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식량을 해외에서 사다 먹는 것이 국민경제에 유익하다는 자유무역역론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1846년에 곡물법을 폐지하고 식량을 외국에서 사다먹기 시작하였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영국은 주곡인 밀의 자급률이 19%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독일의 해상봉쇄로 식량을 수입할 수 없게 되자 온 국민이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영국은 농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이후 농업투자를 확대하여 1978년에는 곡물자급률이 77%에 이르렀고 1980년대 들어서면서는 곡물을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안보를 우려할 정도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6.8%로 전년(27.8%)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7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하루 세끼 중 두끼 이상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쌀 협상, 도하개발아젠다(DDA), 자유무역협정(FTA)의 추진등으로 농산물 시장개방이 확대됨에 따라 우리의 식량자급률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ㆍ스위스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100%가 넘는 식량자급률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식량자급률을 설정해둔 일본의 경우 2004년 식량자급률은 24% 수준이며 2010년까지 목표치는 30%로 설정해두고있다. 우리나라도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올해 말까지 수립키로 했다고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최근 전 세계는 지구 온난화 등 이상기후로 인한 기상재해가 빈발하고 있으며 그 규모도 대형화 되어 식량생산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와 인접한 인구 최대보유국 중국은 급격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농업인력의 도시유출, 농지의 전용으로 곡물생산이 감소하고있는 반면 소비는 크게 늘고 재고량이 급감하여 식량사정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
작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농가 중 벼농사를 짓고 있는 농가는 51.6%(64만호)에 이르고 면적도 51.5%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연간 농가소득은 축산농가가 4,270만으로 가장 높은 반면 논벼 농가의 소득은 2,212만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지금 우리 농촌은 20~30%가 넘는 쌀값 폭락과 판로 상실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으며 농민단체들은 자치단체 청사 앞에 벼를 적재하는데서 나아가 벼논에 불을 지르고 공공비축용 산물벼수매 중단을 촉구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는 19일 공공비축물량과는 별도로 100만섬을 추가로 매입하겠다고 발표하였으나 이런 수급상의 분석만으로는 쌀시장 안정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있다. 수입 쌀이라는 변수가 남아있는 데다 농가가 느끼는 불안감이 쉽게 제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경제적 효율성의 잣대만으로 “쌀”을 평가하고 비교우위론을 내세워 “쌀”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국가경제에 있어서 쌀은 단지 식량공급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토균형발전, 농촌고용증진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쌀을 생산하는 “논“은 홍수예방, 수질정화 등 환경보전 기능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무려 19조에 이른다.
쌀을 생산하는 생산자는 이제 과거 생산자 위주의 쌀이 아니라 국민들의 취향과 입맛에 맞게 쌀을 만들어야 한다.
더이상 애국심에 의존하지 않고 품질경쟁에서 이길 수 있어야 한다. 도시소비자들도 생산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국내 쌀 소비와 쌀 재배농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일찍이 공자(孔子)는 식(食), 병(兵), 신(信) 셋 중에서 군사(兵)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백성을 배불리 먹이는 식(食)이라고 하여 군사력보다 식량안보를 중요시 하였다.
쌀은 4000만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생명산업이다. 돈으로 언제든지 식량을 살수 있다면 선진국들이 막대한 보조금을주어 가면서 식량작물을 보호 하겠는가?
우리 쌀 을 지키지 못하면 우리의 생명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소수의 외국 농산물취급 기업에 위탁하고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생산기반이 한번 무너지면 즉시 복구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식량인 쌀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결코 포기해서는 안되는 식량안보이고 생명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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