 년을 더 살면서도 더 좋은 건강 상태와 기능의 유지로 삶의 질을 누리는 백세인의 성공적 노화 기전을 연구하여 장수 요인을 알아내고, 이를 일반인에게 적용할 수 있다면 인류의 건강 백세 장수가 꿈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백세 장수 요인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백세인의 노화 과정에도 유전, 생활습관과 환경이 관여하리라고 생각되고 있는데, 그 중 미국 보스턴 대학의 뉴 잉글랜드 백세인 연구는 주로 유전을 강조하고 있고, 일본의 오키나와 백세인 연구는 생활 습관 및 환경 요인을 강조하고 있다.

1. 장수와 유전 인자

1) 뉴 잉글랜드 백세인 연구

미국 보스톤 대학에서 뉴 잉글랜드 백세인 연구를 통하여 백세인의 장수의 유전적 측면에 대한 괄목할 만한 업적을 이루고 있는 Thomas Perls은 하바드대 노인의학 전임의 시절에 두 명의 백세 노인을 헤브류 재활 센터에서 보면서 가슴을 쳤다고 한다. 이 들이 재활 센터에 자주 보인 이유는 중증 질환을 가진 환자로서가 아니고 환자들을 위한 피아노 반주자와 옷 수선 자원 봉사자로 일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백세인을 선택된 사람으로서, 평균 수명인과 달리 암, 중풍, 당뇨, 치매 등 만성 질환이 피해가거나, 노화 과정이 서서히 진행하여 만성 질환이 지연된 사람들이라는 가정하에 보스톤 지역에서 백세인과 백세인의 형제 및 자손을 대상으로 하여 뉴 잉글랜드 백세인 연구를 1994년부터 수행하였고, 다음과 같은 특징을 알아내었으며, 특히 장수와 유전의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① 비만이 거의 없다.

② 흡연력이 거의 없다.

③ 대부분의 일반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잘 이겨낸다.

④ 상당수 백세인(30%)은 사고능력에 유의한 변화가 없고, 치매는 필연적인 것이 아니다.

90%의 뉴 잉글랜드 백세인은 평균 90세에 도달할 때까지 독립적으로 생활할 만큼 기능 상태가 좋았다. 기능적 독립에 가장 중요한 예측인자는 신체적 건강보다 인지 기능이 정상이어야 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치매 유병율 조사에 따르면 65세 노인의 10%, 85세 이상의 반이 치매임으로, 백세에는 거의 모든 노인이 치매이어야 하지만 뉴 잉글랜드 백세인은 30%가 정신적 사고에 이상이 없었다.

또 74 인의 백세인이 매년 정밀한 인지 및 심리 검사를 받았고, 이 중 14 인에서 부검을 통한 뇌의 병리검사를 할 수 있었는데, 4 인에서는 임상적 병리적으로 치매가 없었고, 6 인에서는 치매에 합당한 임상 및 병리 소견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질환의 진단은 병리적 변화가 있어야 확진을 하는 원칙에 위배되는 결과가 있었다. 즉 임상적으로 임상검사에서 치매를 진단했던 2 인이 병리학적으로는 합당한 변화가 없었고, 임상에서 치매로 진단하지 않았던 2 명의 환자가 치매에 합당한 병리소견이 있었다. 이런 결과는 의학계의 확진 방법에 거슬리는 중대한 소견이다. 이에 대한 가능한 설명은 임상검사에서 치매로 진단하였지만 병리소견이 없었던 2인은 아마도 우울증과 다른 환경, 감각 장애, 의학적 질병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지 않았나, 또 다른 2 인에서는 임상검사에서 치매로 진단되지 않았었지만 병리학적으로는 치매에 합당한 변화가 있어서, 기능적 여력이 치매의 임상적 표출을 지연시키지 않았나 가정하고 있다.

