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는 최근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한 터키에 대해 경제 제재조치를 할 방침임을 밝혔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26일(현지시각) 러시아군 전투기를 격추한 터키에 대해 터기 기업의 러시아 내 활동금지, 양국 간 민간항공기 노선 제한, 식료품 수입 제한 등 포괄적인 경제 제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조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승인을 받는 대로 실시된다.

터키에 대한 러시아의 경제 제재 주요 검토 내용은 러시아가 터키에 협력을 하고 있는 터키의 첫 번째 아쿠유 원전 건설 계획의 동결, 터키의 러시아 항만시설과 공항 사용 제한, 터키 측의 투자 동결, 터키 가스파이프라인 동결 등도 검토 대상에 포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 영공을 침범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터키의 책임을 강조하며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고, 또 “터키 쪽에서 여전히 사죄, 보상에 관한 제안이 없으며 (전투기 격추)범죄의 범인을 처벌하겠다는 이야기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 시엔엔(CNN) 방송에서 “러시아 전투기가 분명히 영공을 침공했다며, 터키군이 해당 근거 자료와 영상을 공개했다”고 밝히고, “우리 영공을 침범한 쪽인 러시아가 사죄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 전투기 격추 사건으로 터키와 러시아 양국은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이슬람 수니파 과격 무장 세력인 이슬람국가(IS=Islamic State)에 대한 공동 소탕작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최근 대공미사일 시스템 S-400을 시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라타키아 러시아군 거점에 실전배치했다고 발표하고 군사 측면에서도 터키를 압박했다.

이 S-400 대공미사일 사정거리는 시리아 상당부분과 터키 남부지역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 러시아군 참모본부는 이번 전투기 격추 사건으로 “S-400을 실전에서 시험해 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터키와 시리아에서 공습작전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연합국을 우회적으로 위협했다.

한편, 이번 러시아의 S-400 등의 대공미사일 시리아내 기지 실전배치에 대해 주 러시아 미국 대사관은 “IS는 항공 전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서 “S-400배치는 시리아 정세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이며, 미국 주도 연합군의 항공기를 표적으로 삼지 않기를 바란다”며 러시아의 미사일 배치 속뜻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