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해외구매에서도 성적서 위조, 전면개혁 아니면 회생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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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해외구매에서도 성적서 위조, 전면개혁 아니면 회생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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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해외에서 구매한 부품의 시험성적서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어제(18일) 발표한 ‘원전부품 안전성확보 추진실태’에서, 한수원이 2008~2010년 간 외국업체와 체결한 245건 중 일부를 표본 추출하여 조사한 결과 시험성적서 위조가 8건(5개 업체)이 적발됐고, 다른 18건은 진위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것은 2003~2010년 간 자체 감사에서 외자계약에 대해서는 조사가 빠져있어, 감사원이 이를 이상하게 여겨 조사한 것인데 저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은밀한 커넥션이 상당히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외국 업체와의 거래에서도 저 정도의 비리를 저지를 정도면, 국내 업체들과의 거래 분야는 공정거래는 완전히 실종되고 뇌물·비리·부패에 거의 잠식됐다고 봐야한다. 게다가 표본 조사에서만 10% 이상(26건 : 위조8 + 확인불가18)의 비위가 적발됐으니 전수조사에서는 50%가 넘는 위조 및 기타 비위가 발견될지 모를 일이다. 기가 찰 노릇이다.

추가로 한수원 직원 모 과장은 협력업체로부터 자사 주식 정보를 제공받아 1억7백만원의 매매차익을 얻었고, 그는 이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다른 협력업체에 1천만원을 요구하여 얻어냈으며, 아마도 이에 대핸 대가였는지 몰라도, 그 협력업체는 월성원자력본부의 CCTV와 방송시스템 구축공사를 수주했다.

그리고 그 업체는 이와 관련하여 그 과장에게 2500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 간부들은 자기 부하 직원들의 이러한 비리를 전혀 몰랐다고 하는데, 정말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위 아래가 모두 한통속이라 모른 체 했던 것인지 모두 속속들이 조사해야 한다.

이런 것은 한국 원자력 업계의 총체적 부정부패 오염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의 심각성을 조금은 감지했다는 듯, 한수원 사장은 현 한수원의 총체적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본사 처실장 절반에 대해 외부인사를 영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것은 ‘원자력 순혈주의’를 없앰으로서 그들 사이의 끈끈한 이너서클을 일정부분 해체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런 처신은 일단은 한수원 개혁에 일부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개혁 방안과 관련하여 서울대원자핵공과 서균렬 교수는 “(한수원 거래에서) 새로운 기업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거기에 폐쇄성이 있다. 밖에서 들어오는 좋은 기술과 업체에 문을 열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또한 분명히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한수원과 한국 원자력업계를 개혁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직 아무도 언급하고 있지 않다.

그 것은 부정부패 비위 행위들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다. 그동안 한수원은 거의 대부분의 비위자들에 대해 경징계 수준의 처벌만 해왔고, 이번에도 역시 문제가 된 해외구매 시험성적서 위조 건에 대해서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원전력안전위원회에 주의만 줬다. 이래가지고는 외부 인사를 영입하든 새로운 업체들에 문을 열어놓든 그 어떤 처방을 내린다해도 절대 원자력업계의 부정부패를 개혁할 수 없다. 법과 원칙에 따른 서슬퍼런 처벌이 전제될 때 그런 처방이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원자력업계 내에 엄격한 법치와 원칙을 확립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가장 위에서 가장 많이 해먹은 자들에 대한 처벌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사법기관이 절대로 물러서지 않는 것이다. 일례로 검찰 측은 그동안 여러 차례 원전 수사를 축소하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고, 이나마 전 한수원 사장의 경우 총 11명의 대규모 변호인단으로 검찰의 기소에 저항했던 것이다. 이런 모든 현상을 대면하여 대한민국의 사법부와 재판부는 절대로 물러서면 안된다.

여기서 물러서면 대한민국 원전개혁은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끝나버리되, 만약 정말 정의로운 검찰과 재판관이 등장하여 이 부분에서 첫번째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 윗선의 권력 핵심들도 드러날 것이고, 바로 이러한 일이 실행에 옮겨져야만 그 밑에있는 하급 직원들도 경각심과 두려움을 갖고 앞으로 절대 비리를 저지를 수 없게 된다.

둘째, 이러한 한국 사법계의 법치 확립이 엄격히 세워진 이후에, 한수원과 이에 관련된 고위직과 책임자들을 세움에 있어 엔지니어, 관료, 정치인 등 각 분야의 외부 인사들로 그 조직을 다시 세워야 한다. 물론 이들 외부인사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청렴·강직』이다. 여기에 원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자라면 금상첨화겠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렴 강직이다.

셋째, 좀 더 디테일하고 확실하게 개혁을 하고자 한다면, 그동안 제대로 감사를 안하고 자기들끼리 다 해먹으며 뒤를 봐줘왔던 현 원전 내부의 감사기관들을 모두 해체하고, 이 분야를 아예 해외 시장에 개방을 하는 것을 심도있게 고민해 봐야한다. 사실 공공분야 해외 시장 개방이 모두 안 좋은 것은 아니다. 이처럼 우리 내부의 부패를 개혁하는데는 해외 시장 개방이라는 것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순기능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늘날의 이러한 총체적 부정부패 현상을 대면하여 머릿 속에 떠오르는 한 사람을 언급하고자 한다. 그는 세계 최고의 제철회사를 세운 박태준 전 회장이다. 그는 포항3기 건설공사가 한창이던 1977년 여름 어느날, 기초공사가 80%가 진척된 공장에서 중대한 부실공사를 발견했다. 그는 크게 격노하며 다음날 현장소장과 부서장들을 모두 집합시켜 그 공장을 폭파시켜 버렸다.

이 후 포철은 공장 설비 건설에서 일체의 부실을 허용하지 않았고 이러한 정신무장의 반석위에 오늘날 세계 최고의 제철회사가 되었다. 박 전 회장은 2011년 눈을 감을 때 그의 재산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량한 학벌과 출신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청렴강직함과 기개를 갖춘 인물이 절실해지고 있는 시대다.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함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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