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상 이것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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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상 이것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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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플러를 휘날리는 젊은이들의 표상처럼 여겨졌던 오토바이가 다양한 모델로 출시되면서 갖가지 부작용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객기를 주무기로 하는 폭주족은 이제 옛말이 됐다. 최근에는 요란스런 오토바이를 이용한 야타족이 등장해 늦은밤 도시 외곽에서 목숨건 광란의 스릴을 맛보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맨정신이 아니라 거나하게 한잔하고 말이다.

100회 이상 술이야기를 연재하다보니 본인의 경험 보다는 이제 주변에서 소재거리를 던져주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지난 18일 저녁 9시경 사무실 주변 소금구이집에서 몇몇 주당들과 한잔의 이슬에 젖고 있는데 갓 20을 넘긴듯한 청년 3명이 옆 테이블에 안착했다.

두 친구는 번질번질하니 쪽제비 같이 생겼고, 한 친구는 오른쪽 팔에 기부스를 한 탓인지 영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뭔가 남다른 감이 왔다. 일단 귀를 쫑긋이 세우고 그들의 대화 창구 속으로 빠져들었다. 처음에는 별다른 대화 없이 몇잔씩 주거니 받거니 하더니 본론으로 들어가는 듯 했다.

한친구가 “너 오토바이 사고 났다더니 그 때문에 기부스 한거니”하고 묻자 기부스 한 친구가 “야 말도 마. 어떻게 한 번 해보려고 객기 부리다 초상 칠뻔 했다”며 사고 경위를 털어 놓는 것이 아닌가. 재빨리 털빠진 586헤드를 열고 그들의 이야기를 찬찬히 입력하기 시작했다. 앞자리 주당들이 주는 술잔도 받아가면서.

야그인즉(이야기인즉) 바로 말로만 들었던 이런 광란의 질주를 하다 염라대왕 앞에서 퇴짜맛고 왔다는 것이다. 이 친구 얼마전 부모를 졸라 오토바이 한 대를 샀는데 딱 일주일 만에 사고를 치고 말았다고 한다.

오족(오토바이족)이 오족을 알아본다고 하루는 동료 오족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여자들과 한잔하기로 했으니 오토바이를 끌고 오라는 것이었다. 예쁜 여자를 뒤에 싣고 도시외곽을 질주한다고 생각하니 별놈의 상상화가 다 그려졌다나, 총알같이 날아 약속장소에 도착했겠다.

사고는 이때부터 무르익기 시작했다. 재수 없는 놈 앞으로 자빠져도 항문에 자갈낀다(뒤로 자빠져도 코피터진다는 말과 같은 뜻임)고, 어째 제일 예쁜여자가 짝이 된 것이 아니겠는가. 원래 남자들이란게 다 그런것인지는 모르지만 여자 앞에서 으시대고 싶어하는 것은 나이와는 상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술 마시는 것 조차도 멋있게 보이기 위해 과하게 들이 붓는 것이 예사고, 자기 자신을 공중에 붕 띄워놓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예쁜여자가 짝이되면 이런 증세는 더욱 악화된다. 의학적으로 볼 때도 선천성 보다는 후천성, 그것도 알콜 의존형 후천성객기가 더 위험하다. 단순히 한가지에만 집착해 작업기간중에 벌어질 결과를 미리 예측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쁜 여자에 맛이간데다 간까지 커 졌으니 염라대왕 발아래로 보는 것은 당연한 것.

평소 술실력에 오토바이 경륜까지 내세우며 소주 몇병을 들이켰겠다(사고후 경찰 조사에서는 약 4병정도 마신 것으로 나왔다고 함). 서서히 연필 속에서 빠져나온 흑심이 심장 속으로 파고 들기 시작했다. 오장에 털난 놈이 흑심을 품는다고 나름대로는 어떻게 해 볼 작정으로 작전지도까지 그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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