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가장 득보는 자가 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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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가장 득보는 자가 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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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연재소설 응답하라2017] "오 당선인의 최측근 연인 아닌가요"

"지금쯤은 총리를 비롯해 장관 후보들의 조각이 끝나고 청와대 비서진의 선발도 끝나야할 시점 아닌가요? 그런데 당선인의 소식이 깜깜이니 이를 어떻게 하죠?"

백상희가 입가에 야릇한 웃음을 흘리며 주경진을 바라보았다. 입가의 웃음이 어떻게 보면 비웃는 것 같기도 하고 위로를 하는 것 같기도 한 묘한 표정이었다.

"후보자 지명을 일찍 해 놓으면 청문회나 언론이 흠집 낼 시간이 더 많아 어렵게 될 것 아닙니까? 딱 하루만 여유를 주고 흠집 내려면 내 보라고 하는 것도 전략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주경진이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

"정상적으로 일이 진행 되었다면 주경진씨도 한자리 맡았을 것 아닌가요?"

"저는 반대당인 남당 소속입니다. 오혜빈 당선인이 왜 적진의 졸개를 기용하겠습니까?"

"주경진씨가 절대로 끊을 수 없는 단단한 줄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지요."

"예? 제가 오혜빈에게 단단한 줄이 있다고요?"

"물론. 오 당선인의 최측근의 연인 아닌가요?"

백상희는 여전히 비웃는 것 같기도 하고 질투하는 것 같기도 한 묘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예?"

주경진은 문지수를 지칭 한다는 것을 직감하고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문지수씨를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 같은데 제가 문지수와 사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이는 공사가 엄격하지요."

"한 침대 위에서 자는 사람끼리 공사가 어디 있어요? 그건 그렇고 공대성 후보가 당선되었더라면 틀림없이 더 막강한 자리 하나 차지했을 텐데."

"한자리라고요? 그래 제가 무슨 자리를 차지했을 것 같아요? 청와대 스피치라이터? 아님 홍보수석?"

"아뇨."

백상희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라면 제가 뭐 장관자리라도 할 재비가 되나요?"

"국가정보원 차장."

백상희가 이번에는 웃지도 않고 말했다.

"예? 국가정보원이라고요? 내가 무슨 정보기술이나 있는 것처럼 말하네요."

"나를 오늘 여기에 불러 낸 것도 뛰어난 경진 씨의 정보수집 능력과 분석, 추리의 결과가 아닌가요?"

백상희가 또다시 빙그레 미소 지었다.

"무엇 때문에 나를 여기로 불러냈는지 모르지만, 우선 차나 한잔하고 이야기 하죠."

백상희가 이번에는 약간 긴장한 얼굴로 변하면서 물었다.

"저는 아메리칸요."

백상희는 아메리칸 커피와 카페라떼를 시켰다.

"좀 궁금한 게 있어서요."

주경진도 약간 긴장한 얼굴로 백상희의 눈동자를 드려다 보았다. 백상희는 뜻밖에도 국회 청문회 발언대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다. 그것은 정부의 요직을 맡았을 때 청문회에 나서서 검증을 받는 모습과 비슷했다. 아니면 중요 국사의 증인으로 국회 증언대에 선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주경진은 백상희가 이 자리에서 왜 그런 상상을 하고 있는지 통 짐작이 가지 않았다.

"김마리 의원이 피살 되던 날 청주 호텔 커피숍에는 무슨 일로 갔었나요?"

주경진은 약간 뜸을 들이다가 직선적으로 물었다.

"왜요?"

백상희는 마치 그 질문이 나올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주경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백상희의 얼굴만 쳐다보자, 백상희는 한참 만에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김마리 의원을 살해 했을까봐 묻는 거예요?"

백상희는 다시 애매한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그런 건 아니지만...."

주경진은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고향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친구가 머물고 있다기에 잠깐 들려서 차 한 잔 마시고 왔어요. 아니 간단한 식사도 했나? 거기서 샌드위치를 먹었던 것 같네요. 우리는 오혜빈 후보나 김마리 의원이 거기 있는 줄은 몰랐어요. 약 한 시간 정도 머물다가 서울로 돌아왔지요."

"같이 있던 친구 분은 누구였나요?"

"이봐요. 주경진 씨, 지금 심문하는 건가요?"

백상희가 갑자기 정색을 했다.

"아니, 그게 아니고 수사본부의 자료 중에, 아니 CCTV에 찍힌 사람 중에 아는 얼굴이 나와서 혹시 좋은 정보가 있나 해서 무 물어본 것입니다."

주경진은 약간 당황해서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

"내 얼굴이 나와서 아는 사람이라서 반가웠나요? 주경진씨가 탐정 놀음이라도 하고 있나요?"

백상희는 주경진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내가 무슨 이유로 김마리 의원을 해치겠어요? 살인 사건에는 반드시 납득 할만한 동기가 있는 것 아닌가요? 에를 들면 내가 김마리 의원의 남편과 정을 통했다던가...."

"김마리 여사는 노처녀인데 남편은 무슨..."

주경진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수사의 기본에는 그 사람을 없앴을 때 누가 가장 득을 보느냐 하는 것이 범인을 찾는 기본 아닌가요? 주경진 씨 추리소설 좋아하잖아요. 외삼촌도 유명한 수사반장이고."

"그러면 김마리 의원이 없어져서 가장 득을 보는 사람이 누구일까요?"

주경진이 분위기를 바꾸려고 얼른 대꾸를 했다.

"김마리 여사가 없어지면 보궐 선거를 하겠지요? 그걸 노리는 사람일 수도 있고..."

백상희의 말에 주경진이 고개를 저었다.

"김마리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이라 지역구가 없습니다."

"그럼 비례대표 후보 중 다음 순번 후보자가 득을 보겠군요."

"그렇긴 하지만 국회가 곧 없어질 텐데..."

"그건 오혜빈 후보가 당선 되었을 때 이야기지요. 그때는 누가 당선될지 모르는 시점인데 그렇게 볼 수는 없지요."

백상희의 말이 맞는 것 같아 주경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마리 의원과 오혜빈 후보가 실종 된 것은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두 사람이 없어져야 할 타당성이 어딘가에 있을 것입니다."

"김마리 의원을 해치겠다고 여러 차례 협박을 한 사람은 드라곤 아이라는 가명을 쓰는 자들입니다."

주경진이 백상희에게 일깨워주었다.

"드라곤 아이를 자처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정체도 모르잖아요. 그 사람이나 그 단체가 가장 득을 보는 사람일 수도 있어요. 다시 정리하면 드라곤 아이가 오혜빈 당선인을 납치했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드라곤 아이는 개인적인 원한 관계에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정적일 수도 있어요."

주경진은 백상희의 의견이 맞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회주의수호 연맹이나 국회의원을 꿈꾸는 정치 지망생의 집단 일 수도 있다. 그뿐 아니라 내부에서 두 사람이 없어져서 득을 볼 사람이 드라곤 아이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렇다면 허나연이 드라곤 아이?

주경진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가지만 대답해 주세요. 박소진씨를 아시나요?"

주경진의 돌발적인 질문에 백상희는 그냥 웃었다.

"양천수의 처 말이죠. 잘 몰라요."

주경진의 그 대답에 더욱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계속)

[이상우 연재소설 응답하라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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