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주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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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히 주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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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끝나야 하는데 이번에는 “시민이 승차거부를 당했다고 연락을 해서 경찰이 왔음에도 단속을 하지 않는다”며 경찰과 시비가 붙은 것이다.

민주경찰, 대한민국 경찰, 국민의 경찰 등등을 부르짖으며 경찰에게 엉겨 붙었다. 꼴상 사나운 일이나 벌어질까 두려웠던 경찰은 그를 차에 싣고 파출소로 데려갔다.

보통 주당들도 그렇지만 헷도(머리)가 돈 사람들은 경찰에만 모셔져 오면 목소리가 더 커진다.
경찰이, 경찰서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무의식중에 목소리를 높인다는 것이 경찰들의 이구동성이다. 남이야 무슨 말을 하든 자신의 주장만 줄기차게 늘어놓는 것이다.

파출소 다른 직원이 보았을 때는 후배주당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하지만, 하는 행동이 말이 아니다 보니 인간취급을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래도 양반 경찰을 만났으니 다행이지 독한 경찰을 만났으면 볼테기 한 대 정도는 맞고도 남을 일이었다.

봉변을 당한 경찰이 처음부터 벌어진 상황에 대해 설명을 했지만 후배주당은 초지일관 “왜 승차거부를 하는 택시를 벌주지 않느냐”는 것으로 밀어 부쳤던 것이다.

이때가 새벽 3시경. 경찰이 소원대로 해줄테니 잠깐 쇼파에 앉아 기다리라며 억지로 앉혀 놓았더니 채 10분도 안돼 코 고는 소리가 들리는 것 아닌가.

그래도 민주경찰답게 후배 주당이 불쌍했던지 머리를 옆으로 눕혀 편히 잠들게 해 주었다.

꿈속에서 끊어진 필름을 조각조각 붙이느라 몇시간을 고생한 후배 주당이 잠에서 깬 시간은 6시. 정확히 3시간을 경찰 신세를 진 것이다.

잠에서 깬 이 친구 앞에 보이는 것은 자신의 방이 아닌 파출소였다. 깜짝 놀란듯 소스라 치는 후배 주당에게 경찰은 “편히 주무셨습니까”라며 아침 인사까지 건넸겠다. 뭐가 어찌 된건지 모르는 후배주당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 일이 생각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나마 자신이 왜 파출소에 와 있는지 그것을 모르겠더라는 것이다. 어차피 얼굴에 철판 깐 주당이라 어떻게 자신이 파출소까지 왔는지를 물었다. 경찰은 바로 위와 같은 상황 설명을 자세하게 해 주었다(이놈 이때 심정이 쥐구멍이라도 있었으면 들어가고 싶었을 것이다).

머리 조아려 백배 천배 사죄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노라고 맹세하고 파출소를 나온 후배, 양심은 있었는지 시원한 음료수 한 박스를 사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여관비도 안내고 파출소에서 하루 저녁을 공짜로 잤으니 말이다.

내가 후배 주당의 취중일지를 소재로 삼겠다고 하니 그날 밤 자신 때문에 고생한 경찰에게 지금도 감사하고 있다고 써 달라고 당부까지 했다. “이사람아 이제는 술좀 줄이게. 자칫 하다가는 경찰서가 아니라 황천길 가겠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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