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닷컴 '갈아만든뉴스' 4월 29일 보도화면 ⓒ 조선닷컴^^^ | ||
삼성은 대한민국 뉴스의 중심에 서 있다. 순이익 100억 달러 달성, 고려대 이건희 학위수여 파동, 안기부 도청 X파일 등 삼성에 대한 굵직굵직한 뉴스가 올들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삼성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는 언론사가 처한 환경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의 상반된 태도
지금은 계열분리 됐지만, 여전히 삼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중앙일보는 삼성 문제를 좀처럼 짚지 못한다. 삼성그룹 핵심간부가 연루된 '불법도청 X파일'에 대해서도, 테잎의 내용보다는 불법도청 자체에 대한 비판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조선일보의 중앙일보에 대한 '1등신문 박탈'의 위기의식은, 사실 삼성에 대한 위기의식이다. 신문광고 시장이 위축된 현실에서 경쟁지 중앙일보의 든든한 후원자가 바로 삼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엘리트주의·시장경제논리'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조선일보임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삼성에 대한 비판기사가 자주 눈에 띈다. 지난 4월 조선닷컴 '갈아만든뉴스'는 '아! 무소불위 삼성공화국'이라는 제목으로 삼성문제를 심도있게 비판했다.
양상훈 조선일보 정치부장은 5월 중순 '삼성의 나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삼성견제론을 간접적으로 설파하기도 했다. MBC 'X파일'이 공개되는데 촉매제 역할을 한 보도 역시 조선일보 7월 21일자 1면 기사였다.
한겨레신문, 정태기 VS 손석춘
한겨레신문 정태기 사장과 손석춘 논설위원 간의 삼성의 무노조경영에 대한 입장차는 진보진영 내에서도 삼성에 대한 관점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태기 사장은 지난 5월, 한겨레 창간 17주년을 기념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에 노조가 없다는 이유로 고대 학생들이 이건희 삼성회장의 학위수여를 저지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삼성의 무노조경영과 그 성과를 높이 평가함을 내비쳤다.
반면 손석춘 위원은 6월 초 서울의 한 대학 강연에서, "이건희의 경영능력은 뛰어나지 않다. 운이 좋아 그나마 삼성전자가 잘 되고 있다. 무노조 경영의 삼성전자는 오래 못 간다."며 삼성의 경영기법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방송과 인터넷언론
방송의 경우 정부와 정치권력에 대한 언론통제가 줄어든 지금, 방송사의 소유구조에 따라 삼성이라는 대자본에 대한 보도태도가 차이를 보이고 있다.
MBC와 KBS가 불법도청 X파일을 실명까지 공개하며 집중적으로 보도한 데 반해, SBS는 영문 이니셜을 사용했고 보도 비중도 MBC·KBS에 비하면 훨씬 작았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세계화에 대해 비판적 경향을 띄는 진보적 매체가 다수를 이루는 인터넷언론의 경우는 어떨까.
오마이뉴스의 정운현 전 편집국장은 지난해 9월 한 강연에서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경제집단과 종교집단은 언론비판이 미치지 못하는 성역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는 광고를 안 싣는 한이 있더라도 고발하고 비판한다."고 말했다. 해당사례로 N사에 대한 비판기사가 나간 후 3천만원 짜리 광고가 끊겼던 사연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넷언론들도 삼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광고수입 말고는 딱히 다른 수입원이 없는 대다수 인터넷언론의 열악한 수익구조 때문이다. 현재 인터넷언론의 광고주는 몇몇 정부유관단체를 제외하고는 삼성, LG, SK, 포스코 등에 집중돼 있다.
권력의 주체, 자본인가 국민인가?
언론매체의 다양화, 그로 인한 매체간 광고수주 경쟁이 치열하면 치열해질수록, 언론의 자본에 대한 종속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불법도청 X파일은 스스로를 '밤의 대통령'으로까지 지칭했던 언론사 사주들도 '대기업 자본의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 존재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자본주의 사회의 최고 권력은 자본가에게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 사회의 최고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최고 권력은 누구에게 있는가? 자본인가, 국민인가?
이 물음이 바로 오늘날 '삼성공화국' 논란의 핵심이다. 결국 삼성 문제의 해결은 이 물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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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권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