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逃走)한 지도법사
도주(逃走)한 지도법사
  • 이법철 대불총지도법사
  • 승인 2014.03.07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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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도법사(指導法師)라는 칭호를 그동안 생애에 여러번 들었다. 현재는 ‘대불총(대한민국 지키기 불교도 총연합)’의 상임지도법사(常任指導法師)라는 칭호를 듣고 있지만 내가 특별히 무슨 자걱과 능력을 인정받아 그러한 칭호를 듣는 것은 아니다. 지도법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오히려 폐를 끼치는 것을 걱정하여 스스로 고사(固辭)하기도 했지만 대불총은 아직까지 인연의 끈이 있는 것같다. 그런데 예전에 나는 우연이 지도법사의 칭호로 불리우다가 돌연 사정에 의해 도주한 잊지 못할 사건이 있었다. 고해(苦海)의 일화(逸話)로 소개 한다.

나는 혼자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 문자 써 주유천하(周遊天下) 하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등에 걸망을 메고 수중에 여비가 있으면 차를 타고 없으면 걸어서 방방곡곡(坊坊曲曲) 아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다녔는 데 이런 여행을 굳이 불교식으로 표현하면 만행(萬行)이라고도 한다. 즉설하면 행각승(行脚僧)이다.

나의 행각의 속셈은 도를 깨달은 은자(隱者)를 찾아 문법(聞法)하기 위해서 돌아다닌 것이다. 도를 깨닫지 않은 실달태자가 도를 얻기 위해 선각자(先覺者)를 찾아 히말라야 숲속의 성자(聖者)라는 칭호가 있는 사람들을 찾아 다닌 것과 비슷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훗날 내 사주를 스스로 분석하니 나의 사주팔자(四柱八字)에 역마살이 세 개나 있었다. 역마살이 인신사해(寅申巳亥) 인데 나에게는 인신해(寅申亥)가 지지(地支)에 있었던 것이다. 사주팔자를 못벗어난 것이다.

수년을 다녀본 결과 내가 찾는 도를 깨달은 은자(隱者)는 승속(僧俗)간에 만나지 못했다. 소문이 무성한 분을 찾아 대화를 해보면 첫째 탐욕을 없애지 않고 숨기는 박식(博識)한 분, 둘째 박식도 없으면서 세상을 속이는 거짓말의 도사들이 대부분이고 대부분 음양(陰陽)을 초월하지 못하고 처자를 돌보기 위해 온갖 술수를 부리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실달태자가 외부에서 스승을 구하는 것을 중단하고 자증자오(自證自悟)하기 위해 홀로 보리수 나무아래 바위에 정좌하여 우주의 진리를 깨닫기 위해 결심을 하듯 나도 결심을 하고 누군가를 찾아 다니는 것을 중단했다.

30년 전 그해 가을 나는 수년간의 행각 길에 심신은 지쳐 있었고 무엇보다 영양부족으로 육신이 길에서 쓰러져 죽기 직전이었다. 나는 어느 산골짜기 산사의 주지스님을 정중히 큰 절하고 3개월만 쉬게 해주면 댓가로 조석예불은 물론 산사의 법당과 마당 등을 청소 해주겠다고 간원(懇願)했다. 주지는 재리(財利)에 밝은 50중반의 승려였고 그는 사하촌(寺下村)이나 읍(邑)에 나다니면서 시주를 받을 생각에 늘 절을 비웠고 바빴다. 그의 승낙에 나는 조석예불과 청소를 하며 산사의 구석방에 머무를 수 있었다.

그 산사에는 사법고시생 다섯 명이 머리를 싸매고 공부에 매진하고 있었고 8십이 넘은 병든 노승이 임종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지스님은 사하촌과 읍에 나가 자신이 주지로 있는 산사가 영험하여 사법고시생 다 섯명이 공부하고 있는 데 반드시 시험에 합격할 것이라고 일부러 소문을 내고 다녔다. 사하촌과 읍에서는 산사에서 사법시헙을 준비하는 고시생들에 대한 화제가 분분했다. 고시생들의 어머니들이 먹을 것, 입을 것, 생필품과 고시준비하는 아들의 숙식비 등을 들고 한달에 한 번씩 찾아왔다 갈 뿐 산사는 고적(孤寂)했다.

주지스님과의 약정대로 지친 몸을 회복해 가는데 어느 날 고시생의 어머니들이 올 때면 나에게 “아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책(警責)을 해달라는 차원에서 1만원씩 돈을 걷어 주면서 ”지도법사를 맡아달라“ 부탁해왔다.

나는 돈은 고사했지만 일금 5만원을 은근슬쩍 내호주머니에 넣어주었다. 고시생들도 나의 호칭을 ”지도법사님“으로 통일했다. 나는 어머니들의 간곡한 부탁도 중요하지만 호주머니에 들어온 5만원이 신경 쓰였지만 책무를 다하려 장군죽비를 준비하기도 했다. 나는 고시생들에게 장군죽비를 들어 보인 후 면학정진(勉學精進)을 강력히 주문하며 만약 공부를 게을리 하면 장군죽비로 어깨를 치겠노라는 엄포도 놓고 고시생들과 함께 웃었다.

