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후속대책의 국회 결정에 민주노동당도 반대입장을 밝혔지만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대 이유와는 너무나 다르다. 민주노동당도 행정수도 후속대책에 대해 내부 이견이 분분했지만 한나라당의 그것과는 양상이 달랐다.
행정수도 특별법 제정부터 한나라당의 입장 선회, 헌재 기각, 후속대책 마련까지 한나라당의 당론은 극과 극을 달렸다. 그것은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민주노동당의 고민과 대안과는 거리가 먼 오로지 정치적 이해관계에 기반한 ‘정쟁’이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전여옥 대변인이 있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여옥 대변인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전여옥 대변인은 한나라당 대변이기도 하지만 입법기관인 의원으로서 17대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묻고 싶다.
박근혜 대표가 무정쟁 선언을 한 지 불과 몇 달도 되지 않아 국회를 정쟁의 도가니로 만들고 정치적 이해관계로 내부분란조차 수습하지 못한 한나라당의 대변인으로서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지 묻고 싶다.
공당의 역할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정운영을 바람직하게 이끌어가는 것이며 공당의 대변인이라면 그러한 역할을 대변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오로지 정쟁으로 국민에게 정치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고 전여옥 대변인은 그 정쟁의 선두주자로서 국민의 삶과는 무관한 말잔치를 벌여왔다.
박근혜 대표에 대한 충심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지만 전여옥 대변인이 탁월한 입심으로 정쟁의 중심에 섰던 자신의 역할이 오늘의 한나라당을 만든데 적잖이 기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는 일시적 수습에 기여할지는 모르나 한나라당의 미래를 위한 근본적 대책은 될 수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수십년간 보수정치를 주도해온 정당으로서 국민에게 정쟁 그 이상의 의미를 보여주지 못한 것은 정치철학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나라당이 내부수습을 하기 위한 진정한 대안은 행정수도 이전 논란의 전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평가하고 국민에게 평가를 받는 것이다.
기왕에 사퇴의사를 밝힌 만큼 이번 기회에 전여옥 대변인은 입법기관으로서의 자신의 역할과 대변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기회를 가질 것을 충고 드린다.
2005. 3. 8.
민주노동당 대변인 홍승하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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