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휴가도 정쟁의 대상이 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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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휴가도 정쟁의 대상이 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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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휴가를 투표 포기로 단정하는 권은희의 무지

 
광주광역시 '광산을' 지역구 재보선에 나선 새민련 후보로 나선 권은희가 무슨 호소문을 발표했다고 해서 전문을 찾아 읽어보았다. 내용을 요약하면 대통령이 휴가를 간 것에 빗대어 국민에게 투표를 포기하라는 것과 대통령의 휴가가 민주주의의 후퇴를 원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의 의미를 자신의 입맛에 끼워 맞춰 '권은희 때리기'로 규정했다. 권은희가 대통령이 여름휴가 간 것을 빌미삼아 국민에게 투표 포기를 원하고 있다고 했으니 그렇다면 권은희는 어떤 근거로 그렇게 말했는지 반드시 납득할 만한 근거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근거자료가 부족하다면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다는 합당한 녹취록이라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정치가 아무리 말로 한다고 하지만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부터 난다고 누구로부터 배운 말버릇인지는 모르지만 정치햇병아리 주제에 벌써부터 추잡스러운 말만 골라서 하고 있다. 권은희가 지역사정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호소문이라는 것을 발표하면서 이따위 헛소리를 지껄였을까를 생각하니 기성정치권이 뿌려놓은 막말에 대한 씨앗이 참으로 뿌리 깊게 파생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치신인이라면 처음부터 좋은 말만 배워도 시원찮을 판에 저질정치인들이 사용하는 말만 배우고 출발을 하니 싹수가 벌써부터 노랗게 보인다.

모든 직장인은 여름휴가철만 되면 당연히 휴가를 가게 마련이다. 기업에서는 연례행사처럼 하기휴가를 실시한다. 노조에서도 임, 단협 협상을 할 때 항상 등장하는 주제가 휴가일수와 휴가비 책정이 협상의 가장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권은희만 모르는 것 같다. 이러고도 국회의원이 되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자질이 의심스럽다.

휴가는 법적으로도 보장되어 있는 근로자의 권리인 것이다. 기업에서는 휴가를 안 가겠다고 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별도 교육을 시킬 정도로 기업의 입장에서는 하기휴가는 권장 사항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가지도자가 휴가철을 맞아 휴가를 가는 것과 그것을 투표포기라는 것과 연관시키는 권은희의 발상을 보니 한편으론 우려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한심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권은희가 다른 나라 국가 지도자들의 사정을 모르는 것 같아 모 일간지가 보도한 몇 가지 사례를 인용하여 사례를 소개한다. 미국의 부시 전 대통령은 8년 재임 중 879일을 휴가 등으로 보냈다. 크로포드 목장서는 무려 5주일간을 보내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긴 휴가를 즐겼고, 오바마 대통령도 올해 휴가일수는 16일간 실시한다고 한다. 그래도 미국민들은 시비를 걸지 않는다. 국가 지도가에게 휴가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해 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지난해 여름 스페인, 포르투갈, 스코틀랜드, 잉글랜드로 옮겨 다니며 휴가를 즐겼다. 캐머런 총리는 "너무 쉰다"는 언론의 지적에 대해 "블랙베리(전화기)를 체크한다. 또 사무실과도 연락한다"며 "그러나 휴가철이다. 자녀를 위한 시간"이라고 반박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스위스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다가 골반 뼈에 금이 가 3주간 치료를 받기도 했다. 프랑스는 여름 휴가철이 되면 바캉스 시즌이라고 하여 전 관공서가 휴무 상태에 들어갈 정도로 전국이 마비가 된다.

일본의 아베 총리 역시 최소한 일주일은 족히 쉰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도 휴양지 베이다이어에서 7월말부터 8월초까지 휴가를 간다. 유럽의 대다수 국가 정상들의 휴가 일수는 평균 3주 정도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이 일 년에 실시하는 하기휴가 일수는 고작 4박 5일간 정도에 불과할 뿐이다. 그것도 여러 가지 돌발적인 사정으로 인해 청와대 관저에서 보낸 대통령도 더러 있었다.

새민련은 29일 휴가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휴가 메시지를 남긴 것을 두고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며 남긴 글이 주는 한가로움이 세월호 유가족의 통곡을 덮고 있다"고 비판했고 어느 대변인은 "휴가기간에도 선거를 하루 앞둔 시점에 글을 올린 것은 고정지지층을 겨냥한 우회적인 선거개입을 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국민은 한가로운 대통령의 휴가에서 또 좌절하고 냉소마저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통령의 휴가마저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정치권은 우리나라밖엔 없을 것이다. 하긴야 정치권의 생리가 이런 수준밖에 되지 않으니 권은희 같은 정치신인의 입에서조차도 정책문제 보다는 악의에 찬 정치적인 발언이 나왔을 것이다. 하긴야 윗물부터 흐린데 아랫물이 어째서 맑을 까닭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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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lw 2014-08-30 13:06:50
ㅋ 대통령 휴가문제는 누가 먼저시작했는지 보고 말해 기자새캬....
기사라고 에구

정말깝깝하네 2014-07-30 19:08:11
이게 기사냐...? 그냥 일방적으로 까는 기사네...휴가도 갈때 가야지...?
세월호 희생자가족은 16일째 단식 투쟁으로 쓰러져 가고 있는데...휴가를 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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