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외곽에서 발생한 성지순례(하지) 압사사고로 사망자가 1300명에서 2000명에 이른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으나, 정작 사우디 당국은 사망자 및 부상자 수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번 최악의 압사사고는 지난 24일 오전 9시쯤(현지시간) 메카(Mecca)로부터 5㎞ 떨어진 미나(Mina) 지역의 폭 12m짜리 도로에서 발생했다.
중국의 반 관영 통신 ‘중국신문망’은 26일 이란의 ‘파르스’통신보도를 인용, 사망자가 1300명, 부상자가 2000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또 이란의 국영통신 IRNA통신은 사우디 당국의 자료를 입수했다는 한 순례자 단체의 말을 인용 사망자가 1200명, 부상자가 1500명이라고 보도하고, 압사사고 당시 숨진 이란인이 131명, 부상을 입은 이란인은 150명이라고 전했다.
이란 프레스 TV는 26일 사우디 소식통을 인용한 긴급 뉴스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외곽(미나, Mina)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숨진 사망자가 2천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26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사우디 당국은 새로 집계된 사망자, 부상자 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사우디 당국의 공식 발표는 사망자 717명, 부상자 863명으로 변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압사사고를 둘러싸고 이란은 사우디 정부의 안전 불감증에 따른 허술한 성지순례 관리가 대참사를 빚어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당국의 아둔한 행정 때문에 사고가 났다”며 사우디를 질타했다.
그러나 사우디 당국의 사고 원인은 이란의 주장과는 딴판이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보건장관은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성지 순례자들이 군중 속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이동했다”며 순례자들의 책임을 거론해 빈축을 사고 있다.
사우디 당국의 이러한 책임회피성 발언에 한 사고 목격자는 “사우디 안전요원이 군중의 충돌을 막을 수 있게 길 주변의 문을 열 수 있었으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참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목격담도 있다. 이슬람교도 수십만 명이 이른바 ‘마귀의 돌기둥’에 돌을 던지는 성지순례의식에 참가하려다가 군중들이 서로 얽혀 넘어지기 시작했다는 증언도 있어 사고 원인 등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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