⑤ 상당수 백세인 여성은 35세 이후에 출산한 경력이 있다. 40세 이후에 출산한 경우는 일반에 비해 백세까지 살 확률이 4배로 증가하는데 이는 아마도 노화 속도가 느리기 때문 일 것이다.

⑥ 장수가 유전됨을 제시하는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가 있다.

i) 장수 가족력

적어도 50%의 백세인은 부모, 형제, 조부모 중 장수한 가족력이 있다.

ii) 백세인 형제의 사망률은 일반인의 절반이다.

444명의 백세인과 2092명의 형제를 포함한 가계도를 분석하고, 사회 보장성의 생명표에 따른 전 미국 사망률 및 생존 확률과 비교하였더니, 백세인의 형제들은 생애 전반에 걸쳐 사망 위험이 1900년에 태어난 사람들의 약 절반 정도 밖에 안 되었고, 100세까지의 상대적 생존 확률은 백세인의 여자 형제는 8.2배, 남자 형제는 17 배이었다.

일반적으로 형제는 어려서 가족 내 환경과 행동 인자를 같이 공유하기 쉽고 이런 습관이 생애 전반에 걸쳐 비슷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백세인 형제의 장수 가능성이 큰 이유를 모두 유전적 소인으로 돌릴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환경 인자 공유에 의한 생존 우월 성향은 중년까지를 설명할 수 있을지 몰라도 사회경제적 상태, 주거 환경, 생활 습관과 같은 환경적 특성이 나중에는 매우 다양하게 달라져 있을 것이기 때문에 환경 인자가 주 요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형제 사망의 상대적 위험도는 생애 전반에 걸쳐 안정적으로 저하되어 있고, 또 형제의 상대 생존 확률은 나이가 듦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100세에 여자 형제 8.2배, 남자 형제 17배에 이르기 때문에 환경보다는 유전 인자의 영향이 강한 것으로 생각되고, 최장수 노년기까지 상승되고 지속되는 상대 생존 확율과 생존 우위 현상은 선택된 현상인 것 같다. 또 남자 형제에서 상대 생존 확률이 훨씬 더 높은 이유는 이 시기에 여자보다 남자의 사망률이 일반적으로 높기 때문이거나, 최 장수 노인이 되기 위해서는 남자가 더 드문 유전과 환경 인자의 복합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iii) 백세인 자손은 만성 질환이 적다.

백세인의 자손들과 백세인과 같은 시기에 태어났던 평균 수명을 살았던 부모를 둔 대조군을 비교하였을 때 백세인 자손은 상대 유병율이 낮았다. 심장병이 56%, 고혈압 66%, 당뇨병 59%로 절반 정도의 만성 질환 유병율을 보이고 있었다.

2) 백세인의 남녀 비율

통상 백세인의 10-15%가 남자이다. 남자 백세인이 여자 백세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신체적으로나 인지 기능 면에서는 더 나은 상태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장수인이 되기 위해서는 남자가 더 좋은 상태에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혹은 노년기에 여자가 남자보다 생리적으로 더 강하기 때문에 만성 질병과 장애에도 불구하고 더 오래 살 수 있는지 모른다고 말해지고 있다. 여자는 폐경기 전 까지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심장병 및 중풍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보호 작용이 있는 것 같고, 30-40년 지속되는 월경으로 인한 상대적 철분결핍이 유리 라디칼 생성을 적게 만들어서 남자보다 오래 사는지도 모른다.

