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유출 사건은 반드시 실체를 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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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유출 사건은 반드시 실체를 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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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씨도 당당하게 나서야

▲ ⓒ뉴스타운
"2007년 대선 때 정치인 박근혜의 10년 비서실장을 그만둔 이래 나는 7년간 야인으로 살고 있다. 국정 개입은커녕 청와대 비서관들과는 연락도 끊고 있다. 통화기록이든 CCTV든 나에 관한 모든 것을 수사하라. 하나라도 잘못이 나오면 감옥에 가겠지만 허위로 밝혀지면 공격자들이 책임져야 한다. 야당과 다수 언론이 확인도 없이 헛소문에 휘둘리고 있다. 일부에선 박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히기 위해 나를 이용한다." 이상은 모 일간지에 실린 정윤회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 일부분이다.

인터뷰 내용만 보면 정윤회는 대단히 억울한 사람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사단이 발생할 때마다 정윤회의 이름이 왜 언론에 회자되었는지 아직은 충분하게 소명되거나 실체가 확인된 것은 없다. 그러므로 정윤회에 관련된 설(設)은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어디까지나 미확인된 루머인 셈이다. 사실여부를 떠나 어쩌면 정윤회 자신이 지난 7년간 야인으로 오랜 세월 은둔하고 있었다고 스스로 밝혔듯, 그 신비주의가 막후 실세라는 루머를 생산해 냈을 지도 모른다.

비록 지나간 과거사이기는 하지만 한 때는 박 대통령이 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이력에다 소위 청와대 문고리 권력 실세라는 3인방이 수하로 있었던 적도 있었으며, 또한 정윤회 장본인이 긴 시간 동안 정치권에 나타나지 않고 은둔에 가까운 야인생활을 했으니 反 박대통령 세력이나 공작정치에 능한 정치권 모사꾼들이나 호사가들이 볼 때는 정윤회에게 무엇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력이 발동하기에는 좋은 대상자였을 것이며, 가상적 시나리오를 쓰기에는 참으로 좋은 소재임은 분명했을 것이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여기에다 역술인과 자주 만났다는 가십성 보도 역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소재이기도 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역대 정권에서 초반에 흔히 보여주었던 권세를 누리기 위해 호가호위를 하는 측근 실세도 없었고 고위관료들의 비리와 부정부패 현상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으며 흔히 발생했던 친인척 비리도 거의 없었다. 이처럼 정권 초반기에 딱히 시비 걸 일이 없었으니 시비꺼리는 자연스레 인사문제로 옮겨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현 정권에서 인사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인사를 했느냐"면서 정윤회라는 이름이 꼭 등장했을 정도였다. 이처럼 정윤회라는 이름 석 자는 박 대통령을 공격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상수(常數)로 부각되었다.

길을 건다가 우연히 5만 원 권 한 장을 주운 사람은 마치 횡재를 만난 듯 기분이 묘해지게 마련이다. 문서유출사건을 대하는 새정치연합이 딱 그런 모습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사건을 비선그룹의 국정농단 사건이라며 '정윤회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새민련 원내대변인 서영교는 "정윤회씨를 비롯해 비선 라인이 청와대 인사를 좌우지하고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고 했다.

하지만 세계일보를 통해 드러난 내용의 진실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으니 미리 예단(豫斷)을 한 셈이다. 예단을 했다는 것은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기를 바라는 희망사항의 일단일 것이다. 새민련은 이번 문서유출사건을 아예 '정윤회 게이트'라고 명명하면서 진상조사단을 구성했고 변호사 4명도 합류시켰다.

새정치연합이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한 것까지는 이해해 줄만 하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언론에 보도된 그 이상의 새로운 의혹은 제시하지 못했다. 이 사건이 게이트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윤회가 인사에 개입하고 국정을 농단할 만한 최소한 새로운 몇 가지 확실한 근거나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정황증거나 의혹을 제시하지 못하고 새민련이 일방적으로 게이트화 시키는 것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 할 수가 없는 일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을 비롯한 많은 비서 출신 의원들이 오랫동안 정윤회의 얼굴조차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는 점이 주목을 끄는 이유다.

문창극 총리 지명문제로 정국이 한창 시끄러웠던 지난 6월 25일, 야당의 정보통이라는 새민련 박지원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조직이 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박지원은 "청와대 문고리 권력, 그 분들의 이름을 따서 만만회, 그리고 4인방이 움직인다는 것은 다 알고 있더라"라면서 '만만회'가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박 대통령 동생 박지만 EG회장, 정윤회씨의 이름 마지막 글자들을 딴 용어임을 분명히 했다. 실체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만만회'라는 이름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박지만 회장은 그 어떤 언론의 추적에도 의혹이나 잡음이 노출된 사실은 없었으니 박지원의 발언은 빗나간 화살이 되기도 했다.

어쨌거나 정윤회와 관련된 여러 가지 설(設)에 대해서는 조만간 진실과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수사당국은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진실을 밝혀내서 있는 사실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 각종 음모와 공작정치가 횡행하는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서라도 사실은 사실대로 밝혀지는 것이 옳다. 그리고 책임지울 사람에겐 엄중한 책임을 지워야 한다. 또한 정윤회도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진실을 밝히는 방안의 하나일 것이다. 특히 자신이 억울하고 당당하다면 그동안의 행적을 못 밝힐 이유 또한 없을 것이다.

이 사건은 정치판에 음모와 공작, 그리고 마구잡이로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가 다시는 발을 내딛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뿌리 채 뽑아야 한다. 또한 풍문을 잠재우는 특효약으로 실체와 진실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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