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나를 춤추게 하리니, 보이는가! 이 움직임의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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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를 춤추게 하리니, 보이는가! 이 움직임의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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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즐거운 우화’

^^^▲ 동물농장 프로젝트 1 – 화이트
ⓒ 극단 '상상'^^^
독창적인 연극적 표현 양식을 작품마다 시도하며 관객들과의 새로운 방식의 상호 소통을 무대에서 실현해 온 극단 '상상'은 2005년 봄, 한층 신나고 유쾌한 우화로 돌아온 이미지 극 '웃기는 돼지들'을 웃기는 세상에 선물한다.

지난 2002년 대학로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며, 이미지 극의 형식과 내용의 유희성이 조화를 이루고 짜임새 있는 구성이라는 평으로 찬사를 받았던 극단 '상상'의 '동물농장 프로젝트 1 - 화이트'가 오는 4월 1일부터 2005년 5월 29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나무와 물’에서 이미지 극 '웃기는 돼지들'의 이름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우화 소설가로 잘 알려진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의 대표작, 소설 ‘동물농장’의 기본 줄거리를 바탕으로 한 이번 작품은 연출가 박광태(朴珖兌, 극단 상상 대표)의 각색을 통해 내용의 희극성을 더욱 강조하고, 관객들의 상상력이 개입할 여지가 풍부한 이미지 극(the theatre images)으로 만들어진다.

눈으로 듣고, 귀로 보다

무대는 박제동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장에서 시작한다. 지금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그저 보여지기만 하는 한낱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지만, 한때 ‘동물농장’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동물들의 이야기는 7명의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소리’의 말과 ‘움직임’의 말이 잘 조화된 하나의 ‘장면’으로 펼쳐진다.

배우들이 전달하는 ‘말’은 신체언어와 구음(口音)을 통해 보이는 소리와 들리는 움직임으로 형상화되고, 이는 각기 개별적인 표현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조직된 무대를 선보이게 한다. 배우들은 끊임없이 몸을 던지고 구르는 역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동물들의 행동과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내고 무대장치와 바닥을 직접 몸으로 두드려 내는 효과음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하게 된다.

다리에 날개를 달다

초연에서는 철제 큐브를 무대 장치로 사용하여 서고 앉음의 시각적인 차이와 들어감과 나옴의 의미적 구별을 통해 동물들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과 사회적 위치를 서로 대비하여 나타냈다. 새롭게 각색된 이번 작품에서는 동물들의 다리를 형상화한 나무 막대가 주요 오브제로 등장해 움직임의 시각적 효과와 소리의 청각적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 나무 막대는 동물 다리로만 아니라 총, 우산, 골프채 등 각종 인간사회의 도구로 사용되어 배우들의 움직임을 용이하게 할 뿐 아니라, 각각의 상황에 부합하는 새로운 의미의 사물로 존재하게 된다. 또한 무대 바닥을 두드리는 악기의 역할도 담당하게 되면서 공감각적 효과를 불러 일으키게 된다.

두드림! 마음을 깨우는 울림

무대를 한층 역동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타악 연주의 힘이다. 두드리는 행위는 열고자 하는 대상이 있을 때 간절해지는 법이다. 타악기를 사용한 두드림은 잠들어있던 동물들의 몸을 깨우고, 그들이 잊고 있었던 과거의 추억을 깨우고, 무신경하게 닫혀있는 관객들의 세상을 향한 마음을 깨운다.

그리하여 배우들과 관객들의 열린 마음이 교감하게 되고 무대는 객석과 분리되어 바라보는 공간이 아니라 공연장에 함께 있는 모두의 마음이 모인 소통과 열정의 자리로 존재하게 된다. 더욱이 국악이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원작의 국적과 이념이 과거 그대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오늘을 살아가는 관객들 속에서 생생히 살아나게 되고, 이를 통해 원작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보편적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꿈 많은 돼지들의 즐거운 우화

극단 상상은 정치 풍자에 초점이 맞춰진 원작의 국한된 분석에서 벗어나,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즐거운 우화’를 무대에 올림으로서 관객들 각자가 자신들만의 주제의식을 찾고, 활발한 담론을 생성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스스로를 사회의 리더라고 생각하는 관객들은 자신의 입장을 지도자 ‘나폴레옹’, 참모 ‘스퀴얼러’, 경쟁사회에서 탈락한 ‘스노우 볼’ 중 누구에게라도 비춰볼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방관하는 ‘벤자민’, 무조건적 지지자 ‘복서’, 배신자 ‘몰리’, 현실에 순응하는 ‘클로버’에서도 자신의 소시민적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동물들이 꿈꾸는 세상이 한 낱 ‘꿈’에 불과한 것인지, 그 꿈에 우리가 서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는 것도 연극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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