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이 계속 실패하는 이유
개혁이 계속 실패하는 이유
  • 최익주 칼럼니스트
  • 승인 2004.11.2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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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선을 명백하게 그어라

개혁은 우리 국민 모두가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간절히 바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개혁의 중요성을 실감하기 오래 전에 이미 선진국은 우리 사회 전분야의 개혁과 개방을 요구하며 문제점들을 지적해왔다.

이처럼 우리 개혁은 너무나 명분이 확실하다. 하지만 벌써 수십 년째 꼭 실패할 방향으로만 찾아간다고 생각될 정도로 몰상식한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만일 개혁을 제대로만 추진하면 국가적인 보람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 찬사와 존경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우리는 개혁의 문턱에도 진입해보지 못했다.

1) 초기에 국가 분위기와 민심을 동시에 장악해라

대통령은 취임하기 전이나 후로 1-2개월 안에 개혁 방안과 비전을 띄워놓고 국민에게 광범위한 공감대 조성과 지지를 받아야 한다.

2) 개혁의 선을 명백하게 그어라

대통령이 국가적 차원에서 거국적인 명분으로 명백한 선을 그어놓고 자신부터 몸부림치지 않으면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다. 현재 대한민국은 대통령 개인이나 주변 몇 사람이 깨끗하다고 해서 개혁이 가능한 나라가 아니다. 특히 대통령이 부정한 역사와 불결한 인물들과 혐오스런 사건들을 상대로 합리적인 철학과 월등한 정책으로 분위기를 장악하지 못한 채 판세 정치로 나아가면 이는 패거리 정치 수준이기 때문에 100% 실패다. 특히 이런 개혁은 서로의 치부를 거의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머리에 이고 등에 지고 삐걱거리면서 서로의 모습을 비웃으며 장거리를 여행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개혁에 대한 뚜렷한 선(주체와 시기와 명분과 방법)을 국민에게 분명히 밝히지 못하면 야당의 반발은 물론이고 여당 내의 저항도 감당하기 어렵다. 특히 한국에는 개혁 저항 세력이 행정, 사법, 입법, 경제, 언론, 일반 국민까지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또한 이런 개혁 저항 세력은 특별한 실체를 지닌 것이 아니라 인연과 사건과 입장과 금액과 업무와 처벌 여부와 투명성과 개혁의 정도와 속도에 따라서 수없이 모습이 바꿔진다는 점에서 매우 복잡하다. 따라서 승산이 확실하지 못한 채 의무적으로 시도하는 전시적인 개혁은 차라리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

3) 거국적 명분을 확보해라

① 처벌보다 이후 한국에서 부정부패를 완전히 없애고 미래로 나아간다는 거국적인 명분아래 용서(사면)를 대전제로 개혁에 착수해야 한다. 개혁은 도둑놈을 잘 잡고 모두 잡는 것이 아니라 도둑질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맑고 명랑한 나라와 국민이 되도록 발판을 만드는 것이다.

② 지금까지 저지른 부패 행위의 반성과 재발 방지를 전제로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하되 반성하는 의미에서 반드시 자술서를 받아야 한다.(*매우 중요하고 복잡한 사항.)

③ 범죄 소굴에서 벗어나고 싶거나, 자녀에게 부끄럽거나, 새로운 삶을 원하지만 이미 저지른 죄가 걱정되거나, 조직의 관행을 혼자 힘으로 거역하지 못하거나, 이미 업자에게 코가 꿰어 있거나. 기타 이유로 비리를 묵인·비호한 채 계속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최대한 구제해서 새롭게 태어나도록 해야 한다.

④ 자신이 몸담은 분야의 비리, 권위, 청탁, 뇌물 관행 등에 대해 소상하게 자술토록 기회를 주어서 개혁에 동참시키되 개혁을 방해, 묵과, 방치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또한 대안까지 제시해서 공을 세운 사람은 오히려 포상도 주어야 한다.

이처럼 대대적으로 역사적 전환점이 없이 처벌만 이루어지면 다수가 모두 합심해서 새롭게 출발할 수 없기 때문에 개혁이 불가능하다.