3) 장수 유전자

미국 뉴 잉글랜드 백세장수인의 경우 90%가 90세에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건강 및 기능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성공적 노화에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모든 백세인이 같은 노화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연구 참여자 424명에 대한 전 생애에 걸친 10가지 만성 질환(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중풍, 비피부성 암, 피부암, 골다공증, 갑상선질환, 파킨슨병, 만성 폐쇄성 폐질환) 병력 조사에서 만성 질환이 80세 이전에 나타났지만 백세를 살아낸 생존형(survivor-남자 24%, 여자 43%) 80세까지는 적어도 질환이 안 나타났던 지연형 (delayer-남자 44%, 여자 42%), 백세까지 만성질환이 안 나타났던 극도의 질병 축소형 (escaper-남자 32% 여자 15%)의 3 유형으로 나눌 수 있어서 건강 백세를 이루는 방법에는 다양한 경로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N Barzilai가 제시한 102세 노인 Harry는 평생 동안 운동 혹은 신체 활동을 잘 하지 않았고, 식사를 조심한 적도 없으며, 평생 흡연을 한 사람으로서 그의 생활 습관은 건강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100세를 넘어 생존하였고, 그의 아버지도 90세 넘어 까지 장수한 과거력을 보면 장수에 유전자가 작용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면, 백세 장수인의 노화 기전은 무엇일까? 아마도 예외적 건강 장수는 건강에 좋은 행동 양식과 행운, 당뇨병과 같은 만성 퇴행성 질환 유전자가 없어야 하고, 여기에 장수 유전자가 작용하리라고 생각되고 있다. 지금까지 효모나 초파리 등과 같은 하등동물에서의 장수 유전자의 발견, 칼로리 제한과 장수의 연관성과 같은 실험 결과는 사람에서도 산화 작용과 유전자 손상의 수리 및 세포 유지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장수에 관계할 것과 행동 조절의 노화 지연 효과를 추측하게 하지만, 아직까지 인간 장수와 관련된 유전자의 연구 결과는 그리 많지 않다.

백인을 대상으로 한 백세 장수인 연구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관상동맥 심장 질환 등 조기 동맥경화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 APOE-4 유전자가 백세인에서 적게 나타났으며, angiotensinogen-converting enzyme(ACE) 유전자 다형성의 한 변형으로서 관상동맥 심장 질환, 좌심실 비대, 제2형 당뇨병 발병과 관계가 있었고 알려져 있는 것이 더 증가되어 있어서 다향성 길항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 백세인에서 최윤호 등이 분석한 ACE 및 APOE 유전자 결과는 백세인과 젊은이의 빈도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백인의 결과와 일치하지 않았다. 또한 102세 Harry의 경우에도 장수 ACE 대립형질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APO E-4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인지기능검사 Mini-Mental State Examination(MMSE) 점수가 30/30일 정도로 인지기능이 좋았다. 통상 24 점 이하의 경우 치매를 의심한다. 따라서 장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유전자로 알려진 나쁜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경우에도 수명을 늘릴 수 있는 다른 어떤 유전자가 있어서 위와 같은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유전자를 찾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뉴 잉글랜드 백세인 가족 유전자 연구에서 제 4번 염색체가 장수와 관계가 있다고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있었고 현재도 탐색이 지속되고 있다.

백세인 자손은 일반인 자손에 비해 만성 질환의 상대 유병율이 유의하게 감소되어 있는 것과 불란서 백세인과 Apo E2 유전자 관계 및 이태리 백세인과 Apolipoprotein B 유전자 다형성의 상관관계, Ashkenazi Jewish 백세인 연구에서 백세인의 아들과 딸은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이 높았고, 아들의 경우는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도 유의하게 낮았던 것과 같은 연구 결과들로부터, 아마도 심혈관계의 건강과 관련된 어떤 유전적 인자가 장수와 관계가 있지 않나 생각하게 한다.

일본의 오키나와 백세인은 자가 면역 질환 혹은 면역 결핍과 관련된 HLA 유전자 양상이 저 위험 군 양상인 것으로 보아서 예외적 장수에 유전적 보호 작용이 있으리라고 생각되고 있다.

