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의 시신은 정치적 이용대상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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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의 시신은 정치적 이용대상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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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유병언의 대죄는 결코 양립할 수가 없어

 
각 언론은 유병언이 변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유병언이 시신으로 발견됨에 따라 그동안 검찰은 유병언의 그림자만 쫓은 결과가 되었고, 경찰의 수색 작업은 건성건성으로 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유병언의 변사체가 발견된 곳은 유병언의 마지막 은둔처에서 불과 30 여분밖에 떨어지지 않은 순천시 송치재 인근 매실 밭에서 발견되었으니 검, 경은 그동안 유병언의 유령만 쫓았던 것이다. 특히 변사체를 발견하고 40여일을 경과하는 동안에도 이 변사체의 주인공이 유병언인지 몰랐다니 대한민국의 검찰과 경찰이 보여준 대단한 수사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유병언의 시신 발견이 7.30 재,보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현재로서는 속단하기 이르다. 이 문제는 틀림없이 정치적으로 활용될 것이다. 벌써 그런 조짐도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박영선이 가장 먼저 정치이슈화 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대대표는 "군대까지 동원해 유병언을 잡겠다고 큰소리치던 검찰과 법무장관이다. 생포는 커녕 시체를 은신처 코 앞에서 발견해놓고 40일간 방치한 어이없는 정권, 어이없는 검찰, 어이없는 법무장관"이라면서 "대한민국은 이제 전무후무한 신뢰의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인 발언이다. 하지만 박영선의 이 발언은 권은희에 대한 비판여론을 희석시키기 위한 순발력 차원의 즉시 대응차원에서 나온 발언이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론이 순식간에 변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는 새누리당에 상당히 유리한 국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론조사 속에는 일정한 추세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 추세는 일정한 알고리즘을 동반한다. 상승 추세를 타면 여간해선 반전당하기가 쉽지 않은 속성도 함께 지니고 있다. 총리 낙마, 장관 인사 불협화음 등 7.30 재,보선을 맞는 환경은 새누리당에 크게 유리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새민련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에 있는 것도 아니었다. 6.4 지방 선거가 거의 무승부 성격을 띠고 막 끝난 시점에 치러지는 재,보선이라 승기를 잡는 쪽이 유리한 위치에 점하는 이슈 선점의 성격이 짙었다. 문제는 공천에 있었다.

어느 누가 봐도 공천에서 난맥상을 보여준 것은 두 말할 필요조차 없이 새민련의 공천이 단연 뉴스를 탔다. 난맥상의 핵심에 권은희와 기동민이 있었다. 이 두 사람의 공천은 누가 봐도 어깃장 공천이 분명했다. 따라서 반대급부의 헤게모니는 새누리당으로 돌아갔다. 권은희와 기동민의 공천 후유증은 엉뚱하게도 수도권과 충청권 새민련 후보들에게로 불똥이 튀었다. 김한길과 안철수는 급했다. 그래서 급하게 꺼내든 무기가 수원으로 몰려가 천막을 치는 일이었다. 이번 선거는 휴가절정기에 치러진다. 수원은 피서지가 아니다. 그런데도 천막을 쳤다. 천막을 치는 것은 김한길의 주특기였다. 또 다시 쇼를 한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김한길은 작년에도 서울시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호객행위에 나섰지만 수지맞는 장사는 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밑지는 장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번 재,보선에는 다른 재,보선과 달리 특이한 점을 보이고 있다. 야당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이 전혀 먹혀들어 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야당의 중진들이 고전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권은희의 공천은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호남에서도 푸대접을 톡톡히 받고 있다. 새누리당의 이정현이 순천, 곡성에서 상당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그 증빙자료인 셈이다. 선거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지금까지의 추세는 확실히 이정현이 여론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 만약 텃밭에서 정권심판론이 먹혀들어 가고 있다면 이정현은 현재 바닥을 기고 있어야 하는 게 호남의 정서요, 현실일 것이다. 이정현이 선전하는 이유로는 이정현이 주장하는 예산폭탄론이 실세론과 어울려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탓도 있겠지만 새민련의 정권심판론이 그만큼 먹혀들지 않는 일정한 알고리즘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야당은 정권심판론과 더불어 세월호 사고를 이번 재,보선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태세였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세월호 사고 여파도 전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야당과 유가족이 주창하고 있는 특별법의 내용이 국민적인 동의를 전혀 받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세월호 유가족이 국민적 동정심을 받기에는 너무나 정치적으로 변질되었다는 인식이 강하고도, 넓게 퍼져가고 있는 이유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여기에다 권은희의 공천은 전체 재, 보선 판을 뒤흔드는 블랙홀이 되어 정권심판론과 세월호 여파를 단숨에 짓눌려 버렸다.

적어도 선거 초반전의 기세는 새누리당이 우위에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점차 박빙의 구도로 좁혀지기는 하겠지만, 지금의 추세를 역전시키기에는 야당이 동원할 무기가 마땅치가 않아 보인다. 이때 등장한 것이 유병언의 시신이다. 유병언의 시신 발견은 어쩌면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야당의 공격무기로 변질될지도 모른다. 또 그럴 가능성도 다분하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유병언의 시신 발견은 이제부터 방향을 달리해야 하는 수사의 시발점일 뿐이다. 따라서 정치적인 목적에 활용되게 놔두어선 결코 안 된다. 선거와 유병언의 대죄(大罪)는 결코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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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백정 2014-07-22 15:11:55
유병언 잡으면 상금 5억원, 쥐도새도 모르게 죽여버리면 상금 50억원! 상황끝났을께 대감 영감들 발 쭉뻣고
주무시시랑께여…...

기사참.. 2014-07-22 15:25:54
기자가 정치란 뜻 모르는지 참.

야당이 행정부가 잘못한거를 지적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논리.
그리고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말도 나쁜 말이 아님.

정치를 하는 집단인데 당연히 정치적으로 이용해야지.
기자야 정치가 나쁜 뜻이야? 정치적으로 이용이 나쁜 거야?
행정 국가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오늘 행정부의 감시를 해야하는게 당의 책무인데,
여당은 실질적으로 행정부를 비판하기 힘드니 대신 하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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