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특성상 정부여당의 견제라는 이유 때문에 정면승부 또는 반대 입장 표명을 주무기로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 1년간의 17대 국회에서 보여준 행태는 지겹기까지 하다.
대안 없는 반대, 무조건 반대, 반대를 위한 반대 등 숱한 국민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12월의 첫날인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 이러다간 한나라당을, 아니면 야당을 지지했던 국민들이 새해들어 적잖히 돌아설까 걱정까지 된다.
건전한 야당은 분명히 필요하다. 정부여당의 독선과 독주를 막아야 하고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국민들을 대변해 강한 목소리를 내야한다.
그렇지 않고 당리당략에 치우치거나, 남을 헐띁는 것처럼 보여지면 그것은 야당의 참다운 모습이 아니다.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지겨움을 표하는 것도 지난 1년동안 한나라당이 보여준 자업자득이다.
그렇지 않다고 항변할지 모르나 현재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입시부정 사건에 대한 한나라당의 시각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간단했다. 교육 당국의 관리소홀을 앞세워 안병영 교육부총리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물론 잘못의 책임을 수장으로 돌린다면 틀린 주장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의 해결과 재발방지 대안을 먼저 제시하고 그것도 안된다면 퇴진을 주장해 볼 수는 있다.
무조건 사건성 사고가 발생하면 장관퇴진 운운하는 것은 분명히 구시대적 답습이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문제가 생기면 해당 장관은 모두 물러나야 한다. 아무도 버틸자 없다. 겁이나서 소신 있는 정책도 펼칠 수도 있다. 방어 정책 입안이라는 새로운 현상도 나타난다. 결론은 자칫하면 장관 바꾸다 망한다는 우스게 소리가 현실로 나타날 수 도 있다.
한나라당은 탄핵으로 대통령을, 야당 폄하발언으로 총리를, 수능부정행위로 장관을 모두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는가, 누구보다 가장 큰 피해자 였으면서도 한나라당은 기억을 상실한 느낌이다. 무리수는 항상 부메랑이 돼 돌아 온다는 이치를 뒤늣은 12월에 좀 깨우쳤으면 한다.
한나라당을 사랑하다 못해 야당을 사랑하는, 그래서 이 땅에 여야간의 진정한 파트너쉽이 살아 숨쉬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여당부터 변하라고 하기전에 야당부터 변하는 의연함을 보여 줄 때 여당도 별 수 없이 변할 것이다. 그것은 한나라당은 이유야 어떻든 집권경험을 갖고 있어 야당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신선한 변화를 2004년 12월의 첫날에 바라는 것이 공허한 희망이 아니기를 기대해 본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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