2. 장수와 환경 인자

1) 오키나와 백세인 연구

일본은 세계적 최장수 나라로 알려져 있고, 오키나와는 일본에서도 가장 평균 수명이 길고 백세인 빈도가 높은 지역이다. 오키나와 백세인 연구에서는 백세인 뿐 아니라 70, 80, 90세 노인을 조사하면서 오키나와의 생활 습관이 노년에도 믿을 수 없을 만큼 건강하고 힘찬 성공적 노화를 누리는 원인이라고 제시하고 있고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① 유전

오키나와 백세인의 HLA 유전자 양상이 젊은이에 비해 자가 면역 질환 혹은 면역 결핍의 저 위험 군으로 보이지만, 고 위험 HLA 양상의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서도 백세인이 관찰된다는 것은 유전자 뿐 아니라 생활 습관도 백세 장수에 중요한 인자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 40년간 위암 및 중풍 사망률의 감소로 평균 여명이 20년 이상 연장된 것은 생활 습관 중재가 수명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자명하게 보여주는 결과이고, 타국에서 자라서 오키나와의 좋은 생활 습관을 버린 이민자들은 오키나와 사람 보다 모든 원인의 사망률이 높고, 특히 심혈관계 사망률이 더 높은 연구 결과는 장수를 위해서는 건전한 생활 습관의 유지와 같은 중재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② 혈중 유리 라디칼이 감소되어 있다.

칼로리 제한 동물의 경우 수명이 연장될 뿐 아니라 노화와 관련된 생리적 기능 저하 현상이 지연되고 만성 질환 감소도 감소된다. 그 기전의 하나로 산화로 인한 유리 라디칼 생산의 감소가 거론되고 있는 데에 근거를 두고 오키나와 백세 노인과 70세 노인에서 유리 라디칼 치를 비교하였더니 백세인이 70 대 보다 훨씬 낮은 절반 이하의 값을 보이고 있었다.

③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가 낮다.

오키나와 노인의 경우 젊은이에 못지않게 혈관이 깨끗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및 호모시스테인이 낮다. 호모시스테인은 엽산, 비타민 B6, B12가 부족할 때 증가하고, 호모시스테인치가 높을수록 동맥경화증이 심하다.

④ 호르몬 의존 암으로 알려져 있는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대장암의 빈도가 낮다.

북미국인에 비해 유방 및 전립선암은 80%, 난소 및 대장암은 50% 낮다. 저칼로리식과 고섬유질, 채소 및 과일, 오메가-지방산 음식의 다량 섭취, 분주한 신체 활동 등 소식 다동의 생활습관이 암 발생을 줄인다고 생각된다.

⑤ 뼈가 튼튼하다.

미국인에 비해 일본인은 고관절 골절이 40% 적게 발생하고, 일본 본토인에 비해 오키나와인은 20% 적게 고관절 골절이 발생한다. 고 칼슘 섭취, 고 후라보노이드(식물성 에스트로젠복합체) 섭취, 노인이 되어도 분주한 신체활동, 충분한 햇빛으로 적절한 비타민 D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⑥ 치매 유병율이 낮다.

⑦ 마르고 힘이 세다.

서구화된 중년 오키나와인의 체질량지수는 26이나 오키나와노인의 체질량지수는 평균 18-22이다. 80% 식사한다는 저칼로리식과 활동적 생활 때문이라고 말해지고 있다.

⑧ 폐경기의 합병증이 낮다.

소식 다동과 후라보노이드의 다량 섭취가 폐경기를 어렵지 않게 넘기게 한다고 생각된다.

⑨ 미국인에 비해 오키나와 노인의 DHEA, 에스트로젠 및 테스토스테론 성 호르몬 치가 상당히 높게 측정되고 있다. 노화가 지연되어 나타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⑩ 낙천적이고, 잘 적응하며, 순응하는 성격이 장수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뉴 잉글랜드 및 오키나와 백세인 연구 결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백세인은 만성 질환 유전자가 없거나 만성질환에 보호 작용을 가지는 유전자의 작용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유전자-유전자 상호작용, 유전자-환경 상호작용이 복잡하게 작용하여 노화를 지연시키거나 만성 질환에 대한 보호작용, 신체 및 정신적 건강과 기능 유지, 활동적 생활로 성공적 노화를 달성하게 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2) 의료적 측면