4) 반드시 '국민'을 등에 업어라

개혁은 국민을 등에 업어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면 시작 하나마나다. 국민을 등에 업지 못한 개혁은 또 다른 독재이거나, 정치 보복이거나, 졸속 정책이다. 개혁의 시작은 정책으로 가능하지만 진행은 국민을 등에 업어야 하며 개혁의 성과는 국민이 판단할 몫으로 국민에게 넘길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자신이 없으면 서둘러서 평가하고 성과를 측정하고 포상과 승진을 나눠먹기에 급급하게 된다.

5) 수면 밑에 숨겨진 개혁 저항 세력을 위축시켜놓아라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비민주적인 의식과 관행과 비리의 덕을 보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기존의 이익을 버리기 아까워서 은근히 개혁을 방해한다. 이들이 개혁을 방해, 저항, 물타기 하지 못하도록 어느 기간, 어느 정도는 위축을 시켜서 움츠러들도록 해야 한다. 때문에 개혁한다면서 막연하게 나이를 따지거나 세대교체를 해도 개혁은 불가능하다. 이는 개혁을 전혀 모르는 무지이거나, 개혁을 빙자해서 주도권만 잡기에 혈안인 반개혁적인 짓에 불과하다.

개혁이 추진되면 각 분야에서 건전한 사람들이 기를 펴야 하며 내부 개혁 방안을 만들고 추진하면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개혁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모두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잠시 움츠러들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방법을 써야 한다. (매우 중요한 사항.)

6) 모든 상황을 미리 예상해서 대비해라

각 분야의 움직임과 활동 반경에 대해 모든 것을 미리 예상해서 누구든지 개혁의 틀(포커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철저해야 한다.

이는 개혁에 반발하는 사람, 저항하려는 사람, 눈치를 살피는 사람, 도망치는 사람, 개혁을 지지하는 사람, 개혁에 동참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각 분야의 움직임과 변화 추이를 예견, 파악하고 상황에 따라서 처벌, 경고, 관망, 호소, 교육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부정도 사람이 저지르고 개혁도 사람이 한다. 때문에 거국적인 명분과 합리적인 철학과 고도의 테크닉을 갖추지 못하면 결과는 실패다.

7) 끝까지 상식 수준에서 진행해라

개혁 과정에서 딱딱한 법이나 전문 용어가 등장하면 국민들은 "전문가의 영역과 사법부 소관"으로 생각해서 관심을 돌려버린다. 이는 또 다시 관계자들의 손아귀에 개혁을 던져주는 꼴이며 두말도 필요 없이 실패다. 검찰의 개혁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로써 대통령이나 정부가 개혁에 대해 철저히 무지했기 때문에 개혁 기회를 오히려 망치고 방해해버린 꼴이 되었다.

당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혁을 영점(기준점)에 놓고 생각해야 한다. 만일 개혁 대상 기관이 부패, 권위, 청탁, 압력처럼 기준점보다 못한 상식 이하의 수준이라면 해당 기관은 개혁 의지는 물론이고 자체 정화 능력조차 없다고 판단해야 한다. 이런 기관은 독자적인 개혁이 아니라 외부(시민단체 등)에 의해 개혁의 기본 틀이 제공되거나 간섭이 필요하다. 또한 일정 수준에 도달되기까지는 외부 감사와 평가와 감시를 계속 받아야 한다.

