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눈에 비친 산타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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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눈에 비친 산타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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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크리스마스가 되면

^^^ⓒ 뉴스타운^^^
우리 아이들은 아직 동심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영악하다고들 하고, 나도 때로는 아이들이 너무 아이답지 않은 것이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순진한 것 같기도 하고, 좀 바보스러운 것 같기도 해 걱정을 할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아이들이 귀엽고 순진해 보이는 것이 당연한 부모의 마음이겠지요.

어쨌든 초등학교 2학년과 1학년인 우리아이들은 아직도 산타가 실제로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아이들이지만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 이치를 분간하는 능력은 늘어가니 성탄절이 다가오면 산타와 관련한 문제 때문에 조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벌써 며칠 전부터 아이들에게 자꾸만 물어봅니다.

“정진아 산타가 사는 곳은 어디야?”
“친구들 중에 혹시 산타가 진짜로는 없다고 하는 아이들은 없어?”

아이들이 정말 산타가 실존한다고 믿는지를 알아보려는 유도성 질문들입니다. 그런 나의 질문에 아이들은 "가짜 산타가 많기는 하지만 진짜 산타는 진짜로 있다"고 대답합니다.

순진한 아이들이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어차피 결국은 산타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니까, 이번 해에는 아이들에게 산타의 실체에 대해 공개할까 생각을 많이 해 보았습니다.

순진한 아이들이 혹시 친구들을 통해서 산타의 실체를 알게 되고 나서 마음을 다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입니다.

그래서 ‘사실은 선물은 모두 엄마 아빠가 하는 거야’라고 이야기를 하려고 하다가도 ‘진짜 산타는 진짜로 있다’고 답하는 아이들을 보곤 다시 산타의 역할을 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작은 아이는 벌써 1주일 전부터 성탄절에 대한 기대가 대단합니다.

“엄마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와? 안 와” 며칠 전부터 작은 아이가 계속 입에 달고 다니는 질문입니다.
“눈이 안 올 수도 있어. 크리스마스라고 꼭 눈이 오는 건 아냐. 이번엔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눈이 안 올 것 같은데...”

지난주만 해도 날씨가 무지 따뜻했기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바라는 아이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나는 자꾸만 그런 말을 하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작은 아이는 “아냐. 눈, 꼭, 와!” 하고 야무지게 대답을 하곤 했었습니다.

어제 저녁에서야 작은 아이가 왜 꼭 눈이 온다고 야무지게 말을 했는지 이류를 알게 되었습니다. 어제 저녁 작은 아이가 제 형과 하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형이 이야기 합니다.

“야. 아빠가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안 올 거라고 했어”
“아냐. 크리스마스에는 꼭, 눈, 와, 안 그러면 산타할아버지가 어떻게 오겠어! 사람들이 모두 산타 할아버지 오시는 것 보려고 하늘만 보고 있는데, 아무도 산타 할아버지가 하늘로 오는 거 본 사람이 없잖아! 산타 할아버지는 사람들에게 안 보이려고 눈을 타고 오신단 말이야. 안 그럼 안착한 아이들에게도 선물을 줘야 하잖아”

그 말을 듣고 나는 장난끼가 동해서 작은 아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길진아. 너는 이번 해에 말도 안 듣고 착한 일도 별로 안한 것 같은데 산타할아버지가 혹시 안 오시면 어떡하니”

그 말을 듣고 당황한 아이는 손가락을 입고 잠시 망설이더니 금세 맑게 웃으며 대답을 합니다.

“주실 거예요. 나는 작년에도 지금하고 똑 같았는데, 그때도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주셨으니까!”

요즘 우리 부부의 고민은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의 선물로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점점 커가는 아이들이 좀처럼 속내를 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정작 따로 있는데, 부모가 짐작으로 아이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사주게 되지 않을까 걱정해서입니다.

큰 아이는 벌써부터 원하는 것을 말해서 준비해 놓았지만, 내성적인 작은 아이는 좀처럼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습니다.

“길진아 너는 크리스마스 때 산타할아버지가 뭘 선물 하셨으면 좋겠니?”
“몰라”
“그래도...”
“말 안할래 마음속으로 기도만 할 거야. 산타할아버지는 내 마음을 다 아니까 내가 원하는 것을 주실거야.”

굳게 입을 다문 아이의 마음을 알 수가 없습니다. 뭔가 단단히 바라는 것이 있긴 한 것 같은데 과연 무얼 원하는 건지, 혹시 기대에 어긋나는 선물을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기대가 커 갈수록 아빠 엄마의 기분 좋은 시름은 깊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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