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의 이념은 보수인가, 진보좌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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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의 이념은 보수인가, 진보좌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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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념에 부합되지 않으면 당을 떠나는게 순리

▲ ⓒ뉴스타운

일반 국민이라면 모르되 정치를 하는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정체성과 이념만큼은 확고해야 한다. 보수이념을 가진 정치인은 보수의 가치에 충실해야 하고 진보좌파이념을 가진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좌파적 이념을 견지해야 한다. 보수도 아니고 진보좌파도 아닌 이념을 가진 어정쩡한 정치인이 중도라는 허울로 국민을 속이는 정치인이야말로 정치를 희화화 시키는 장본인이다.

하지만 참으로 질이 나쁜 정치인은 시의에 따라 이념이 오락가락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자신은 철저한 좌파이면서 보수주의자로 위장하거나 자신이 보수이면서도 진보좌파로 위장하는 정치인이야말로 퇴출 0순위 대상에 올려야할 정치인일 것이다.

어제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국회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있었다. 어떤 언론에서는 파격적인 내용이었다고 썼고 어떤 언론에서는 신선하다고 썼다. 하지만 연설문 내용을 살펴보면 새누리당에는 또 한명의 진성좌파가 본색을 숨기고 위장 전입해 있었음을 감지할 수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유승민은 자신의 연설문을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비공개리에 자신이 직접 작성했고 그 기간만도 2주일이나 걸렸다고 한다. 개인 연설이라면 몰라도 당을 대표하는 연설을 원내대표가 당론 수렴과정이나 당정 간 조율도 없이 혼자서 비공개리에 하는 게 과연 온당한 일인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걸 보면 유승민은 마치 자신만의 일인 정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에게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유승민의 연설문 전문을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추론만은 해 볼 수가 있다. 유승민은 그의 인상에서 풍기는 면모와 같이 이념적으로는 원래 진보좌파였는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이념을 지닌 유승민은 국회에 들어와 자신만의 정치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구에 지역 기반을 둔 유승민이 국회의원의 금배지를 달기 위해선 선택해야할 당은 새누리당 외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유승민의 정치 입문은 다른 누구보다 쉬웠을 것이다.  바로 정치인 출신의 부친 후광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간판을 달기 위해서는 진보좌파의 본색을 감추고 철저하게 위장보수로 행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추론이 그래서 성립된다.

유승민의 연설 내용을 요약하면 현 정부가 주진하는 정책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으로 일관했다. 눈을 감고 들었다면 마치 새민련이나 정의당의 당 대표가 연설하는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유승민은 증세 없는 복지공약은 허구라고 지적했고, 공약가계부는 지킬 수가 없으니 반성한다고 했으며, 법인세 인상도 가능하다고 했으며, 재벌도 강도 높은 개혁의 대상이라고 했고,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고 했으며, 정부의 단기 경기부양정책도 쓸모없는 정책으로 비판했고, 현 정부가 중점으로 추진하고 있는 보육정책도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고 했으며, 창조경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정부정책의 성공을 도와야할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사사건건 비판을 했으니 매우 심하게 일그러진 어깃장이 바로 이런 모습일 것이다. 눈길 끈 대목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력을 높게 평가한 대목에 있었다. 이 정도의 내용이라면 문재인 대표의 연설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유승민은 평의원 시절에도 정부여당이 지향하는 정책에 대해 비판한 전례가 많았지만 원내대표가 되자 자신의 본색을 마음껏 드러내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명색이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라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성공할 수 있는데 까지는 당차원에서 조력을 해야 한다. 이것이 여당에게 주어진 책무다.

물론 정부가 잘못된 정책선택을 하게 되면 비판도 할 수 있어야 하고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조율을 하는 것이 원내대표의 역할일 것이다. 그러나 유승민의 연설을 보면 현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의 대부분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안은 제시하는 것이 없다. 대안 제시가 없다는 점에서 마치 야당 대표의 연설과 같은 모습이 연상된다. 정권운영에 있어 책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원내대표라는 작자의 생각이 이러하니 한 종편에 출연한 이 모 평론가는 유승민의 연설 내용을 접하고선 '상상력 없는 진보좌파의 진수'를 보았다는 평가까지 나오게 되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유승민은 어제 연설에서 국회선진화법을 의식한 듯 합의정치를 강조했다. 노사정대타협이 노동계의 극한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몰리는 걸 보면서도 속수무책인 정치권, 공무원 연금개혁에서 야당의 협조도 제대로 유도해 내지 못하는 주제에, 또한 대법관 후보자 한 사람을 인사 청문하는데도 70여일이나 걸리고 막상 인사청문회를 열어도 본질과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는 말단지엽적인 문제로 옥신각신하는 여,야의 모습을 보면서도 합의정치라는 말이 어찌 그리 쉽게 나올 수 있는지 유승민의 저의가 참으로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

유승민은 창조경제가 성장을 위한 해법이 아니라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성장이라는 말 속에는 일자리 창출이 스며있다는 점에서 유승민은 기업이 성장과 수익창출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보수적 시각 대신에 정부가 앞장서서 국민의 세금으로 한정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진보좌파세력이 주로 주장하는 사회주의적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어제의 연설문을 보면서 느낀 점은 어쩌면 유승민은 대구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철저하게 자신의 이념과 본색을 위장해 왔을 것이라는 의심이 들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유승민에게 소신이라는 것이 있다면 자신의 이념에 부합하는 정치결사체를 찾아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으로 보임에 따라 새누리당을 탈당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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