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풍'이 살린 한나라 '빨풍'이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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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풍'이 살린 한나라 '빨풍'이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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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근혜 리더십, 진퇴양난 속 묘수 찾기

 
   
  ▲ 박근혜 대표
ⓒ 박근혜 의원 웹사이트
 
 

경향신문은 14일자 신문에서 한나라당 내 4개 의원 모임 대표들이 13일 밤 긴급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회동에 참여한 모임은 국민생각, 푸른정치모임, 발전연, 새정치수요모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각 모임의 대표격인 9명이 만난 자리이고 막판에 보수색이 강한 자유포럼측이 빠졌으나 한나라당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적었다.

한편 이번 회동이 이뤄진 데에는 국가보안법 논쟁으로 시작해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의 간첩 의혹 제기, 임시국회 파행 등이 배경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일련의 과정에서 당이 중심축도, 대여전략도 없이 우왕좌왕했다는 자성이 그 이면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념공방 및 임시국회 전략 등 집중논의…그러나 이견 많아

이 자리에선 이철우 의원 파문에서 촉발된 이념 공방을 비롯해 국보법 폐지, 내년 예산안과 이라크 파병 연장안 등을 다룰 임시국회 전략, 박 대표의 당 운영 등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모임 대표인 정병국 의원은 '모임별로 생각이 달라 사안별로 합의를 보진 못했지만 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강경 일변도에서 벗어나 대여 전략을 다양화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한 참석 의원은 박 대표가 사안마다 좀 더 유연성 있게 대처하고, 중지를 모으는 한편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방향에 전반적인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론 이견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발전연의 공성진, 국민생각의 김학송 의원은 '대여 투쟁전략과 관련해 여당이 양보하지 않는 상황에서 강경 투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반면 수요모임의 원희룡 의원 등은 탄력적 태도를 강조하며 '이른바 4대 법안 중 당론을 형성중인 국가보안법은 시간을 갖더라도 사립학교법, 언론관계법, 과거사법 등 나머지 3대 법안은 여당이 강제 표결을 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해당 상임위에 상정해 토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해졌다.

이철우 의원 건에 대해선 휴전 목소리가 컸다는 게 참석자들의 주장이라고 한다. 푸른정치모임의 임태희 의원은 이 의원이 이미 주체사상을 다 버렸다고 밝히는 등 고해성사를 하다시피 했고, 민주화 과정에서 나온 시대적 아픔이니 마무리를 하자는 얘기가 꽤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여당에서 계속 강수로 나오는데 여기서 물러나면 죽도 밥도 안되고 먼저 여당 측의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 등 정치적 해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논의, 박 대표에게 보고…박근혜 리더십 '움찔'

한편 13일 밤, 한나라당 의원들의 긴급회동 사실은 박 대표에게 사전에 보고되었으며 회동 결과 역시 박 대표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결국 박 대표에 대한 재 신임 의사를 분명히 하는 것으로 매듭지어졌지만 박 대표 입장에서 볼 때는 그리 썩 기분 좋은 일만도 아닐 법하다. 이번 회동의 원인이 결국 박 대표의 당 운영에 대한 불안감 내지는 비판적 의도에 있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보도는 '이날 회동을 두고 친위 쿠데타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는 당 내외의 소문을 전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주간조선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문제제기가 부적절했다는 응답이 57.7%에 달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우려와 불안이 현실이라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 다만 이철우 의원 역시 공개적으로 사상전향 사실을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66%에 달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문제의 처리방식에 대해 논쟁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견해가 59%가 나왔고, 끝까지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20% 가량 높게 조사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정당 지지도를 보면 한나라당 28.5%, 열린우리당 26.1%, 민주노동당 16.4% 순으로 조사되고 있는 상황인데 오차범위를 감안해 보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차이는 거의 없고, 상대적으로 한나라당보다는 열린우리당과 노선상 유사한 부분이 더 많은 민주노동당의 지지도가 16.4%나 되는 상황이어서 한나라당으로서는 곤경에 처한 상황이다.

'박풍'으로 살아난 한나라당, '빨풍' 으로 무너지나

한편 세간의 관심은 사실상 진퇴양난의 상황에 이른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지도부, 박근혜 대표로 집중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 입장에서는 기껏 공격을 해놓은 상황에서 후퇴를 하자니 열성 지지층들의 반발이 두렵고, 체면도 깎일 것이 우려되고, 그냥 이대로 계속 공격을 하자니 여론의 역풍, '빨풍'이 무서운 상황이다.

11일 한 한나라당 관계자는 자신의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한나라당은 이철우 의원 문제를 이념논쟁으로 끌고 갈 생각이 없는데 신문기사의 보도 때문에 단순 색깔론으로 오도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근거 없는 정치공세는 한나라당 내에서 더 말릴 것이며 자료를 갖고 국가정체성을 논하는 시점이라고 기다려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상황으로는 한나라당의 공세를 '국가정체성을 논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국민보다는 그렇지 않은 국민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경제불황 속에서 어려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시민들이 달라진 것 없는 국회에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지금의 난국을 한나라당과 박 대표가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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