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김해박물관은 창녕군의 의뢰를 받아 2004년 11월 30일부터 창녕군 부곡면 비봉리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신석기시대의 저습지유적을 발굴조사하고 있다.
지난 4월 15일 1차조사성과를 발표한 이후 새로이 확인된 중요한 조사내용을 보면 신석기시대 조기에 해당하는 제2부석층에서 출토된 토기편에 선각(線刻)한 동물그림이 그려져 있다. 형태는 물고기에 가까우나 등 부분에 돌기가 나 있고, 두 개의 다리가 표현되어 있어 네 발 짐승일 것으로 추정되며 멧돼지로 보인다고 발표했으며, 머리 쪽에는 눈 또는 코를 나타낸 것으로 보이는 두 점이 찍혀 있고, 몸체에는 얕은 문살무늬가 채워져 있다. 동삼동유적에서 출토된 신석기시대 중기의 사슴그림과 함께 신석기시대의 구체적인 동물그림 자료라는 것이다.
또한 신석기시대 전기에 해당하는 제1부석층에서 출토되었다. 지금까지는 초기철기시대의 광주 신창동유적에서 출토된 예가 있다. 하지만 신석기시대에는 처음 출토되는 자료이다. 이 자료를 과학적으로 조사하면 당시인의 먹거리는 물론 기생충까지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는 주장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아오모리(靑森)시 산나이마루야마(三內丸山)유적, 후쿠이(福井)현 토리하마(鳥濱)유적, 구마모토(熊本)현 쿠로바시(黑橋)패총 등에서의 예가 알려져 있으며, 미야기(宮城)현 사토하마(里淀)패총의 분석(糞石)에서는 새의 육질과 물고기류, 식물류 등 13종류 이상의 식료자료가 확인된 바 있다고 한다.
신석기시대의 생계방식 중에서 채집(도토리, 가래, 솔방울, 조개), 어로(바다생물, 잉어), 사냥(사슴, 멧돼지), 가축(개)이 확인됨과 동시에 야외노지(중기)와 제1패층(전기)에서 탄화조가 발견되어 신석기시대 전기에 이미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 농경 내지는 경작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탄화된 도토리가 토기의 내면에 다량 붙어 있는 채 출토되고 10호 저장공에서는 제분된 도토리 탄화물이 출토되었다. 따라서 신석기시대의 식료획득, 저장(저장공), 가공(갈판과 갈돌), 조리(탄화물)의 전과정과 당시의 먹을거리를 구체화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였다.
이번에 출토된 목기는 검(劍, 양쪽에 날이 있는 칼)모양을 하고 있으며, 신부(身部)만 잔존하는데 전면을 잘 다듬은 것으로 능(稜)이 확인된다. 신부의 끝부분과 인부(刃部)는 비교적 둥글게 처리되었다. 역시 우리나라에서 현재까지 나온 가장 오래된 목기이다.
남해안의 신석기문화는 조기(早期), 전기(前期), 중기(中期), 후기(後期), 만기(晩期)의 5기로 나누고 있다. 대부분 바닷가에서 조사된 패총 조사의 성과에 의한 것인데, 서로 층위가 섞이거나 유물이 혼재(混在)되는 양상이어서 이견(異見)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조사를 통하여 조용한 내만 지역에서의 양호한 층서에 의한 퇴적양상을 근거로 이 지역 신석기시대 전기간에 걸친 가장 양호하고 분명한 융기문 압인문 태선침선문 이중구연토기로 이어지는 토기편년자료를 확보하게 되었다.
지난 4월 15일에는 신석기시대의 편물기술(編物技術)을 보여주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망태기를 비롯, 신석기시대인의 식료획득 · 저장(저장공) · 가공(갈돌과 갈판)에 이르는 생계방식의 일면을 살필 수 있는 신석기시대 대규모 도토리 저장시설도 확인된 바 있다.
이 유적은 지금까지 토기, 석기 중심의 신석기시대연구에서 유기물을 통한 생업이나 고환경, 생태계의 연구와 복원을 추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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