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보를 통해 퍼져나간 내용은 대략 이랬다. "지난 9월말 북한 친위부가 갑작스레 김정은을 체포됐고 이번 정변의 지도자는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국장인 조명록이었으며 김정은의 '봉건통치'와 '북한 핵무기포기', 그리고 '남북통일 민족대선의 실처' 여기에다 '헌법'을 통해 북한의 권력을 남한인민에게 되돌려준다. 현재 북한의 박장호와 박정진은 서울에 도착했으며 미국 한국 측과 통일에 대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이런 내용이었다.
물론 우리 정부 당국은 이 내용은 허위라고 밝혔다. 조명록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이나, 현재의 북한 정치총국장이 황병서 임을 감안해 볼 때 웨이보의 이 내용은 누군가가 지어낸 가짜 풍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 루머의 발원지였던 웨이보에는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런 이후로 정말 이상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외신도 제각각이며 각종 설도 난무한다. 통풍에다 신부전증, 뇌출혈 설, 평양 이상 징후 설, 26세의 김여정의 대리 통치설, 그야말로 백가쟁명식의 추측성 루머만 무성하다. 하지만 우리 정부 당국은 김정은의 정권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각종 설에 휩싸인 북한 김정은은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지난 10일에도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당 창건 69주년 기념일을 맞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밝혔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참석자로 거명하지 않았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이제 30세를 갓 넘긴 청년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한창 때의 나이라서 도대체 건강에 이상이 있다면 얼마나 이상이 있다고 하루걸러 현장지도를 다니던 김정은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더 수상하고 더 이상하게 보여 진다. 정부 당국자도 북한 권력 내부 사정에는 정통하지 못할 것이다. 철저히 베일에 둘러쌓인 북한 구중궁궐의 속사정을 우리 정부 당국이 간파한다는 것은 확률 0에 가까울 정도로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무엇인가 낌새를 느낄만한 정황들은 얼마 전에 있었다. 이른바 북한 정권 실세 3인방의 인천 방문 때문의 일이었다.
어쩌면 이들이 약간의 힌트를 주고 갔을 지도 모른다. 북한 인민군 정치총국장 황병서를 비롯한 김양건, 최룡해 이들 북한 권력 실세 3인방이 왜 갑자기 한국에 왔을까. 무엇인가 모종의 시그널을 들려주기 위한 고도의 우회적 표현방식이 아니었을까. 북한 정치 총국장 황병서는 김양건과 최룡해로 부터 상당한 예우를 받았다고 현장을 취재한 언론은 전하고 있다. 황병서는 전용기를 타고 왔고 경호원도 대동했다. 매우 이례적인 광경이었다. 어쩌면 현재의 실질적인 북한 1호는 황병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기에 충분한 장면이었고, 어쩌면 중국 웨이보의 루머대로 황병서 세력이 무엇인가 일을 저지르고 나서 집단지도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과도기에 들어 서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황병서 일행이 인천방문을 마치고 돌아가자마자 서해 NLL상에서는 우리 해군과 교전이 있었다. 또한 그동안 남한의 탈북자 단체가 북한에 대북 선전물을 띄워 보내는 행위에 대해서는 협박성 발언은 늘 있있지만 실제 행동까지는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북풍선을 띄운 곳을 향해 기총사격까지 했었다. 이 또한 과거와 다른 현상이다. 북한 내부의 동요를 외부로 돌리려는 신 권력 주체세력의 방향전환용 전술차원인지도 모른다는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아시다시피 김정은은 현지 지도라는 이름하에 거의 매일 북한 전역을 돌아다니며 현장 지도라는 것을 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랬던 김정은이 40일째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은 예사로 보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장성택를 제거한 사람이 처음에는 최룡해 인줄 알았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니 황병서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황병서는 이미 엄청난 권력을 확보했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권력이 있다는 것은 힘이 있다는 것과 같다. 힘이 있다면 30세의 김정은 쯤이야 쉽게 누를 정도가 되었을 것이다.
중국 웨이보에 처음 루머가 나돈 시기도 미묘했다. 오비이락인지는 모르지만 김정은이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시기와 묘하게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에는 노동신문에서조차 김정은과 관련된 기사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지난 40일간 북한과 김정은의 주변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이 모든 수수께끼의 해답은 경호원을 대동하고 북한 1호 전용기를 타고 온 황병서와 김양건, 그리고 최룡해 만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 북한은 집단권력체제로 가기 위한 모종의 조치가 40일 전에 이미 취해졌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이 그래서 더 설득력을 얻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김정은을 전면에 내세우고 실질적으로 수렴청정을 하고 있는 실력자는 인천을 방문했던 황병서 일행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더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고 차분한 대응이 절실한 시기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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