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공무원들이 연금개혁 반대를 외치는 이유는 공무원들의 급여에서 매달 적립되는 기여금 때문이다. 일반 기업체 근로자는 급여에서 4.5%를 연금기여금으로 충당하고 사업자가 4.5%를 부담하여 도합 9%를 국민연금으로 적립하지만, 공무원들은 월급여액에서 7%를 적립하고 나머지 7%를 정부가 부담하여 도합 14%를 적립한다. 그 때문에 적립액수에 차이가 큰 것은 사실이고 지금 공무원들이 연금개혁 반대를 주장하는 이유에 약간의 타당성이 있음도 인정한다. 내 월급으로 적립한 연금을 약속대로 다 받아야 한다는 논리도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지만 문제는 노령화로 증가일로에 있는 퇴직공무원의 숫자와 그에 따라 천문학적 액수로 증가하고 있는 정부 보전금이고, 그 동안 산업화를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한데다 앞으로도 물가가 반영되어 상승할 것이 분명한 공무원의 급여다.
6.25 사변을 겪은 후 공무원들은 국가재건을 위해 국민과 함께 고생을 했지만 그들에 대한 대우는 형편없었다. 말단 공무원은 월급이라 봤자 구두 한 켤레도 사지 못할 액수를 수령했고 김장철에는 배추, 무 등으로 월급을 대신 한 경우도 있었지만 그것으로 생활고를 이겨 내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그 때문에 당시 젊은 층은 공무원이 되기를 기피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공무원들에 대한 처우도 향상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공무원 지망생도 늘어났지만 60년대에 도입된 공무원 연금 제도의 문제점도 하나 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민주화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공무원연금 제도 개선은 늘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러나 당장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아예 지급도 못하게 될 정도는 아니었던 공무원 연금제도를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개악시킨 장본인은 김대중이었고 그로부터 공무원 연금제도는 오늘날 대수술이 불가피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정부가 공무원연금 지급을 위해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은 벌써 오래전부터 생긴 일이다. 이미 일반 국민연금과는 지급액수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공무원연금 보전금 마련을 위해 정부는 매달 수천억 원의 빚을 지고 있고, 이 빚이 2022년에 가면 46조 원이 된다는 통계가 이미 나와 있는데 그쯤 되면 정부는 더 이상 빚도 얻기 힘든 지경에 부딪치게 되고 빚을 얻는다 해도 천문학적 액수의 이자 때문에 연급지급이 아예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간단명료한 결론에 도달하는데, 문제는 초등학생에게 설명을 해줘도 알아들을만한 초보적인 논리를 왜 공무원노조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반대하는 수준을 지나 공청회 조차 못하게 방해를 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고, 새민련 소속 국회의원들 또한 말로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찬성한다 하면서도 사자방 비리 국정조사에 연금 개혁안 끼워 팔기를 하자는 등 공무원 노조의 반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러한 작태는 순전히 진영논리 때문이다. 전직 김대중은 공무원 조직을 영원히 좌파 정부의 주구로 만들기 위해, 또한 자신을 공무원 처우 개선의 영웅으로 희화시키기 위해 국민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면서 감행했다. 이어 노조 결성을 부추기다시피 허가 했고 공무원법을 개정해 한 번 공무원은 영원한 공무원이자 철 밥통으로 만들었다. 따라서 공무원연금법이 개혁되고 나면 공무원근무법도 개정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직위를 이용해 부정을 저지르는 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대폭 강화되어야 하고 능력이 부족한 자, 태만한 자를 가려내 축출하는 법안도 통과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당장 급한 것은 공무원연금제도 개혁이기 때문에 다른 걸 돌 볼 틈이 없다. 왜냐하면 각종연기금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자가 늘고 있고 따라서 지체를 하면 할수록 공무원연금을 아예 지급할 수 없는 사태가 빨리 도래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평생을 국가를 위해 일해 온 공무원들이 퇴직 후 손가락을 빨 수밖에 없게 되거나 노숙자로 전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무원노조도 당장의 혜택이 줄어드는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정부 개혁안에 순응 해야하고 새민련도 진영논리를 떠나서 수백만에 이르는 현직 전직 공무원들의 미래를 위해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한다. 새민련은 자신들의 우상인 전직 김대중이 개악시킨 공무원법과 공무원 연금제도를 지금 와서 반대할 수 없다는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국가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대승적인 안목으로 개혁에 동참해야 하고 공무원들도 조삼모사 식의 아둔한 계산에서 벗어나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자신들의 양보로 먼 훗날의 후배들까지 연금 혜택을 받게 된다면 그 것이 곧 윈윈 전략이 되지만 공연히 포퓰리즘에 빠져서 공무원연금개혁의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어 국가 재정에 엄청난 부담을 지게 만들고 그로 인해 연금지급이 아예 불가능하게 된다면 그에 대한 원망과 저주가 고스라니 새민련과 현 공무원들의 몫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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