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분석] BL 웹툰 '멜로 드라마의 문법'...인간 내면의 은밀한 욕망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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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분석] BL 웹툰 '멜로 드라마의 문법'...인간 내면의 은밀한 욕망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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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 웹툰 '멜로 드라마의 문법'...인간 내면의 은밀한 욕망에 관한 이야기 ⓒ뉴스타운

그림 형제가 쓴 <그림 동화>의 원작은 잔인하기로 유명하다. 엽기적인 살인 장면, 근친 연애, 노골적인 성적 표현이 많이 포함돼 있어, 현재는 미성년자는 관람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토록 잔인한 <그림동화>는 분명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쓰였고, 실제로 아이들이 읽는 동화였다. 원제목이 이를 증명한다. 동화의 원제목은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날이야기>다. 아이들이 보는 동화를 잔혹하게 만든 그림 형제는 사이코패스인 걸까?

그림 형제가 잔혹 동화를 쓴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아이들에게 세상의 무서움을 가르치려고 잔혹동화를 썼다.’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18세기 말 독일의 평균 수명은 17~20세 사이였다. 의료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고 인권의 개념이 희박해 많은 아이들이 병이나 과로, 아사, 노역 중 사고로 사망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기를 넘기지 못하고 죽으니, 그림 형제는 아이들에게 현실의 무서움과 인간의 본성 중 어두운 면을 알려주기 위해 독일 민간 설화를 편집해 동화집을 만들었다.

그림형제는 인간 내면에 빛과 어둠이 공존하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 밝고 좋은 걸 보여주는 대신, 어둡고 무서우며 추잡하고 비참한 이야기들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을 알려주려고 했던 그림 형제. 그들은 사이코 패스가 아니다. 어두움도 인간의 일부라는 점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려고 했을 뿐이다.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는 아이들이 별로 없으니 동화라는 이름으로 어른들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아이들에게 세상의 무서움과, 사람들 내면에 괴물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려줬다.

21세기 현재 인간의 기대 수명은 80세가 넘는다. 그러니 더 이상 어린 시절부터 저런 흉악한 이야기를 접할 일은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조금 천천히 알아가도 괜찮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성인이 돼서도 저런 이야기들을 접하려고 하지 않는 점이다. 더럽고 은밀하고 처절하며 흉악하고 잔인한 것들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이 또한 인간의 한 단면임을 알아야 한다. 착하고 예쁘고 깨끗하고 순수한 것들만 볼 게 아니라, 욕망과 관련된 어두운 이야기들도 접해야 인간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흉악하고 잔인한 이야기들은 사이코패스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인간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욕망에 관한 이야기일 뿐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접하고 인간의 존재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면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이는 공존을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이다.

<멜로드라마의문법>도 마찬가지다. 사이코패스들의 어두운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 눈 부신 도시의 밤거리에서 허덕이는 남자 '하정혁', 관심과 애정에 목마른 남자 '임유다', 뒤틀린 분노의 화신 '박재희' 세 남자의 얽히고설킨 내면의 실타래가 풀리는 이야기. <멜로드라마의문법>에는 별의별 욕망이란 욕망은 다 나온다. 동성애, 살생, 관심받고 싶은 마음, 질투, 사랑, 집착, 분노 같은 인간의 어두운 욕망은 죄다 등장한다.

이 이야기를 보면 인간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어두운 욕망들, 악한 마음들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의 내면의 이야기가 아닌, 자기 자신의 내면에 도사린 욕망들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로 인해 '나'라는 존재와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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