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때는 승차해 하차시까지 말 한마디 않고 가지만 기분이 삼삼하면 택시기사에게 슬쩍 말을 걸어본다.그것도 야시꾸리(야한)한 이야기를 말이다. 며칠전 강남에서 개인택시를 탔는데 진짜 재미있는 기사분을 만났다. 말을 걸지 않았는데도 혼자 별의별 얘기를 다하는 것이 아닌가. 진짜인지 구라따라삼천리(거짓말을 보태 유수같이 말하는 것을 비유한 것)인지는 확인된 바 없지만 택시기사 하다보면 누구나 경험한다고 하니 믿을 수밖에. 귀가 번쩍 뜨이는 대목이 있었다.
4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택시기사는 이야기보따리를 이렇게 풀었다.
모월, 모일, 모시, 비가 오는 밤이었다. 강남에서 30대쯤으로 보이는 술취한 여자손님 한명이 탔는데 얼마나 자기를 원하는지 결국 장사고 뭐고 다때려 치우고 여관방에서 영업용 운전하다 날샜다는 것이다.
앞좌석에 올라탄 여자손님 왈.
“아저씨 밖에 비가 많이 와서 옷이 다 젓었네요. 치마 좀 짜서 입을 테니 이해하세요.”
“예”소리도 하기전에 여자손님은 치마를 벗어 물을 짜는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닌가. 비맞은 상태로 봐서는 짜도 물이 나오지 않을텐데. 깜짝 놀랐고, 심장이 뛰었고, 운전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팬티차림으로 앉아있는 그 모습 또한 얼마나 요염한지 다리가 떨려 운전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즈음 두 번째 놀랄 일이 벌어졌다.
이 여자가 갑자기 기어에 얹어 놓은 손을 잡으며 “아저씨 나 한번 만져주면 안돼”하면서 손을 잡아당기더니 거시기로 가져가는 것이 아닌가.
한술 더 떠 “아저씨 택시 하루에 얼마나 버는데 내가 줄테니 나 소원 한가지만 들어주라 으---잉”
그리고 지갑에서 10만원권 수표 한 장을 덥석 쥐어주고는 어디든 데려가 달라고 안달을 부리 더라는 것이다. 고민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어슬픈 장난에 패가망신당할 것 같기도 하고, 술에 취했지만 진짜 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쪽제비 같다는 다양한 생각이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이럴 때 미치고 폴짝 뛴다고 했는가. 일단 사람들이 한가한 길가에 차를 세웠다. 다행히 비 때문에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았다.
“여보세요 치마입으시고 목적지까지 바래다 드릴테니 그냥 집에 가세요.” 점잖게 한마디 던져봤다.
“아저씨 나 무시하는 거야, 나 쪽제비 아니야, 그냥 아저씨가 너무 멋있어서 오늘밤 놀아 볼려고 하는 거야 싫으면 관둬요. 여기서 내려서 다른 택시 타고 가면 되지 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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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택시기사 손님들한테 똑 같은 얘기 많이 하나봐.
술한잔 먹고 탄 택시라 정확이 기억은 안나지만.....
댓글에서 결론을 말해버리면 안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