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박 4일간의 마라톤 남북 고위급 접촉을 마치고 25일 새벽에 평양으로 돌아간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이날 오후 조선중앙 TV에 직접 나와 남북공동보도문을 낭독하고, 한국과의 긴장완화를 위한 합의를 평가하고는 "남조선이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북한 자신들의 목함지뢰 폭발 책임은 남조선에 있는 것이라는 책임 회피를 하면서 긴장완화의 덕은 북조선의 아량(?)으로 한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황병서는 공동보도문 6개항을 우리 측과 큰 차이 없이 읽은 후에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 접촉을 통해 남조선 당국은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 가지고 일방적으로 벌어지는 사태들을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일방적인 행동으로 상대측을 자극하는 행동을 벌이는 경우 정세만 긴장시키고 있어서는 안 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되었을 것"이라고 군모를 눌러쓴 모습으로 말했다.
황병서는 이어 "우리는 이번에 공동의 노력으로 북남관계 개선의 새로운 분위기가 마련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남측 당국이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 접촉에서 이룩된 정신을 진지한 자세로 대하고, 그 이행에 적극 나섬으로써 북남관계 발전에 실질적으로 이바지 하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 남측이 해 가는 것을 보아 가면서 대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나열했다.
그는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 접촉에서 이룩된 합의는 북남 사이의 군사적 대결과 충돌을 막고, 긴장을 완화하며 북남 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원칙적인 투쟁과 성의 있는 노력의 결과"라고 말해 황병서-김양건 협상 즉 북조선의 성공적인 협상 타결을 주장했다.
이 같은 황병서의 돌변 발언은 이미 예상된 일이다. 어차피 협상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 가면 "우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정은의 성공을 보이지 않을 수 없는 사정이 있을 뿐 아니라, 마침 25일은 북한의 '선군절'로 북한 인민들에게도 위대한(?) 업적을 내놓아야 할 처지로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 협상의 결과를 '완전한 북한 승리'로 둔갑 시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 같은 황병서의 돌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이미 예견된 일이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은 일이며, 이는 김정은 체제용 국내 발언에 불과하고, 앞으로 공동보도문 내용에 대한 충실한 이행 여부를 지켜 보면 되는 일이라는 의견이 있다.
반면, 이번 공동보도문의 내용에 있어 "사과"와 "재발 방지"가 명시되지 않았고, 대북방송을 중단한 것 또한 잘못된 협상 결과라며, 혹독하게 비판하는 그룹이 있다. 협상 결과가 그러하니 협상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돌변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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