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체들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 소설ㆍ수필ㆍ희곡, 평론 등 각 분야별 친일문인 명단을 공개하고 선배 문인들의 과오를 사죄한다는 내용의 '문학인 선언'을 낭독했다.
이날 공개된 친일문인은 김동환 김상용 김안서 김종한 김해강 노천명 모윤숙 서정주 이찬 임학수 주요한 최남선(이상 시), 김동인 김소운 박영호 박태원 송영 유진오 유치진 이광수 이무영 이서구 이석훈 장혁주 정비석 정인택 조용만 채만식 최정희 함대훈 함세덕(이상 소설ㆍ수필ㆍ희곡), 곽종원 김기진 김문집 김용제 박영희 백철 이헌구 정인섭 조연현 최재서 홍효민(이상 평론) 등이다.
그동안 이광수, 서정주, 유치진 등 일부 작가들의 친일문학 시비가 그치지 않았고, 이들의 작품이 여러 경로를 통해 산발적으로 소개된 적은 있으나 작품목록과 발표시기, 매체명 등을 구체적으로 일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중 이광수는 1939년 2월 「동양지광」에 발표한 시 '가끔씩 부른 노래'를 시작으로 '내선일체와 조선문학'(1940.4, 조선) '지원병 훈련소의 하루'(1940.11, 국민총력) '대동아 일주년을 맞는 나의 결의'(1942.12, 국민문학) '폐하의 성업에'(1943.2, 춘추) '모든 것을 바치리'(1945.1.18, 매일신보) 등 103편의 시, 소설, 논설 등을 태평양전쟁 막바지까지 매체에 기고했다.
편수를 기준으로 보면 이광수에 이어 주요한(43) 최재서(26) 김용제(25) 김동환(23) 김종한(22) 이석훈(19) 박영희(18) 김기진(17) 노천명(14) 백철(14) 최정희(14) 정인택(13) 채만식(13) 모윤숙(12) 유치진(12) 서정주(11) 정인섭(11) 함대훈(11) 박영호(10) 등이 적극적이었다.
이번 친일문학 명단에는 월북했거나 사회주의 계열의 문학활동을 펼쳤던 박영희, 박태원, 이찬 등도 포함돼 있다.
선정작업에 참여한 문학평론가 임헌영씨는 '친일 여부의 판단기준은 식민주의와 파시즘의 옹호 여부로 삼았으며, 일본어로 작품활동을 했거나 친일단체 참여, 창씨개명 등은 참고만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기준에 따라 일본어로 작품을 썼으나 항일의식을 드러낸 김사량, 일제의 폭악성을 고려해 한 두 편의 글을 남긴 정지용과 김정한은 친일작가 목록에서 뺐다.
이날 발표된 친일문인 명단과 작품목록은 이달 중순 발간될 계간 「실천문학」가을호에 게재되며 친일문인의 명단과 전력, 선정근거 등은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www.hist oryfund.com)를 통해서도 일반에 공개된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강요된 부역인가 내재된 신념인가'를 주제로 한 학술심포지엄이 열려 친일문학의 자발성과 일제하 문화예술계의 친일논리의 성격을 규명하는 토론을 벌였다.
passi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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