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신뢰도 추락,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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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신뢰도 추락,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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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대표노조 KBS노동조합 '성명서'

지난 12일 KBS의 간판 뉴스인 <뉴스9>에서 ‘메르스 악성코드 이메일 북한 연계 포착’이라는 리포트가 방송됐다. “메르스 정보를 미끼로 악성코드 이메일이 뿌려지고 있는데요. 취재 결과, 악성코드와 연결된 인터넷 주소가 북한 소재로 드러났습니다”라며 단독 취재라는 타이틀까지 달고 나갔다. 그러나 이 리포트는 현재 다시보기가 중단된 상태다. 방송된 기사의 오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이 국민불안을 가중시켜” 지적 

방송 직후부터 이 리포트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근거 없이 북한의 소행” “종편에서나 나올 법한 보도”라며 비웃음을 받았고, 방송 3일 뒤인 15일 <한겨레>는 ‘메르스 악성코드 북한소행’ 둔갑 소동이라며 “해당 악성코드는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 국내의 한 보안업체가 정보보안 교육에 쓰기 위해 만든 교육용 샘플파일”이라고 보도해 타 언론에서 ‘KBS의 오보’를 기정사실화 했다.  

다음날엔 KBS 수신료 인상안이 상정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까지 이 문제가 거론됐다. 야당 간사인 우상호 의원은 “공영방송인 KBS가 메르스 악성코드를 북한 소행이라고 보도했는데, 인터넷진흥원은 아니라고 했다”면서 “공영방송이 국민불안을 가중시켰는데 정부가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결국 16일 KBS는 <뉴스9> 말미에 “지난 12일 KBS 9시 뉴스에서 보도한 ‘북한 IP와 연계된 악성코드’를 조사한 결과 국내의 한 보안업체가 최근 보안 교육용으로 배포한 인터넷 주소임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고 정정보도를 해야 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이 논평을 통해 “전염병 사태까지 동족 대결에 악용해보려는 극악한 도발 행동”이라고 KBS를 조롱하는 한심한 상황이 왜 벌어졌을까?

취재와 확인 소홀, 남 탓만

취재의 기본, 게이트키핑의 기본이 지켜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태가 커지자 외부매체 인터뷰에서 보도자료를 제공한 ‘한국인터넷진흥원’ 탓인 것처럼 슬쩍 책임을 돌리려는 사측의 모습도 곱지 않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보도자료에는 북한과 연계됐다는 내용이 없다. 또 KBS 보안팀도 단순히 IP 정보만 확인해줬을 뿐이다. 과정이 어쨌든 최종적으론 ‘북한 연계’를 거론한 취재진이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다.

사측은 “취재 과정에서 확인 노력을 했고, 사실 확인이 늦어졌을 뿐 다른 뜻이 있어 정정 보도를 늦게 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따져보자. 북한 연계라는 예민한 사안을 보도하려면 공식 기관을 통한 확인이 우선이다. 취재의 기본이다. 카이스트의 한 보안전문가는 “북에서 제작 가능한 악성코드의 패턴을 축적하고 있는 검찰과 국정원에서 확인을 받아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북한 연계설을 입증해줄 공식 기관에게 사실 확인 노력을 했는가?

그 다음은 정정보도 과정의 문제다. <연합뉴스>는 KBS의 자칭 ‘단독 보도’가 있은 뒤 1시간도 지나지 않은 12일 오후 22시23분 “일부 악성코드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는 ‘한국인터넷진흥원’ 설명 추가”라는 보강 기사를 인터넷에 올렸다. “한국인터넷진흥원 확인 결과 이 악성코드는 한 보안업체에서 교육용으로 만들어 교육생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타 언론사가 단 1시간 만에 확인한 내용을 3일 지난 뒤에야 정정 기사를 쓴 사실 또한 어이없다.

관련자 전원 엄중 문책해야

조대현 사장 임기 동안 취재, 제작의 기본을 지키지 못한 어이없는 방송사고가 이어진데 대해 조합은 개탄을 금치 못한다. 축구선수 이름들을 인터뷰 자막에 넣어 “공영방송이 국민 상대로 사기”라는 비난을 받은 ‘걸어서 세계속으로’, 영어 인터뷰의 뜻을 거꾸로 해석한 뒤 방송 내용에 끼워 맞춘 ‘소비자리포트-이케아편’, 그리고 이번 <뉴스9> 정정보도 건까지 ‘사실 확인’이라는 기본이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이번 오보 건은 다른 어떤 무엇보다 KBS 신뢰도에 큰 타격을 주는 사안이다. 조대현 사장은 신상필벌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 <뉴스9> 오보에 대해 관련자 전원을 엄중 문책해야 할 것이다.  

2015년 6월19일

교섭대표노조 KBS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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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훈 2015-06-19 19: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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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무대(월요일, 김동건)에서 할머니 앉아서 태극기 흔들면서 노래하는 데, 뒤에서 춤 추는 사람들 태극기로 야한 저고리 입은 것 아닌가요 ? 좀 안 좋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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