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의 목에도 신언패를 걸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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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의 목에도 신언패를 걸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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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문회를 다루는 국회 상임위원장의 수준이 이래서야

▲ ⓒ뉴스타운
요즘 지상파는 물론이고 종편에서도 광고가 나왔다하면 100세 보험에 관한 노인보험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에서는 81세의 노인이 한 골프 경기에서 사흘 연속 홀인원을 기록했다고 해서 화제에 올랐다. 무려 270억분의 1 확률의 주인공이라고 한다. 조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은 83세 때 낙하산을 타고 공중낙하를 시도하여 성공시키기도 했다. 전 세계가 바야흐로 노령시대다. 우리나라 유권자 수도 60대 이상이 2030세대를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새민련의 눈에는 노령시대가 결코 반가울 리가 없다. 새민련 소속의 설훈을 보면 설화에나 나올법한 고려장이 다시 생겨나야 할 것만 같다. 고려장은 기로((棄老)설화에 나오는 구전일 뿐, 우리나라에는 고려장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에 기로설화들이 각종 설화집과 동화책 등에서 소개되면서 고려장이라는 풍습이 마치 역사적 사실인 양 다루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기로설화란 고려장(高麗葬)에 관련된 효(孝)의 설화로써 70세가 된 노인을 아들이 풍습대로 산속에 버리는 것을 말하는 설화이지만 검증된 실체는 없다. 효를 중시하고 유교사상이 강했던 우리나라에서 고려장 풍습이 있었다는 것은 반역사적 가설일 뿐이다. 

1963년도에 배우 김진규와 주증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고려장이라는 영화가 있었지만 이 영화도 어디까지나 구전에 의한 픽션일 뿐이었다. 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 국회의 교문위원장 새민련 설훈의 발언을 들어보면 설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현대판 고려장이 새로 생겨야 할 판이다. 입이 원수라는 말이 있다. 설훈은 얼마 전에도 대통령의 연애발언으로 호되게 비난을 받더니만 이번에는 고령화 발언으로 또 다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번에 대상을 삼은 타킷은 관광공사 감사로 임명된 자니 윤으로 더 잘 알려진 윤종승 씨였다.

관광공사 상임감사의 임기는 1년이다. 물론 연임도 가능하다. 단 능력과 실력이 검증 되었을 때만 가능하다. 윤종승씨는 이제 78세의 나이다. 설훈의 기준으로 보면 이미 고려장에 들어가고도 남았을 나이다. 설훈은 17일 밤늦게까지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 윤종승(자니윤)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를 향해 "정년이라는 제도를 왜 뒀나. 인간이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져 쉬게 하는 것이다. 79세면 은퇴해 쉴 나이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나이든 한 사람의 인격을 모욕하는 파렴치한 발언이었다. 코미디언 앵커 출신이 관광공사 감사로 임명되었다는 것에 배알이 몹시 뒤틀렸을 터라 무슨 말을 해서라도 정부의 인사에 흠집을 내고 싶은 동기에서 나온 말이었을 것이다.

증인으로 출석한 윤종승 씨는 점잖게 응수했다. "관광 분야에 오래전부터 관심을 뒀고 미국에서도 관광에 대한 일을 했다"며 "관광공사가 미국 뉴욕, 시카고 등에서 일할 때 같이 다니면서 일했고 굉장한 흥미를 갖게 됐다"며 관광공사 감사직 임명에 명분이 있다고 주장했고 또 "일생 연예인 생활을 하다 감사일을 해보니 느끼는게 많았다"고 했다. 또 "국적 회복하고 마지막 내 인생에서 손톱만큼이라도 우리나라에 좋은 일을 하고 갈 기회가 온 거 아닌가 느껴 받아들였다"고도 했다. 윤 씨는 아직도 돌려차기, 앞차기를 할 수 있다면서 노익장을 과시했다.

윤종승씨의 대답은 매우 온건했다. 설훈이 나이를 지적했을 때, 만약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나이를 걸고 넘어져 설훈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수도 있었겠지만 윤 씨는 그렇게 맞대응을 하지 않았다. 만약 설훈의 지적대로 윤종승 씨가 나이가 많아 공직에 진출할 수가 없다면, DJ 역시 대통령이 되어선 결코 안 된다는 논리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DJ의 출생년도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어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DJ가 3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의 나이는 73세였다. 대통령 퇴임시의 나이는 79세였다. 김대중의 집권을 도왔던 김종필 역시 78세까지 정치를 했다. 설훈의 눈에 들보가 끼었는지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DJ의 나이는 깜빡했나 보다. 윤 씨가 일을 잘 했는지 못했는지는 일 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된다는 점에서 설훈의 입은 오두방정에 다름없었다.

나이든 사람이라면 언젠가 명심보감 정도는 한번쯤 읽었을 것이다. 60세를 이미 넘긴 설훈도 어쩌면 한번쯤은 읽었을 것이다. 명심보감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구시화지문: 口是禍之門), 혀는 자기 몸을 베는 칼이로다 (설시참신도 舌是斬身刀).... 후당(後唐)때 재상을 지낸 풍도라는 사람이 지은 설시(舌詩)에 나오는 구절이라고 한다. 조선 연산군 때 입조심, 말조심하라면서 내시나 조정대신들의 목에 걸고 다니게 했던 신언패(愼言牌)에도 사용된 구절이었다.

요즘 시대로 치면 목에 걸고 다니는 사원증과 비슷한 패찰이었다. 이 신언패를 설훈의 목에 걸면 너무나도 잘 어울릴 것같은 생각이 절로 든다. 평소에도 설훈의 입방정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헛웃음만 나올 때가 많다. 국회에서 교육과 문화를 다루는 상임위원장이라는 작자의 수준이 이 정도 밖에 안 되니 국회가 어찌 제대로 돌아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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