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보 제 1호인 남대문도 풍수지리사상이 깃들어 있다. 문의 정식 명칭인 숭례문(崇禮門)이라는 이름도 풍수설에 따라 작명되었으며 판액이 다른 문에서 보는 것처럼 횡서로 되어 있지 않고 특별히 종서로 되어 있는 것도 풍수설로 해석해야 본뜻이 나온다.
숭례(崇禮)의 한자 례(禮)는 오행(五行)으로 따지면 화(火), 즉 불이요, 화를 오방(五方)으로 풀이하면 남쪽에 해당한다. 음양오행설에 능한 사람이라면 동서남북 위치를 모른다 해도 문의 이름만 보고 풀이하면 이 문이 성(城)의 남쪽문임을 긍방 알 수 있다. 한양성의 8대문이 팔괘(八卦)에 의해 세워진 것이니 당연히 이치일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숭례(崇禮)의 두 글자를 예서체로 써 보면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형상으로 보이는 불의 상징문자임을 알 수 있다.
역시 한양의 조산으로 화성(火星)인 관악산의 불기를 불로써 막으려는 뜻에서 숭례(崇禮)가 된 것이며 글씨를 가로로 쓰면 불꽃(禮)에도 숭(崇)이 불붙지 않으므로 세로로 세운 것이다. 두 글자는 모두 염화(炎火)의 상징문자다.
이런 상징적인 이야기가 구체화된 것도 있다. 세검정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있는 창의문(彰義門)에 나무로 닭을 새긴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풍수지리설의 형국론에서 창의문 밖의 지형이 지네형국이어서 이 지네에 상극하는 닭을 조각해 지네를 누르기 위한 것이었다.
양주 북한산으로 통한다는 북문인 숙정문(肅靖門)은 만들어 놓기는 했어도 한 번도 열어 놓은 적이 없는 문으로 유명하다. 역시 풍수지리 사상 때문이었다.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五州衍門)’에 따르면 이 문을 열어두면 성내 여염에 상중하간(桑中何姦)의 풍(風), 즉 음란의 바람이 일어난다고 해서 폐쇄한 것이라고 한다.
덕수궁의 궁문인 대한문(大漢門)도 원래는 대안문(大安門)이었다. 안(安)자가 한(漢)으로 바뀐 것인데 역시 풍수설 때문이었다. 안(安)자는 계집(女)이 관(官)을 쓴 형상인데, 고종황제 시설 요화 배정자가 요염한 양장에 요란스런 모자(보닛)를 쓰고 궐문을 출입하자 이를 싫어한 충신이 풍수지리로 보아 안(安)보다는 한(漢)이 적절하다며 대한문으로 고칠 것을 상소해 바뀌었다고 전한다.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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