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은 당연히 기가 막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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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은 당연히 기가 막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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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뒤의 정치 지형은 아무도 알 수 없어

▲ ⓒ뉴스타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대단히 관운이 좋은 외교관료 출신으로서 국가의 중요한 자신임은 분명하다. 김영삼 정권부터 노무현 정권까지 3대 정권을 거쳐 오는 동안 요직에 기용되었던 데다 유엔 사무총장까지 연임하고 있으니 국가의 중요한 자산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국가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해서 그것이 꼭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법칙 또한 어디에도 없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임기는 2016년 12월31일 까지다. 아직도 2년 정도 남았다. 세계인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자리라 임기가 끝날 때까지 곁불을 쬘 겨를은 없다고 봐야한다. 반기문 총장이 정치를 하고, 안 하고는 적어도 2016년도가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만은 예외다. 특히 무능하기 짝이 없는 저질 국회의원들이 즐비한 여의도 정치권 주변에서만 변죽을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벌써부터 김칫국 마시는 소리가 사방에서 요란하게 들려온다. 차기 대통령 선거는 2017년 12월19일에 실시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1년이 지나 19개월 차에 접어들고 있고, 잔여 임기는 아직도 3년 이상 남았다. 현직 대통령의 임기가 3년이나 남았을 무렵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특정인이 3년 뒤에 대통령이 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고건도 그러했고 안철수도 그러했다.

과거 민주당 시절 동교동계의 좌장을 지냈던 새민련 권노갑 고문이 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자신의 회고록 '순명' 출판기념회에서 반 총장의 측근들이 반 총장의 야권 대선후보 출마 문제를 타진했다고 전하면서 반기문의 이름이 정치권의 핵으로 부상했다. 권노갑은 반 총장과 가까운 측근이 찾아와 새민련 쪽 대통령 후보로 나왔으면 한다는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정치권 주변에는 자가발전을 하는 호사가들이 많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정인과 악수 한번 나눈 사실을 가지고도 엄청나게 침소봉대하는 정치 브로커들이 즐비하니 얼마든지 일어 날 수가 있는 일이다. 심지어는 뻥튀기 기계를 휴대하고 다니는 브로커들도 있다. 이런 부류들이 정치부나방이자 정치모리배들이다. 이런 부류 중 누군가가 권노갑을 찾아가 설레발을 쳤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반기문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은 촉수감각이 뛰어난 기자들에 의해 24시간 정조준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권노갑의 발언대로 한국에서 반 총장과 정치적으로 교감을 나누고 있는 측근이 실제 있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측근이 존재하고 있다고 해도 반 총장 곁으로 다가가 정치적 접근을 시도했다면 기자들의 안테나에 걸려 벌써 특종이 되어 난리가 났을 것이다.

그러나 전 세계 그 어떤 언론에서도 반기문과 관련된 정치적인 기사가 나온 것은 없다. 그랬으니 반 총장 측으로부터 기가 막힌다는 코맨트가 나왔을 것이다. 올해 84세의 권노갑은 설훈의 논리에 따르면 벌써 뒷방으로 물러났어야 하는 나이다. 그런데도 새민련의 중심으로 자처하며 반기문 총장 측근의 근황을 언급했으니 참으로 노회한 정치인이 아닐 수가 없다.

권노갑은 반 총장의 측근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어쩌면 권노갑의 반 총장 관련 발언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과시하기 위한 위작품(僞作品)일지도 모른다. 반기문 총장의 이름을 먼저 언급한 세력은 국가미래연구원이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했던 새누리당 친박 진영이었다. 친박 진영이라면 잔여 임기가 3년 이상을 남겨둔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혼연일체가 되어 뒷받침을 해줘도 시원찮을 판인데도 불쑥 반 총장의 이름을 거명한 것을 보면 김무성 대표나 김문수를 견제하기 위해 친박 진영의 상호 정치적인 교감을 나눈 끝에 나온 레토릭일 가능성도 부인할 수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친박 진영의 반 총장 거론은 대단히 잘못된 사례였다.

현재의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볼 때, 새민련에는 박원순과 문재인이라는 잠재적 차기 주자들이 있다. 그리고 박원순과 문재인은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김무성과 김문수를 앞서고 있다. 이런데도 권노갑이 반 총장을 거론한 데에는 적어도 박원순과 문재인으로는 결코 차기 대선에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이유가 깔려 있거나, 아니면 장차 친노세력을 배격하기 위한 원모(遠謀)차원의 전술의 일환인지도 모른다.

권노갑, 박지원, 정대철 등이 반 총장의 이름을 거명하는 것을 보면 반 총장은 사석(捨石)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반 총장이 새민련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당내 경선에 임하라고 하는 소리가 바로 그런 징후들이다. 경선은 새민련이 쳐놓은 덫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권노갑은 반 총장이 과거 노무현 정권에서 외교부 장관을 했다는 이유로 새민련에 기득권이 있다는 주장도 했다. 권노갑의 기득권 발언에는 반 총장이라는 정치적인 미래자산을 새누리당이 먼저 선점한데 대한 대응차원의 전략적 차원일 수도 있겠지만 만에 하나, 혹시 2년 뒤에 실제로 있을지도 모를 새누리당의 반 총장 영입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미리 물타기를 해 둘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 나머지 나온 발언일 가능성이라는 것도 결코 배제할 수가 없다고 보이기도 한다.

반 총장이 임기가 끝난 후, 정치를 하고 말고는 어디까지나 반 총장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만은 주지의 사실이다. 반기문 총장이 검증 된 분야는 외교 분야뿐이다. 정치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특히 우리나라 정치판은 신사들이 정치하는 서방세계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먹느냐 먹히느냐를 놓고 사생결단식 대결을 벌이는 난장판 같은 곳이 우리 정치판이다. 그래서 자신의 의지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와 같이 험한 정치지형에 선비와도 같은 반 총장이 과연 발을 내디디게 될지는 어느 누구도 예측할 자격이 없다.

특히 다이내믹한 우리나라의 정치 속성상 3년 뒤의 우리나라 정치판은 귀신도 모를 것이다. 만약 반 총장이 특정 진영의 후보로 나선다면, 반 총장을 영입하지 못한 반대쪽에서는 검증이라는 미명 하에 무차별 공격을 가해 어쩌면 안철수의 뒤를 따라가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반 총장의 이름을 거론하기에는 아직은 너무나도 시기상조인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무엇보다도 남은 임기동안 훌륭한 업적을 쌓게 내버려 두는 것이 정치권이 할 일이다.  정치권 하는 짓이 매사가 이러하니 저질 정치권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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