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옴파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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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 옴파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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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정보기술(post-IT)의 마법

만일 킹스크로스 역에서 9와 4분의 3번 승강장을 찾을 수만 있다면,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가는 11시 급행열차를 탈 수 있을 것이다.
-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서평에서 -

x축과 y축이 그어진 평면을 생각해보자. 두 직선이 직각으로 만나는 점을 원점이라 한다. 이거 뭐, 수학시간이야? 급하기는, 아니다. 다시 한번 바둑판을 생각해보자. 가로세로 19줄이 한복판에서 만나는 점을 천원(天元)이라 부른다. 이때 원점과 천원의 공통점은 중심 즉 센터이다.

여럿이 함께 기념사진 박으면 꼭 가운데 껴서 폼 잡는 녀석이 있다. 중국이란 나라도 그런 축에 속한다. 우리가 세계의 중앙이다, 어험. 그러나 세계는 좀 냉정하다. 심지어 조선족 중국인조차 그러더군, 우리는 “(한국에 비교하면) 차이 나”라고. 중국은 19세기 이후부터 세계의 중심이기는커녕 동북아시아의 일국일 뿐이다. 유럽 중심에서 보면 아라비아는 중동이고, 동북아시아는 그나마 극동에 불과하다.

옴파로스(omphalos)는 배꼽이다. 그리스 중부지방의 험준한 절벽 중턱에 자리 잡은 델포이(Delphoe)는 아폴론 신전이 있던 곳으로, 고대 그리스인들은 델포이 유적에 남아있는 “옴파로스 돌”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그 지점에 대지의 여신 가이아 (Gaea)의 배꼽이 있었다고 한다.

델포이는 도시국가 동맹에 가담해 그 중심역할을 맡았다. BC 582년부터 고대올림픽경기 사이에 음악위주의 피티아제전(Pythian Games)이 경연형식으로 개최됐었다. 이 무렵 델포이의 명성은 절정에 이르러 국가에 어떤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면 신탁소의 조언을 청했고, 이 신탁의 예언은 국가의 정책을 바꾸기도 하였다.

인체의 중심은 배꼽이다. 새로운 생명체로 이어주는 배꼽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한 사람의 기(氣)가 집중하는 곳이다. 도가(道家)의 신선은 으레 배꼽을 내놓은 뚱보이다. 중국의 황제들은 산동성의 있는 태산을 옥황상제의 배꼽으로 생각했다. 얏, 고대 이집트의 오벨리스크도, 미국 워싱턴의 독립기념탑도 옴파로스의 돌이다.

하, 지구 자체를 하나의 생명체로 볼 수는 없을까?
있다, 가이아이론(Gaia theory)은 1978년 러브록이 주장한 가설이다. 그는 생물과 무생물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생태계 현상에서, 가이아란 지구가 되레 생물에 의해 조절되는 하나의 유기체임을 강조한다. 현재 인간이 지구상에서 저지르고 있는 환경파괴와 지구온난화가 인류의 생존에 되먹임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고대인류는 현재의 우리들보다 더욱 밀접하게 자연과 교감하며 살았다. 애니미즘(animism)의 차원에서 생명이 있든지 없든지 간에 모든 사물은 혼이 있다고 보았고, 자연신(自然神)을 숭배하듯이 인간은 영적인 존재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믿었다. 모든 물질은 그 자체로 살아 있다는 물활론(物活論)의 철학체계이다.

가이아 지구생체론은 마치 우주자체를 하나의 신으로 보는 범신론(汎神論 pantheism)과 일맥상통한다. 라틴어로 "언제 어디서나 동시에 존재한다"라는 뜻을 가진 유비쿼터스(ubiquitous)는 신이 시공을 초월하여 모든 사물에 내재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이것은 범신론 보다 좀더 개체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만유내재신론(萬有內在神論 panentheism)의 교리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시간과 장소, 통신 단말기와 네트워크 여건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다는 정보기술의 마법사 같은 환경을 뜻한다. 이때 유비쿼터스 공간(u-space)은 오프라인의 물리 공간(p-space)과 온라인의 전자 공간(e-space)이 교차(convergence)하면서 발생한다. 이 상황은 좀 추상적으로 느껴지겠지만, 전기와 자기가 교차할 때 제3의 방향으로 힘이 발생한다는 플레밍의 왼손법칙을 상상하면 문제가 쉽게 파악된다.

유비쿼터스기술은 정보기술, 나노기술, 생명공학기술의 고도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국가적 전략인 u-Korea는 마법사 같은 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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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운 2005-10-25 01:57:41
일찍 안교수님을 만났으면 지금 저는 대구에서 안올라 왔을 텐데요.왜냐하면 안교수님의 배꼽이 지금의 대구라 생각이 듭니다.왜냐하면 대구에 있는 TK가 아직도 자신들이 한국의 중심이라 착각을 하고 있어서요.엊그제 갔던 공주부근이 배꼽 인것 같아요.

최사무엘 2005-10-25 21:37:51
우주와 자연과 인간의 오묘함을 느낍니다. 나아가 보이지않는 신격의 존재를 느낍니다. 이런 가운대 유비쿼터스 시대로 접근하는 인류 문명과 과학의 발전과 그 후의 세계에 대하여 생각하며 경외감을 느낍니다. 우리가 이런 시대에서 영육의 조화를 이루어 가는 것이 생명을 위한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암튼 흥미진진하게 탐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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