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에 무슨 골든타임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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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에 무슨 골든타임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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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발언은 무시하는 것이 상책이다

▲ ⓒ뉴스타운
앞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예비성격의 청문회 제도 같은 것을 도입하여 선거도 하기 전에 발가벗겨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는 일이다. 국가관이 부족하고 자질이 형편없는 무능력자들은 막상 링에 오르기도 전에 무수히 떨어져 나가는 가상적 장면이 연상되어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만약 19대 현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지금 당장 청문회를 한다면 최소한 절반이상은 금배지를 떼야 할 것이다. 이런 자들이 즐비한 국회에서 개헌을 부르짖고 있으니 이런 꼴을 지켜봐야만 하는 국민은 속만 타들어 갈 뿐이다.

새민련 대표 문희상은 "골든타임을 놓치면 개헌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올해 안에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화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희상 대표는 지난 국회본회의 야당 대표연설에서도 개헌의 골든타임을 줄곧 주장했다.

고혈압으로 쓰러지는 환자에게나 급성심근경색이 일어나 분,초를 다투는 위중한 환자에게나 적용되어야할 골든타임이라는 말을 개헌에 갖다 붙이니 참으로 어이가 없는 발언이다. 몇 년을 검토하고 또 검토해도 모자라는 것이 개헌인데 개헌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도 아니고 개헌이 무슨 화급한 국가대사라고 골든타임 운운하는가. 단적으로 말하면 개헌에는 골든타임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헌론자들이 골든타임 운운하는 이유는 19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무능하기 짝이 없는 자신들끼리 후다닥 헤치우고 말겠다는 발심(發心)을 나타낸 것으로 봐야 한다. 당장 급한 것은 개헌이 아니라 저질 국회 해산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국민에게 물어보면 90% 이상이 이런 국회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답변을 듣게 될 것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지난 31일에 있었던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 신뢰도가 1.9%인 정치권이 개헌 주체의 한 축이 되기 위해서는 국회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맞는 말이다. 지금 시급을 다투는 문제는 개헌이 아니라 국회 개혁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지적이다.

백번 양보하여 아무리 개헌이 필요하다고 해도 19대 국회에서 하지 않는다고 하여 나라가 절단 나는 것도 아니고 망하는 것도 아니다. 특히 겨우 1%대의 지지율 밖에 받지 못하는 무능한 국회가 개헌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 1%대의 지지율 밖에 받지 못하는 국회라면 이런 국회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다를 바가 없으니 원천적으로 자격부터가 없다.

그날 이정현 의원은 개헌을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완전한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개헌은 정치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또한 당연한 지적이다. 그러면서 "개헌이 아젠다의 블랙홀이 되지 않도록 경제지표·여론지수·남북소통 등이 안정수준에 도달할 때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며 시점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이정현 의원의 발언에서 특히 주목이 갔던 내용은 "여야가 주고받는 밀당 거래 헌법, 이씨, 김씨 주장만 반영되는 거래 헌법, 내용을 미리 정해놓고 하는 짜고치기 헌법, 시한을 정해놓고 하는 시한부 헌법이 돼선 안 된다. 국민 헌법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국민이 늘 지적했던 내용이라는 점에서 틀린 지적이 단 한군데도 없는 발언이었다. 지금 개헌을 주장하는 국회의원들을 보면 여당이 불씨를 가져다주면 야당은 그 불씨로 군불을 떼는 정황이 역력하다.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 판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니 저질 국회라는 소리를 들어도 싸다.

하지만 이정현 의원이 열변을 토하는 그날 그 시간에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 있는 의원들의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옆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킬킬거리고 있는 의원. 스마튼 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의원, 팔짱을 낀 채 졸고 있는 의원, 하품하고 있는 의원, 자리를 떠나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는 의원, 책상에 머리를 처박고 엎드려 있는 의원, 등등 백태만태의 표정에서 이정현의 소리는 마치 허공에다 질러대는 메아리와 같았다. 하기야 의원들의 수준이 저 정도 밖에 안 되니 아무리 자신들을 질책하는 자학(自虐)의 소리가 나와도 스스로 창피함을 느끼거나 스스로 무능함을 느끼는 양심조차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엉터리 국회에서 개헌을 한다면 그야말로 권력 나눠먹기의 결정판이 될 것임은 물론이요, 이리저리 헤집어 놓은 누더기 개헌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거의 100%일 것이다. 따라서 개헌을 해야 할 타당성에 아무리 절박성이 있다고 해도 적어도 이들에게 개헌을 맡겨서는 결단코 안 될 일이다. 굳이 개헌을 하고 싶다면 당장 국회를 해산하고 제대로 정신이 박힌 사람들로 대대적으로 물갈이를 한 후에, 새로 구성된 국회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심도 있는 과정을 거쳐 개헌을 하는 것이 절대다수의 국민이 바라는 개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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