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엉터리 국난 극복 안전관리 시스템으로는 국민의 안전한 삶을 보장할 수 없다. 재난 재해가 있을 때마다 피해자들이, 또 실종 및 유가족들이 칸막이 없는 체육관에 방치되고, 정부를 믿지 못해 울부짖고 청와대를 향해 가두 행진을 벌이도록 해서는 안 된다.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악성댓글이 판치는 일이 되풀이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안전한 사회 건설에 우선순위에 방점을 둬야 한다. 문제점들을 분석해서 하나하나 대책을 마련해 가야 한다.
정부는 평시에 재난전문가와 구조전문가를 키워내고 다원화된 안전관리 기능을 통합,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는 관련 법령 및 기준을 재정비 해야 한다. 국회에서 여야간 당리당략으로 정쟁에 몰두하며 100여 건의 안전 관련 입법을 방치하다 뒤늦게 법안 처리에 나선 정치권의 자성과 성찰의 반성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세월호 사건을 통해 분출된 성숙한 시민의식, '내 일'인 것처럼 공명하며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보다 나은 공동체를 향한 국민적 에너지를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차분하고 치밀하게 중,장단기 대책을 마련해 어떤 재난 재해에도 국민적 국가적 피해는 최소화하는 안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사실 정부는 화급히 시정되지 않아도 또 눈에 잘 보이지 않아 표가 나지 않는 이유 등 갖가지 이유와 구실로 안전 관련 정책은 항상 후순위 였다. 행정부도 정치권도 눈에 잘 보이고 생색내기 내세우기 좋은 정책만을 가장 먼저 표적을 삼아 내세웠다.
그 결과가 꽃다운 어린학생들의 참극으로 이어졌다. 정말 땅을치고 통탄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이고 누구를 의식한 행동이고 정책이란 말인가.
행정안전부는 2010년, 2013년 업무보고 등에서 관계기관 합동상황실을 설치하고, 경찰, 소방 등 기관별로 운영 중인 무선통신망을 통합 연계해 현장 대응 혼선을 방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해상교통관제센터(VTS) 관할권은 해수부와 해경으로 쪼개져 전혀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후에는 안행부, 교육부, 해수부, 해경 산하에 사고대책 본부가 세워졌지만 정부 부서간 협업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됐다. 해양안전 정책은 해수부의 운명에 따라 부침을 겪었다.
해수부는 국토해양부로 통합되기 전인 2007년 업무보고에서 '해양안전관리시스템 선진화'를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지만 국토부로 편입된 이후인 2008년 업무보고에는 해양안전 관련 대목이 단 몇 줄에 불과했다. 2009년과 2011년에는 4대강 사업 등 토건사업에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해양안전 관련 언급이 아예 사라졌다.
2012년 처음으로 '국가 해사안전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성과가 있었으나 정권 말기인데다 해수부 부활 논의가 대두하면서 주목받지 못했다. 해경은 2013년과 2014년 업무보고에서 다중이용선박 안전관리 매뉴얼 제정, 해상교통 저해사범단속 등 원론적인 정책을 반복적으로 제시했지만 세월호 사고에서는 전혀 가동되지 않았다.
국무총리실은 작년 10월 "국가재난관리는 정부의 일차적 기능" 이라면서 총체적 국가재난관리조직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는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이름을 바꾸면서 국민 안전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제시했으나 실천력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 사회에는 고질화 된 부정비리, 구조적인 부패고리, 조직화 된 먹이사슬이 난마처럼 도처에 널려 이런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비리를 척결하지 않고서는 제2. 제3의 대형 참사를 막아 낼 수가 없다. 어린 생명들의 희생의 대가는 무분별한 갈등과 혼란이 아니라 질서 있는 사고 수습과 항구적이고도 효과적인 안전조치를위한 사후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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