만산이 홍엽(紅葉)으로 물들어 가는 어느 날부터 산사에 괴상한 일이 벌어졌다. 고시생들이 각 방에서 공부할 때 방문 밖에서 처녀들의 웃음소리가 낭자하게 들려온 것이다. 나는 깜짝 놀라 방문을 열어 살피니 어느 곳에서 왔는지 20대 초반의 예쁜 처녀들이 무엇이 웃음이 나오는 지 연속하여 합창하듯 웃음을 터뜨리는 것이었다. 낙엽만 바람에 굴러가도 웃음을 터뜨린다는 그 웃음을 처녀들이 연신 웃어대는 것이다. 나는 그 웃음소리가 고시생들의 마음을 뒤흔든다는 것을 직감하고 영화 천녀유혼에서 미인귀신 섭소천을 쫓는 도사처럼 그녀들을 무섭게 질타하며 산사에서 내쫓았다.

그 처녀들은 사하촌에 사는 가난한 집의 딸들이었고 중학교를 졸업한 처녀도 있지만 초등학교도 가난하여 간신히 나온 처녀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산골 처녀라 순진했고 예뻤다. 그녀들은 웃음소리는 방안에 고시생들을 불러내는 섭혼술(攝魂術)같은 효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내가 순문장(守門將)으로 있는 한 그녀들의 술법과 계획은 이루어 질 수가 없고 원망의 눈에 눈물을 보이며 나에게 내쫓길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집요하게 또 찾아와 내가 보이지 않으면 고시생들의 방쪽을 향해 웃음소리를 더욱 날려 보냈다. 나는 질타하여 내쫓기를 반복했다.

어느 날 밤 임종을 앞 둔 노승이 나를 방안에 불러 침통하게 말했다. “ 부처님께서는 금강경(金剛經)에 인생은 아침이슬과 번갯불같다고 하셨네. 생사는 잠깐이네. 자네는 자네 공부를 하지 않고 왜 남녀 인연법을 막으려는가? 휴식이 끝났으면 어서 자네 공부에 정진하기 위해 이곳을 떠나게. 나를 보면 훗날 자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노승은 자비롭게 미소했고 나는 그 자비를 깨달았다.

그 후로 나는 또 찾아온 처녀들을 내쫓지 않고 모른체 했다. 그녀들의 섭혼술(攝魂術)같은 웃음소리는 고시생들을 모두 방안에서 불러내고 말았다. 각기 인연에 의해 손을 잡고 숲속에 들어가고 말았다.

고시생들의 어머니들이 또 찾아올 때 쯤 나는 걸망을 메고 아침 이슬을 발로 차면서 산사를 떠났다. 지도법사 책무를 다하지 못한 자괴감(自愧感)이 들었지만 노승의 충고처럼 중생의 인연법이 성공하기를 은근히 바라면서 도주하듯 떠나버렸다.

십년이 흐른 후 나는 예전의 산사를 다시 찾아보았다. 사하촌의 초등학교만 나온 모(某) 처녀는 서울 법대를 나온 고시생과 결혼하여 아들을 둘 낳아 서울에 살고 있다는 것과 또 다른 중학교를 나온 처녀는 고대 법대를 나온 고시생과 결혼 미국으로 떠났다는 것과 또 다름 처녀들도 모두 결혼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단 판검사를 바란 어머니들은 대노(大怒) 했지만 어찌할 것인가? 그 산사에는 음양도(陰陽道)에 의해 고시생 가운데 단 한명도 고시에 합격하지 못했다.

또 대학시절 결혼을 언약했던 서울의 여자친구 여성들도 고시생의 배신에 인생허무를 느꼈을 것이다. 어머니들은 지도법사가 소임을 다하지 않고 떠난 탓이라고 원망했다는 것이다. 판, 검사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 않는가? 적막한 가을 산사에 예쁜 시골처녀들과 손을 잡고 숲속에 들어간 고시생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으면 지도(指導) 잘한 것 아닌가?

나는 이제 그날의 산사에서 충고를 준 임종을 앞 둔 노승같이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나는 요즘 대불총(大佛總)의 지도법사로 호칭되고 있다. 대불총의 회장은 전 육군참모총장 박희도 대장이다. 공동회장으로는 공군참모총장, 해군참모총장이 있고, 대장, 중장, 소장 등의 예비역장성들과 서울대 전 총장, 영산대 총장, 고대대학원장, 동대대학원장 등 교수들과 일반인들이 불교신앙을 하면서 대한민국 호국운동을 펼치고 있다. 불교가 흥왕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호국하는 사상이 불교를 중흥하는 호법(護法) 사상으로 굳게 믿고 매월 법회를 보고 있다.

대불총 회원 모두 우국충정(憂國衷情)의 인사요 불심깊은 불자들이다. 대불총 남녀 회원들은 고시생들처럼 손잡고 산의 숲속에 들어갈 처녀, 총각의 나이는 아니다. 나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이 조국이라는 것에 깊이 감사드리고 이제 도주하지 않는 지도법사로 소임을 다하고자 각오를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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