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국가대표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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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국가대표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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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프레레, 지난 10일 박주영 발탁 가능성 시사

 
   
  ▲ (좌)본프레레 대표팀 감독, (우)박주영 선수  
 

“박주영이 지금처럼 활약한다면 6월에 있을 우즈베키스탄과 쿠웨이트 원정에 합류시킬 수도 있다.”

지난 10일 성남 제2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삼성 하우젠컵 2005’ 성남과 울산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나온 요하네스 조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이 박주영(20. FC 서울)의 대표팀 발탁을 시사했다. 박주영이 청소년 팀에서의 활약과 별 차이 없는 기량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하자, 성인 팀에서도 통하는 수준을 갖고 있다고 판단, 대표팀 발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팀은 오는 6월 3일과 9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과 쿠웨이트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의 가장 큰 고비가 될 원정 2연전을 갖는다. 이번 원정 2연전이 사실상 독일행을 좌, 우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표팀에겐 매우 중요한 일전이 될 것이다.

기존의 이동국을 중심으로 설기현, 이천수, 차두리, 정경호 등을 쓰리 톱으로 사용하며 공격 전술을 펼쳤으나, 예선 3경기에서 4골을 합작하는데 그쳐 뭔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긴 하다.

더군다나 2골은 포워드인 이동국이 해결 했지만, 나머지 2골은 미드필더인 이영표의 발끝에서 나왔다는 점도 공격진의 화력을 의심케 하고 있다. 후보군에 속해 있는 남궁도와 조재진 등이 있긴 하지만, A-대표팀에 어울릴 만한 기량은 아직 갖추질 못했다.

본프레레 감독도 이러한 대표팀의 공격부분을 염려하며 최근 부상을 털고 일어나 득점포를 가동하며 부활하고 있는 안정환(29·요코하마 F 마리노스)을 예의주시하며 대표팀 합류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등, 새로운 카드를 찾아 부심하고 있다.

때마침, 박주영이 프로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맹활약하자 본프레레 감독의 마음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박주영을 대표팀에 발탁할 수도 있다는 그의 발언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

세계청소년선수권은 포기?

먼저 6월 개막되는 네덜란드 세계청소년 선수권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A-대표팀은 오는 6월 3일엔 우즈베키스탄과 9일엔 쿠웨이트와 각각 경기를 펼치게 된다. 5월에 소집돼 한 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곧 바로 우즈베키스탄으로 날아가 일전에 대비할 계획이다. 반면 청소년 대표팀은 오는 6월 13일(한국시간 오전 03시 30분) 네덜란드 엠멘에서 스위스와 첫 경기를 갖는다. 대회가 개막하는 10일 이전에 입성해 현지 적응 훈련을 거친 후 첫 경기에 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이 만약 두 대표팀에 모두 발탁된다 하더라도,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두 대표팀의 경기를 모두 소화하기에는 일정이 너무 촉박하고, 설령 뛴다 하더라도 정상적인 경기력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A-대표팀이 갖게 되는 쿠웨이트와의 원정 경기를 펼치고 네덜란드로 바로 입성한다 해도, 경기 이틀 전에야 도착 할 것으로 보여, 현지 적응은 물론이고 여독도 풀리지 않을게 뻔하다. 더군다나 A-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 전부터 해외 원정길에 올라야 하는 만큼, 길어지는 해외 일정으로 컨디션이 흐트러질 수도 있다.

물론 우즈베키스탄과의 3일 경기 후에 박주영을 청소년 대표팀으로 돌려보내거나, 쿠웨이트전이 끝난 이후에 네덜란드로 보내 나이지리아와의 조별 예선 2차전부터의 기용 방안도 논의 할 수 있다. 하지만, A-대표팀의 전술과 작전 훈련 등을 거친 박주영이 곧바로 박성화 청소년 대표팀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전술적인 움직임을 곧 바로 소화 할 수 있을지도 문제이다.

또 하나, 만약 박주영이 A-대표팀에 발탁돼 청소년 선수권을 포기하게 된다면, 나머지 20여 명의 청소년 대표팀 선수들이 가질 일종의 ‘정신적인 공황’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누가 뭐래도 박주영은 청소년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최고의 선수이다. 박주영이 만약 청소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게 된다면, 당장 엔트리 구성에도 심각한 문제를 안게 될 뿐더러, 그 동안 다져 왔던 박주영을 중심으로 한 팀 컬러도 일순간에 무너져 버린다.

실제로 박주영과 김승용 등이 빠진 수원 4개국 친선대회에서 청소년대표팀은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수비수인 이강진이 두골을 뽑는 등, 공격력에서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었다.

세계청소년선수권은 20세 이하의 축구 선수들에게는 월드컵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그 속에서 유럽 진출의 꿈을 키우기도 하고, 국가대표팀의 발탁과 프로로의 진출을 위한 자신의 가치를 알림으로서 한 단계 성숙해지는 일종의 ‘기회’인 것이다.

그러한 놓칠 수 없는 기회에 팀의 전력을 책임지는 에이스가 빠져버리게 된다면 어린 선수들은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기도 전에 절망부터 할지도 모를 일이다. A-대표팀에게 박주영은 있으면 좋은 존재지만, 청소년 대표팀에겐 없어선 안 될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때, 그때 달라요

지금 본 프레레 감독의 머릿속은 원정 2연전에 대한 부담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한 부담스런 경기를 이겨내기 위한 해결책으로 이런저런 고심과 시뮬레이션을 잔뜩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그런 고민의 끝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축구 철학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때, 그때 달라요’ 식으로 바꿔 버린다면 최종적인 신뢰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분명 본 프레레 감독은 여론의 강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이후’ 라며 박주영의 발탁을 반대했었다. 하지만 10일 그의 발언은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한 그의 종잡을 수 없는 축구관이 결국 우리 대표팀과 한국 축구 전체에 악영향을 가져올 수도 있다.

박주영은 청소년 대표팀에서 세계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맞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그 것이 옳은 일이다. 그리고 박주영 하나에 의해 대표팀이 좌지우지 된다면, 그 정도로 우리 국가대표 A팀이 약하다면 차라리 월드컵을 포기 하는 것이 낫다.

그리고 지금 대표팀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팀의 득점을 해결할 공격수의 부재 보다는 불안한 수비라인의 정비이다. 특히 안정환이 가세한다면 충분히 지금보다 더 짜임새 있는 공격력을 기대해도 좋다.

당장 청소년 대표팀과의 일정이 겹치는 박주영을 무리해서라도 불러들이는 것이 옳은 일일까, 아니면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최후방 수비라인에 대한 재검증이 우선일까?

계속해서 대표팀 수비 라인에 대한 체질 개선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본프레레 감독의 머릿속에는 과연 어떤 그림들이 그려지고 있는 것일까?

최근 그의 행보가 더욱 더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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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그네 2005-05-01 18:11:22
박주영이 청소년대표로 세계대회를 뛰어냐 한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당장 눈앞의 문제 해결을 위해 플레렐 감독의 생각이 왔다리 갔다리해서는
안될 것이고 보다 국가 전체를 생각하는 긴 안목과 정확한 판단이
앞서야 할 것 같네요
박주영이 없이는 안될 월드컵축구라면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약간은
지나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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