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만지는데 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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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만지는데 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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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걸치고 택시를 이용할 때 기사분들과 몇마디 나누다 보면 별의별 얘기가 다 나온다. 듣기에 민망한 경험담은 물론이고 귀가 솔깃한 와이담도 술술 흘러 나온다.

객지 친구로 가깝게 지내는 주당이 한 명 있는데 잘 나가던 사업체가 IMF태풍에 정통으로 맞아 지금은 법인 택시 운전을 하고 있다.

세상 죄짓고 살지 말라고 했던가. 사업체 부도 이후 1년여 정도 종적을 감췄던 이 친구와 택시에서 만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것도 나는 손님이요 이 친구는 운전기사로 말이다.

시계바늘이 자정을 향해 힘든 산행을 하고 있을즈음 취기 오른 얼굴로 종로에서 택시를 탔는데 바로 그 친구였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그 친구 운전도 마다하고 한 잔 하자고 하지 않겠는가. 주당이 술꾼을 보거나 술꾼이 주당을 만나면 박절하게 뿌리치지 못하는 것이 “한 잔 하세”가 아닌가 싶다.

교대자에게 양해를 구해 운전대를 넘기고 술자리를 마주한 이 친구, 택시운전 1년만에 사람이 너무 달라져 있었다. 다른 택시기사들은 술취한 남자 손님 욕하는 것이 다반사인데 이 친구는 여자 손님들과의 해프닝만 줄줄이 뱉어 내는데,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얘기를 들으니 술이 꿀꺽 넘어갔다.

이 친구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됐다. 친구 왈(여기서 부터는 친구가 술마시면서 털어 놓은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보도록 하겠다), 비가 오는날 강남에서 조금 술이 과한듯한 남녀 한쌍이 비를 약간 맞았는지 초췌한 모습으로 택시를 탔다. 목적지는 상계동, 그런데 룸미러에 비친 두사람의 몸동작이 예사롭지 않았다. 남자 손은 심심찮게 여자의 몸을 더듬기에 여념이 없었고, 여자는 남자의 거시기쪽에 손을 푹 질러넣은 채 눈만 지그시 감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이 친구 자기도 모르게 자꾸만 룸미러 쪽으로 달려가는 눈동자를 붙잡을 수 없어 한마디 했겠다. “손님 여기는 택시 안이지 호텔이 아니잖습니까”(속으로는 좋으면서도 비가 와서 사고날까 두려워 한마디 했다고 함). 그러자 남자손님이 한강을 건너자 마자 택시를 세워 달라고 하더라는 것. 웃기는 것은 남자손님이 여자를 택시에 둔 채 내려서는 택시비까지 여자에게 떠 맡기고 유유히 사라졌는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이 여자 갑자기 오줌이 마렵다고 안달을 부려 으슥한 길가를 찾아 용변을 해결토록 했는데 어머나, 치마를 걷어 올리는데 영화에서나 보던 노팬티가 아닌가. 심장이 콩닥콩닥 요동을 치는데 용변이 끝난 여자가 이번에는 앞자리로 와서 앉는 것이 아니겠나.

안전벨트를 매고 출발을 하자마자 여자 왈 약간 혀꼬부라진 소리로 “아저씨 만약에 술 취한 여자들이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와서는 택시비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해결해요”라며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를 던지는데 그것이 현실로 올줄이야. 분명히 목적지는 상계동이라 했는데 중도에서 택시비가 없다며 닭발을 내미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해결책으로 어마어마 한 것을 내 걸었다.

택시비가 8,000원이니 한쪽 가슴 만지는데 2,000원씩 4,000원, 허리 밑 한 번 더듬는데 4,000원이니 그것으로 해결하라며 치마를 걷어 올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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