선진국에서는 85세 이상 노인 인구 중에서도 100세인이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세기 초에는 10만 명 중 하나이었지만 현재는 1만 명 중 하나로 10배 증가하였다. 이런 괄목할 만한 증가는 20세기에 들어서 영양의 향상, 위생 개념의 도입과 의료의 발달로 인한 영아 사망률 감소, 노화 관련 질환의 치료 기술의 발달과 지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유전인자 뿐 아니라 환경의 향상이 더 많은 장수 인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3. 장수 기전

식이, 경제적 상태, 교육 정도 등의 환경 인자 중 어느 것도 장수와 확실한 상관관계 결과를 보인 것이 없고, 백세 장수의 노화 지연 기전에 대한 이론으로서 신체 지방, 가족력, 심혈관계 위험인자, 호르몬, 갑상선, 면역 기능, 혈액 응고계, 병리학 검사 등이 연구되었지만 어느 것 하나로 분명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1) 칼로리 제한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확실한 노화 지연 연구 결과는 칼로리 제한 실험 결과이다. 30% 저 칼로리 식이 실험을 쥐에게 하게 하였을 때 노화가 지연되고, 30% 이상 수명이 연장됨을 관찰하였다. 또 당뇨, 심장병, 뇌의 퇴행성 질환, 암 등 노화 관련 질환에도 더 강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현재 원숭이의 칼로리 제한 실험 효과에 관한 연구는 진행 중이고, 예비 결과는 유망하지만 이것을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 근력, 염증 표지자 및 호르몬 변화,

근육량의 감소와 지방 조직의 증가는 노화에 따라 생기는 근본적 변화의 하나라고 생각되고 있다. 특히 노인에서의 근력 감소는 낙상 위험의 증가, 장애 및 사망률 증가의 예측인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인에서는 단백질 생산과 근육조직의 생성을 자극하는 호르몬이지만 노화에 따라 감소하기 때문에 근육량의 유지 및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는 인슐린양인자(IGF-1)의 감소와 함께 염증 전구성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증가하면서 근육량이 감소한다. 근육량 감소는 곧 근력 감소를 초래하여 하지 수행 능력을 감소시키고, 보행 장애를 일으킨다. 이런 현상은 일상생활활동의 장애를 일으키는 노쇠의 위험 인자이기도 하고, 사망률의 증가와 관계가 있다. 많은 노화 관련 질환이 염증 과정에 기인함에 반해 백세인의 경우, 염증 관련 사이토카인 IL-6는 낮았고, 항염증 관련 사이토카인 IL-10은 증가해 있다. 염증 하나로 노화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관절염과 알츠하이머 치매는 노화와 더불어 증가하는 질환으로 염증이 질병 기전에 관여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소염제로 치료받은 노인이 알츠하이머 치매에 덜 걸리는 것이 그 것이다.

4. 한국의 백세인 연구

한국 백세인의 임상 및 유전적 특성에 관한 연구는 서울의대 노화연구소를 중심으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 근교 및 지방의 네 개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가 전국을 찾아다니면서 수행되었다. 백세인의 인구 비율은 선진국이 10 만 명 당 10명 정도임에 반해 한국에서는 10 만 명 당 3-4 인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 백세인 연구를 수행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난점이 있다. 우선 주민등록표에 올라있는 나이가 실제 나이 보다 더 많은 경우가 많아서 서류상 백세를 넘은 경우에도 실제로는 10년 아래인 경우도 많아서 백세인 인구를 대표할 충분한 수의 표본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100세 이상 노인들은 대부분 젊어서부터 건강하였음으로 병원 진료를 받지 않았던 경우가 많고, 늙어서 질환이 생겨도 본인이나 보호자나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으며, 임상 연구에 능동적으로 참여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연구를 위해서는 의료진이 방문하여 조사해야 하며 많은 시간과 인력을 필요로 하다.

