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승천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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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승천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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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환경을 지키자

서해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아산만입구를 가로지르는 서해대교가 웅장하게 건설되었다. 그런데 서해대교의 중간지점 바로 옆에 행당섬이라는 작은 무인도가 있었다.

해마다 한 여름 날씨가 맑은 날 나의 할아버지는 내 고향 충남 아산시 인주면 밀두리 큰 소나무가 울창하던 산마루에서 아산만 입구쪽을 바라보시며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얘들아, 저기 행당섬 쪽을 봐라 용이 하늘로 올라간다.”

그래서 나도 아산만입구 쪽을 바라보면 큰 기둥 같은 것이 하늘로 뻗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런 모양을 나도 어린시절은 용이라고 생각하다가 나이가 먹으면서 과학지식이 동원되어 수증기가 하늘로 뻗어 올라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할아버지는 1970년3월1일 87세로 돌아가실 때까지 여름마다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으로 알고 계셨고, 동네 어른들 중에서도 그런 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서해 고속도로와 서해대교 바람에 외로운 작은 무인도 행당섬이 돈방석으로 보였는지 개발하다가 비리의혹으로 수사대상이 되었으니 승천하려던 용이 심술이라도 부렸는가.

작은 무인도를 다른 지역의 흙으로 확장하고 있으니 바다의 용왕이 활동무대가 좁아진다고 방해라도 하고 있는가.

좁은 아산만입구를 서해대교가 가로 막았는데 거기다 작은 섬을 크게 만들면 서해바다물이 아산만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된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대로 그대로 두면 좋으련만 돈에 환장한 세상이 그대로 두지 않고 있다. 이래저래 고향사람들이 한여름마다 산마루에서 볼 수 있었던 용의 승천을 볼 수 없게 되었으니 어디 가서 용의 승천을 볼 수 있을까.

그리고 전설 한토막이 생각난다. 할아버지는 내가 어린시절부터 우리 고향 동북쪽에 우뚝서 있는 ‘갓 바위산’ 이 옛날 천지개벽할 때 아산만입구에서 밀려온 것이라며 행당섬과 관련성을 재미있게 설명해 주셨다.

이런 자연조화의 힘을 인간의 작은 지혜로 막을 수 있을까. 제발 얄팍한 이익에 취하여 오만방자하게 자연환경파괴를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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