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소비의 날로 변질된 발렌타인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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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소비의 날로 변질된 발렌타인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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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의미 변질된 비정상적 소비의 날, 그대로 반복할 것인가

지난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를 맞은 거리의 상점들과 노점상들은 설날 연휴에 이어 또하나의 명절을 맞듯 온통 초콜릿을 진열하고 판매하느라 한바탕 난리들이었다.

사랑의 표현에 인색한 우리들에게 있어 어떤 계기를 통해 사랑을 고백하고 표현하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기에 발렌타인 데이가 갖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발렌타인 데이는 고대 로마의 사제 성 발렌타인을 기리는 성스러운 날에서 유래해 주위의 사람들에게 사랑을 표한다는 애초 목적에서, 마치 특정 상품인 초콜릿을 경쟁적으로 주고 받는 국적 불명의 이벤트 행사로 변질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달콤한 사랑을 의미하는 초콜릿의 상징적 의미도 어떤 초컬릿이 얼만큼 예쁘고 화려하게 포장되어 그럴 듯하게 보이느냐가 선택의 기준이 되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이상한 현상으로 매 년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오히려 외국에서는 발렌타인 데이에 그 소중한 사랑의 감정을 나눈다는 취지로 검소한 꽃이나 직접 만든 초콜릿 꾸러미 등을 선물하고 그 의미를 기념하고 있는데 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봉건사회 속에서도 사랑을 고백했던 탑돌이 행사, 칠월 칠석 등 아름다운 풍습이 많이 있어 왔다. 발렌타인 데이를 없애지 못할 것이라면 캔들데이나 떡 선물하기 등 차제에 우리의 이같은 아름다운 전통의 의미와 발렌타인 데이의 취지를 잘 결합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많았지만 그러한 목소리는 그저 연 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그저 하나의 재미난 날이라고 치부하고 웃어 넘기기에는 감수성이 예민한 소녀들의 순진하고 풋풋한 감정을 사랑 고백이라는 이름으로 부추겨 주체성 없는 반짝 기념일을 양산해 내고 엉뚱한 초콜릿 회사의 배만 불려주는 이 현상이 정상적인 문화 현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기념일을 핑계로 순진한 청소년들의 주머니를 털어내면서도 정작 그 때만 지나면 불우 청소년들이나 결식아동 등을 위한 아무런 공익행사나 청소년 보호, 육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상술적인 초콜릿 회사에 돈을 모아 줄 이유가 우리에게 있는가?

광복 60주년이 되는 올 해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을 기리는 날이 하나도 없는 부끄러운 현실에서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빼빼로 데이 등의 이 웃긴 날들을 마치 우리의 소중한 기념일처럼 받들고 기리는 이 기이한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우리 모두의 자성과 진지한 방향의 고민이 정말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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