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보다는 돈이 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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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보다는 돈이 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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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극장 철거한 건물주의 속사정이 궁굼하다.

^^^▲ 국도극장 터 비석
ⓒ 뉴스타운^^^

을지로 4가에 가면 이 곳에 국도극장이 있었다는 비석이 있다.

근래 복합상영관이 많아져서 오래된 극장들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일개 극장이 뭣이 그리 대단해서 비석까지 세워놓았는가 의아했다.

이유는 그 극장의 건물이 문화재로 가치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극장의 주인은, 건물이 문화재로 지정되려 하자 황급히 철거했다고 한다. 그 건물을 그대로 두고 많은 사람들이 보면서 우리 현대사를 되새기게 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건물 주인의 집안은 우리 역사와 문화의 맥을 같이한 명문가로 어느 정도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돼봐야 건물주와 건물주의 후손들이 과연 진정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었을까 의심스럽다. 사람들은 그 집안 사람들이 그저 조상 덕을 보았다고만 평할 것이다.

^^^▲ 비석에 쓰인 글
ⓒ 뉴스타운^^^

그 대신 그 건물 터에 빌딩을 지어 많은 세를 받으며 재산을 늘리고, 자식들을 유학 보내거나 사업에 성공하도록 하면, 후세의 사람들은 건물주의 자손이 자기 능력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주인이 집세를 받을 동안에는, 일개 문화재 건물의 주인으로 있기보다는, 큰 건물에서 많은 세입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받는 대접이 더 낫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필자가 어렸을 때 받았던 교육에서는 우리의 전통 직업관인 사농공상(士農工商)은 나쁜 것이라고만 배웠다. 특히 70년도의 한 방송극에서 "바야흐로 상공농사의 시대야. 돈 버는 직업이 제일이고… 선비는 가난하고 실속 없는 직업으로 됐어"하며 캠페인 하는 것을 들은 바 있다.

이런 세태에서 조상은 자손에게 '명문가'라는 명예를 물려주기보다는 돈을 물려줘야 더 좋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가문의 명예는 자기의 덕이라고 주장할 수 없고 조상의 덕이라지만, 돈은 자신의 것이 되고 자신이 세상에서 대우받는데 유용하게 쓰이니 그럴 만도 하다.

^^^▲ 국도극장이 헐린 자리
ⓒ 뉴스타운^^^

건물주가 70년대 산업화와 80년대 부동산개발의 가치관에 매이지 않고 근래의 '한류'와 '준상이네 집' 등의 키워드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국도극장의 처리를 달리 결정했을지 모른다.

만약 국도극장이 그대로 있었다면 분명 건물은 더 깨끗이 단장되고 주변 환경도 개선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지금 을지로 4가 주변은 '낙후지역'이다. 밤이 되면 경찰도 무서워 할 정도의 어둠의 거리가 된다고 한다.

^^^▲ 1999년 이후 7년째 도심 속의 폐허로 흉물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 뉴스타운^^^

건물주가 70년대 산업화와 80년대 부동산개발의 가치관에 매이지 않고 근래의 '한류'와 '준상이네 집' 등의 키워드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국도극장의 처리를 달리 결정했을지 모른다.

만약 국도극장이 그대로 있었다면 분명 건물은 더 깨끗이 단장되고 주변 환경도 개선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을지로 4가 주변은 '낙후지역'이다. 밤이 되면 경찰도 무서워 할 정도의 어둠의 거리가 된다고 한다.

가치 있는 건물은 혹 개축을 못하게 할까봐 철거하고, 숱한 허름한 건물은 훗날의 개발이익을 기대하여 그대로 두는 상황이 서울의 도심을 낙후지역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도심이 지닌 교통의 편리성을 공익을 위하여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적 폐해가 아닐 수 없다.

여하튼 부동산을 그런 식으로 운용해 재산을 늘릴 수 있었다면, 그러한 자금이 되도록이면 서민들의 고용 증대를 위한 생산에 투자됐으면 좋겠다.

성경에도 "비천(卑賤)히 여김을 받을지라도 종을 부리는 자는 스스로 높은 체 하고도 음식이 핍절(乏絶)한 자보다 나으니라"(잠언 12:9)고 했다. 아무쪼록 그 돈이 남에게 생업의 길을 만들어 주는데 쓰이길 바란다. 그러면 정말 실속 없는 명문가 대접보다는 훨씬 나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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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2005-03-11 10:41:10
박경범 기자님 안녕하세요. 오노우뉴스 최재원입니다. 저 기억하시죠?
예전에 저 인터뷰할 때 같이 나오셨잖아요~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뉴스타운에 글 쓰셨네요..

박경범 2005-03-11 11:07:57
예 지금 어떠시나요.
저는 http://muma.com.ne.kr
http://blog.empas.com/mumakr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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