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인기 하락, 원인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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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인기 하락, 원인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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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마케팅과 행정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추락하는 배구 인기에 날개를 달아줘야 한다. 배구는 90년대 중반 농구와 함께 겨울스포츠로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내외부적 여러 장애물에 걸려 평균 관중수가 땅으로 떨어졌다. 최근 터진 이경수 파동으로 배구계 분위기는 최악의 상황이다.

배구협회는 드래프트, 자유계약제 규정을 여러 번 교체하고 대학부, 여자부, 실업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미프로리그를 단행했다. 원만치 못한 선수 수급, 경기장 부족, 평균 관중수 하락 등 근본적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채 표면적인 부분에만 대응한다. 20C말 타 프로스포츠의 실패 사례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

배구의 현시점을 짚어보고, 전망과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본다.

인기 하락 이유 있다

팬들의 발길이 끊어진 이유는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협회의 안일한 태도 때문이다. 배구협회 내부적 문제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협회의 '오락가락 행정'으로 선수와 구단 그리고 팬 3자가 상처를 입는다. 최근 발생한 이경수 파동이 준 교훈은 무엇일까.

협회는 처음 자유선발제로 시작했으나 삼성화재의 최태웅, 석진욱, 장병철, 명중재 '싹쓸이' 사건을 계기로 드래프트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당시 드래프트제를 주장하던 3개 실업팀이 올해 프로화 진행 과정에서 2000년 폐지했던 자유계약제를 주장하고 나선 것.

이러한 혼란에는 매머드급 모기업을 뒤에 둔 삼성화재와 LG화재의 이익다툼이 근원이었다. 협회는 실업팀 농간에 놀아나고 있던 것이다. 현 상황은 드래프트와 자유계약제가 공존하고 있는 상태다. 협회는 규약, 규정에 대한 확실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협회가 처음부터 치밀한 준비를 했다면 이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프로화만이 살 길이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프로화만이 살 길이다"는 목소리를 높인다. 올해부터 슈퍼리그는 실업팁과 대학부를 별개로 운영, 세미프로를 실시한다. 여기에도 문제는 많다. 장소 문제, 약화된 경기력, 흥미를 잃은 관중을 어떻게 다시 모을 것인가에 대해 현황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

경기장 문제로 가장 '큰 시장' 수도권에 연고지 확보가 쉽지 않다. 이번 슈퍼리그도 대전->광주->목포->부산->울산->서울->천안->안동->순천 등을 순회하게 된다. 목포, 천안, 안동, 순천 등 지방 소규모 도시도 포함돼있다.

삼성화재의 독주(6연패)가 배구판에 악영향을 몰고 왔다. 삼성화재의 승리 행진을 막을 팀이 없자 팬들은 흥미를 잃었다. 프로의 흥밋거리는 역시 흥미진진한 순위 레이스. 규칙을 정해야 한다. 샐러리캡(한 팀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일정액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 도입을 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장기적 프로화에는 선수들의 의욕상실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현재로선 샐러리캡을 활용, 전력평준화를 이뤄야 한다.

프로화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도 선수는 물론 연봉 상승으로 찬성하겠지만 실업팀의 경우 모기업의 홍보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 생각이 팽배해 배구계 전체의 발전은 어렵다는 게 한결같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배구판 전체를 키워야 한다는 소리도 나온다. 실질적 뿌리를 해당되는 고등부, 대학부 발전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타 스포츠에 비해 배구는 대학을 거치지 않고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실업팀에 영입되는 선수가 많아 적은 선수층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다. 또한 남자에 비해 세계적 위상이 높은 여자배구도 같이 성장해야 한다. 여자배구는 세계 5위권의 전력을 보유, 올림픽 등 세계대회에서 한국의 이름을 드높이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섣부른 프로화가 단행된다면 또다시 '준비부족'이라는 후회를 하게 된다. 협회는 먼저 경기진행, 행정, 마케팅 등에 분업을 이루고, 단계별로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오픈마인드로 돈 벌자

프로란 직업을 의미한다. 즉 생계유지 연결 수단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프로는 곧 돈과 직결된다. 배구가 팬들이 외면을 받자 배구협회의 의욕도 약해졌다. 실질적으로 방송중계권, 펜스광고 계약과 관중수입이 주 수입원이다.

방송중계권은 인지도 상승과 계약금 등 직간접적으로 수입을 낼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배구의 인기가 이미 많이 하락한 상태에서 사실상 공중파 방송사와의 계약은 힘들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케이블TV와의 계약을 통해 일부 고객층을 사로잡아야 한다. 케이블TV는 앞으로 독자적인 컨텐츠 생산에 적극적이다. 공동으로 뉴스 서비스, 인터넷 쇼핑몰 등 사업을 추진, 케이블TV를 활용해야 한다.

펜스광고는 타 구기종목과 마찬가지로 총수입의 50% 가량을 차지하는 가장 큰 수입원이다. 다른 스포츠처럼 배구 역시 프론트 숫자가 매우 적다. 모든 인력을 이곳에 총동원,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야 한다.

관중동원은 경기력과 밀접한 부분. 현재 배구판에는 스타가 없다. 선수층이 얇아지면서 점점 팀 숫자도 줄어들고 있다. 배구의 특성상 6명의 주전선수를 제외하곤 후보선수는 경기에 출장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화끈한 공격배구를 펼치는 전략도 필요하다.

이러한 일반적인 문제를 배구협회에서 다 처리하기엔 벅차다. 스포츠마케팅 관계자들은 마케팅 대행 등 협회에 열린 시각을 요구한다. 최근 여러 스포츠마케팅 전문업체가 줄지어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80년대 배구의 인기를 되찾고자 한다면 전문업체에 위탁하라고 전한다.

세계는 지금...다양한 해결책 시도

배구가 축구, 야구, 농구에 비해 구기종목중 인기가 가장 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배구 활성화에 대한 방법을 찾고 있다.

가까운 일본은 최초로 외국인 코치를 영입해 경기력을 높여 국제적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 배구의 중흥을 꾀한다는 소식이다. 일본은 배구강국이다. 일본 여자대표팀은 국제배구연맹에서 '20세기 여자팀' 선정한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그러나 최근 경기력 저하에 따른 인기 급하락에 선진 바람을 모시는 강경책을 내세웠다.

세계 배구의 '수뇌부' 국제배구연맹은 최근 생활스포츠 발전을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성인 남자 185cm, 여자 175cm 이하의 사람이 전체90%를 형성한다. 남녀 각각 키 185cm, 175cm 이하 선수들을 대상으로 대회를 창설한다는 파격적인 토픽은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희망은 있다

"한팀당 10∼15억을 투자해 이 정도(예전의 인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한 배구 감독의 말이다. 배구는 타 대중스포츠와 비등한 상품성을 지녔다. 특히 산업적 측면에서 배구를 바라본다면 적은 자본으로도 예전(80, 90년대 중반)의 인기는 분명 고효율 제품으로 분석된다.

배구는 네트와 네트사이에서 펼쳐지는 몸싸움이 거의 없는 종목으로 깔끔함과 완성미가 다른 스포츠와 차별화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배구의 주 팬층이 여성 청소년인 것을 감안, 장점으로 승화시키기엔 안성맞춤이다.

협회는 선수출신을 직원으로 영입하는 원시적 악순환의 뿌리를 잘라내고, 행정과 마케팅의 전문 인력을 보강해야 할 시기다. 적극적인 투자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주인의식을 갖고 발 벗고 뛰어 겨울스포츠 강자의 옛 명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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