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을 위한 인적쇄신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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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을 위한 인적쇄신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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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민련 혁신안에 모순점도 많아

▲ ⓒ뉴스타운

새민련 혁신위가 마지막 개혁안을 발표했다. 내용은 인적쇄신에 방점을 찍었다. 계파주의와 기득권을 타파하기 위해서 당 대표를 지냈던 사람들이 먼저 백의종군과 선당후사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혁신위원장 김상곤은 정세균, 이해찬, 문희상, 김한길, 안철수 의원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에게 당의 열세지역 출마를 비롯한 당의 전략적 결정을 따라 달라고 했다.

하지만 선거 전략상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여성인 박영선은 뺐고, 구색을 맞추기 위해 문재인은 슬쩍 끼워 넣었다. 김상곤은 "문재인은 불출마를 철회하고 부산에서 우리 당 총선 승리의 바람을 일으켜 달라"고 요구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거론된 해당자들은 자진해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계를 은퇴하거나 아니면 마지막 기회를 줄테니 적지에 가서 장렬하게 전사하거나 알아서 처신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친노패권주의의 온상이라고 할 수 있는 강성 486 운동권 출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또한 혁신을 하겠다면서 막말파문으로 징계를 받은 정청래는 즉시 사면시키고 문재인에게 대표직 사퇴를 주장했던 조경태는 해당행위자로 낙인찍어 당 윤리심판대에 올려 징계를 하겠다고 했다. 조경태의 징계는 골수 친노 지지자들로 부터는 환호를 받겠지만 일반 국민이 볼 땐 엄청난 자충수로 보일뿐이다.

이런 것이 새민련 식 혁신안이라면 달리 할 말도 없다. 문재인은 자신의 지역구가 원래 부산 사상구다. 문재인에게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하라고 권유하는 것을 혁신이라고 하니 이것이 과연 혁신인가, 혁신위가 진정으로 혁신할 의지가 있었다면 문재인에게 유승민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 출마를 촉구하거나, 아니면 서울 강남 3구에 가서 출마하라고 했다면 개혁의 진정성 정도는 인정해 줄 수가 있었을 텐데 말이다.

다루기 거북한 눈에 가시 같은 비노 중진들은 험로에 가서 풍찬노숙을 하라면서 문재인은 왜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부산에 가라고 하는지 이러니 혁신위는 문재인의 친위부대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고 인적쇄신 아니라 인적유신이라는 소리가 다른 곳도 아니고 새민련 내부에서 나오는 것일 게다.

이처럼 마지막 발표된 인적쇄신 안에는 여러 가지 모순점이 많이 보인다. 또한 정작 징계를 받을 사람은 자신의 딸을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대기업에다 특별 채용하라고 압력을 가한 부도덕한 윤 모 의원에게 해야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비판을 해온 조경태 의원을 해당행위로 징계를 하겠다고 하니 누구를 위한 혁신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해당행위란 말 그대로 당에 해악을 끼친 행위를 말한다. 조경태 의원은 문재인 대표에게 비판을 한 것 외에는 당을 위해 해당행위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렇다면 조경태가 한 것은 해당(害黨)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해문(害文)행위를 열심히 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가 있는 일이다. 그런데도 적지에서 3선고지에 올라선 국회의원을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지 않고 당 대표를 비판했다고 해서 해당행위라고 한다면 새민련은 문재인 사당이란 말과 같고 혁신위는 문재인 대표의 호위부대라는 말과 같다. 그러면서 정청래는 징계를 풀고 당직복귀라는 선물을 주었다. 참으로 친노패권주의 다운 멋진 개혁이 아닐 수가 없다.

이상한 현상은 또 있었다. 박주선 의원이 탈당하는 그날 저녁, 문재인은 최고위원들을 자신의 자택에 소집하여 만찬을 즐겼다. 소속 의원이 탈당하면 적어도 겉으로는 심각한 척이라도 해야 했건만 문재인은 오히려 앓던 이가 빠진 듯 만찬을 즐겼으니 도대체 어떤 개념으로 정치를 하는지 의문투성이다.

그날 만찬의 성격을 갑자기 이루어진 번개모임이라고 했지만 상에 차려진 진귀한 음식 메뉴들을 보면 하루 만에 결코 번개로 이루어질 만찬이 아니었다. 치밀하게 기획하여 준비한 만찬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참석자 전원에게 김정숙 여사의 친필 개인편지와 와인이 준비된 것만 봐도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음을 짐작할 수가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 만찬이 있은 지 하루 만에 인적쇄신을 골자로 하는 마지막 혁신안이 발표되었다. 정황상으로 보면 문재인은 이미 혁신안 내용을 보고받고 추인했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했다.

그래서였을까, 만찬에 참석한 이종걸, 주승용, 우원식 등, 평소 문재인에게 비판적이었던 이들의 발언은 아무리 덕담이라고 해도 세상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마치 충성 경연대회에서나 나올 법한 발언들이 마구 쏟아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북한에서나 많이 들어 본 듯했던 '만수무강을 기원 한다'는 발언까지 나오는 것을 보곤 아연실색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어쩌면 이들의 충성발언에 인적쇄신에 대한 일말의 단서가 있을지도 모른다. 만찬 끝난 하루 뒤에 발표된 인적청산 대상에는 만찬에 참석한 면면들의 이름이 쏙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번개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진 만찬의 본질이었는지도 모른다. 평소에 문재인과 날을 세웠던 이종걸, 주승용이 왜 그런 충성발언을 했는지 상상을 해보면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이번 인적쇄신 혁신안으로 가장 엉뚱하게 유탄을 맞은 자는 안철수 의원일 것이다. 안철수는 평소에도 골수 친노 지지자들로부터도 상당히 비판을 받아온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좌파성향 인터넷 상에서는 친노지지자들로 부터 안철수는 부산으로 가서 출마하라는 성화가 빗발치고 있다. 어쩌면 친노 패권 강화를 위해 문재인의 잠재적인 대항마인 안철수도 혁신이라는 미명하에 힘을 속 빼버리던지 아니면 토사구팽 시켜야할 대상으로 만들 필요성이 있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만약 실제 상황이 안철수에게 닥친다고 해도 그것은 매사 허물 허물하게 대처했던 안철수 자신의 자업자득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문재인 대표의 발상과 기획으로 만들어진 새민련 혁신위는 처음부터 혁신안을 야금야금 발표하는 살라미 전술로 임해 오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물갈이 대상과 물갈이 기준을 발표하면서 문재인의 의중을 드러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새민련이 문재인의 당으로 변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혁신위원으로 참가한 조국은 일찍이 4선 이상 중진용퇴, 지역불문 현역 40% 물갈이, 전략공천 30%를 제외한 국민경선, 등을 주장했다. 어쩌면 인적쇄신안은 이때부터 이미 착착 준비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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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사랑 2015-09-24 13:44:12
야당의 혁신과 단합을 반대하는 기사인데
야당이든 여당이든 혁신은 지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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