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양간 노리는 교육개방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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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양간 노리는 교육개방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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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대학생들, WTO 교육개방 및 등록금 인상 반대 한 목소리

교육학생연대, 전국학생연대회의, 전학협, 서총련 소속 대학생 300여명은 14일 오후 서울 마로니에공원에서 '등록금 인상 저지와 WTO 교육개방 반대 및 대학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서울지역 대학생 행동의 날' 행사를 갖고 다음달 말로 예정된 정부의 WTO 교육개방계획서(양허안) 제출 방침의 즉각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 이날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사전마당에서 문예단의 율동을 따라하고 있다
ⓒ 석희열
 
 

2003년 교육투쟁의 첫 포문을 연 이날 집회에서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과 교육개방 등 대학교육의 문제는 한 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실패에 따른 것이라고 규정, 교육당국에 그 책임을 따져 묻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최인혜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등록금 책정 과정에 학생들의 참여가 이루어지고 또 지출내역이 투명하게 밝혀져야 함에도 모든 대학에서 이러한 민주적 절차가 무시되고 있는 현실에서는 학교측의 일방적인 등록금 인상방안을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면서 "옛날 우리 부모님들은 소를 팔아 자식들을 대학에 보냈지만 지금은 소도 팔도 집도 팔고 전 재산을 다 바쳐야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게 됐다"며 정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이어 "초국적 자본으로 무장한 외국 대학들이 들어온다면 그나마 남아 있던 우리의 공교육마저 황폐화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하고 "외국 자본에 의해 우리의 공교육이 말살된다면 우리의 교육 미래가 어떻게 되겠느냐"며 "3월말로 예정된 교육개방 양허안 반대 등 교육개방저지투쟁을 힘차게 벌여나가자"고 강조했다.

 

 
   
  ▲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 반대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석희열
 
 

다음달 성신여대 중문학과에 입학하게 될 임의경씨는 새내기 발언을 통해 "등록금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못가거나 아예 대학에 가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소개하고 "대학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공부를 하고싶은 학생들이 부담없고 자유롭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교육학생연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외국의 사례를 보면 유럽에서는 장관들이 직접 나서서 교육개방을 막아내려고 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이탈리아에서 유럽의 장관들이 모여 '교육, 문화, 미디어를 상품으로 생각하는 WTO를 반대한다'며 '이런 서비스는 모든 시민이 공평하게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채택했다"고 소개했다.

교육학생연대는 이어 "이에 반해 한국정부는 WTO 교육개방을 막아내기는커녕 온갖 제도를 뜯어고쳐가며 이를 더욱 빠르게 진행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런 과정 속에서 그나마 남아 있는 공교육은 모두 사라지게 되고 교육비는 폭등할 것"이라며 "결국 가진 자들만 교육을 받고 가난한 사람들은 교육으로부터 더욱더 소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학협 임시의장 최지선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교육은 사고 파는 상품이 아니라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라고 생각해왔지만 불행히도 그러한 교육이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며 "교육개방으로 캐나다에선 등록금이 100%, 멕시코는 국공립대가 사유화되면서 7500배까지 치솟았다"면서 "공교육을 파탄으로 몰고가는 교육개방은 반드시 막아내야 하는 당위이며, 교육투쟁은 전국민의 정치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서총련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등록금 문제의 근원적 해결은 바로 국가교육재정의 확충에 있으며, 교육은 사고 파는 상품으로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 나라가 책임지는 복지의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제까지 정부는 교육재정을 GDP 대비 6%까지 확보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현재 4.6%에 불과하다"며 교육재정 6% 조기확보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것을 노무현 당선자에게 촉구했다.

이날 학생들은 미국 주도의 교육개방이 되면 △교육 공공성 붕괴 △교육 불평등 심화 △학문의 종속 심화 △외국 자본의 침투 △한국적 가치관 상실, 대미 의존적 교육 심화 등으로 결국에는 민족교육이 말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각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등록금 인상 반대와 교육개방 저지를 위한 행동선언문을 읽고 있다
ⓒ 석희열
 
 

이들은 행동선언문을 통해 "2003년 절대 물러설 수 없는 힘찬 싸움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매년 진행되는 개나리 투쟁을 넘어서서 학생, 교수, 교직원, 학부모 등 교육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주체가 함께 교육에 대한 권리를 되찾는 싸움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는 대학인의 권리를 넘어서 전 민중의 교육에 대한 권리를 지켜가는 싸움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대학인들은 이제 대학 뿐 아니라 한국사회를 넘실거리는 싸움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공식 출범한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 따라 농업, 서비스 분야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시장 개방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미국, 호주, 일본, 뉴질랜드 등이 우리나라의 교육개방에 대한 요구사항을 이미 제출한 상태이고, 우리정부는 3월 31일까지 이에 대한 교육개방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 마로니에공원에서 집회를 마친 이들은 종로5가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지하철로 명동성당 들머리로 이동해 오후 늦게 정리집회를 마치고 자진 해산했다
ⓒ 석희열
 
 

한편 각 대학 총학생회 등이 정부의 양허안 제출시한이 다가오면서 WTO 교육개방 저지와 양허안 저지, 등록금 인상 반대 등을 위한 (가칭)전국대학생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통한 학생운동의 단결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학들이 개강하는 3월 새학기와 함께 WTO 교육개방 반대투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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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n 2003-02-15 22:50:47
등록금 넘 비싸!!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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