본인 및 보호자의 기억력이 제한되어 과거 병력이나 가족사항 등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고, 건강이 좋지 않거나 와병 상태에 있는 노인의 경우에는 조사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많은 노인들이 시력과 청력 장애가 있어서 대화가 불가능함으로 가족 등 대리인의 도움이 필요하고, 백세 노인이 태어난 시기에는 정규교육과정이 없었음으로 무학인 경우가 많아서 인지기능 및 심리 검사와 같은 경우는 충분히 검사를 수행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백세인에 관한 이번 연구 결과는 대체로 건강상태가 양호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조사라는 특성을 감안하여야 한다. 또 다른 백세인 연구의 어려운 점은 비교할 대조군을 구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으로 비교할 대조군은 백세인과 같은 시기에 태어나서 같은 문화적 배경으로 같은 시기를 살아낸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이미 평균 수명을 살고 돌아가신 상태이기 때문에 결국은 차선의 대조군 연구만이 가능하다. 본 백세인 연구에서는 전국에 걸쳐서 100 명 이상의 장수인을 확보하여서, 대상자수 및 지역적인 분포는 한국의 백세 인구를 어느 정도 대표할 만하다고 생각된다.

한국 백세인에서 기본적인 임상적 특성을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생화학적 검사 결과는 대부분의 검사 결과가 남녀간에 차이가 없었다. 백세인은 일반인이 비해 동맥경화 위험인자인 고지혈증과 관련된 혈중 콜레스테롤치는 크게 낮았고, B형 간염균 보균자는 전혀 없었으며, 당뇨병에 합당한 200 mg/dl 이상의 혈당치를 가진 경우도 거의 관찰하기 힘들었다.

일반인의 치매 유병율은 65세 이상에서 10%, 85세 이상에서 50%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 백세인의 경우 외국 백세인과 마찬가지로 유병율이 낮게 나와서 인지 기능이 마지막까지 잘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백세인에서 치매 군과 비치매군을 비교하였을 때 치매군에서 유의하게 일상생활활동 및 도구적 일상생활활동이 저하되어 있었다. 생화학적 지표 중 인지기능 혹은 신체기능과 연관성이 있는 것은 혈청 알부민이었다. 혈청 알부민은 신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인지기능의 저하를 나타내는 민감한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치매군에서 혈청 알부민이 낮은 것은 아마도 일상생활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노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양결핍이 한 원인일 것으로 생각된다.

외국에서 백세 장수와 연관된 유전자로 알려진 APO E2 대립인자의 빈도가 한국 백세인에서는 일반인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되지 않았다. 하지만 치매와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진 APO E4 대립인자의 빈도는 한국백세 치매노인군에서도 비치매군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또 프랑스 백세 노인 군에서 더 많이 관찰되었던 ACE 유전형 D 대립인자의 분포도 한국 백세인에서 일반 성인 대조군과 차이가 없었다.

5. 결론

동물 모델에서 장수와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진 유전자가 몇 가지 있지만 이것을 그대로 인간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과학자들은 아마도 수십에서 수천 개의 장수 및 노화 관련 유전자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고, 앞으로 실험동물에서 발견된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가진 사람에서의 대응 유전자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에서 장수와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진 유전자가 한국인에서는 다르게 관찰되어서 장수관련 유전자가 단순하게 작용하는 것 같지는 않다. 앞으로 다양하게 장수와 관련된 유전자 작용 경로를 탐색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고, 유전자와 환경인자의 상호작용, 질병의 위험 인자 탐색과 중재안 개발, 생활 습관 및 환경인자의 개선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어야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명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및 비유전적 인자 연구 결과는 노화가 과거에 생각하던 것과 같이 불변의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어서 우리는 결국 건강 장수를 누리는 실제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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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5-10-26 00:49:35
좋은 건강 기사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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