하지만 개혁이 조직의 효율성과 합리성 등 영점 이상의 플러스적인 내용이라면 자체 개혁이 진행되도록 믿고 밀어줘야 한다.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가장 부패하고 권위적이고 특권의식으로 뭉쳐진 분야라면 그간에 발생되었던 피해자들과 민원 업무 당사자들을 이용해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만일 이들이 배제된 개혁은 개혁의 기초조차 모른 것이며 100% 실패다. 이런 개혁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법과 원칙은 물론이고 상식조차 무너져버린 사회에서의 개혁은 시골 할아버지나 어린 학생들도 이해할 정도로 상식적인 수준에서 시작해서 일차적인 개혁을 마무리를 해야 한다. 이처럼 상식적인 수준의 개혁조차 성공하지 못하면 전문적이고 관행적이고 의식적이고 정책적인 난해한 개혁은 상상할 필요도 없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

8) 개혁의 칼자루는 반드시 주체자가 쥐고 가라

"강력한 법과 강력한 처벌"에 의존하는 개혁은 처음부터 검찰과 법원에 개혁의 칼자루를 넘겨주는 꼴이다. 이런 개혁도 100% 실패다. 따라서 개혁의 칼자루는 끝까지 주체자가 쥐고 가야 한다. 이는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개혁 방향을 안내하고 조정해주는 친절한 길잡이와 감독자가 동시에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대적인 개혁 대상인 검찰과 법원과 경찰에 칼자루를 넘겨주면 개혁도 실패하고 정부도 실패하고 결국 대통령도 나라도 실패한다.

9) 대통령 측근과 주변부터 단속해라

개혁이 주도면밀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은 물론이고 개혁 주체 세력들 주변에서 사소한 문제라도 생기면 안 된다. 내부 부정이 문제되면 먼저 공격을 받거나. 개혁 주체로서의 자격에 시비가 붙어버린다. 때문에 권력 주변에서 부정한 일이 발생되지 않고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도록 철저히 단속해야 하며 그런 인물들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단속하고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 측근을 부정부패 감시 대상으로 만들어서 움츠러들게 하면 안 된다. 이는 개혁의 핵심과 주체가 될 사람들이 반대로 감시 대상이 되는 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혁의 당당한 핵심이나 주체나 협력자들은 사전에 교육을 받고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진 다음에 개혁에 참여시켜야 한다.

10) 각 분야에 최소한의 원동력은 제공해라

대통령이 사회 모든 분야의 개혁을 직접 참견하고 성공시켜 줄 수는 없다. 따라서 각 조직에서 내부 정화 계획 및 개혁 프로그램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져서 자율적으로 추진되도록 기본 여건은 제공해주어야 한다.

만일 개혁에 철학이 빠지면 하부 동력은 기대할 수 없다. 군대에서 보듯이 월등한 철학이 결핍된 지휘관들은 계급과 권위를 이용해서 조직을 이끌려고 한다. 그렇지 않고 그냥 풀어주면 위계질서가 무너지면서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지휘관 휘하의 구성원들은 시키는 대로만 하기 때문에 자발적인 동력이 생겨날 수 없다. 이처럼 지도자의 철학이 공감대를 얻어서 일치되고 전파되지 못하면 각 분야의 내부 동력은 기대조차 할 수 없다.

11) 사활을 걸어라

개혁이 성공하면 자동으로 존경받는 영웅이 된다. 하지만 영웅이 되지 못하면 최악으로 처참한 대통령을 스스로 각오해야 한다. 이는 대통령 개인과 가족의 불명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큰 불행이다. 대통령과 측근들은 정치 생명은 물론이고 개인의 명예까지 모두 걸어야 한다.

12) 커닝을 하려면 똑바로 해라

개혁에 대한 제안을 받아서 개혁 주체 세력의 근시안적인 소견과 판단 능력을 월등하게 향상시켜야 한다. 만일 제안이 쉽게 와 닿지 않을 경우에는 추가로 질문하거나 자료를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제안을 그냥 팽개치거나, 일부만 베껴서 변질시키거나, 내용만 바꿔서 자기들 것으로 가로채는 일은 없어야 한다.

13) 최 하부 조직을 존중해라

검찰과 법원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자. 검찰과 법원은 누가 가장 자세히 알고 있는가? 다양한 문제와 업무 불편에 대해서는 누가 가장 잘 알고 있는가? 바로 법률사무소나 법무사무소의 사무장이나 직원들이다. 이는 최 일선에서 민원인과 관공서 조직과 담당자의 실력과 성격과 업무 성향까지 가장 많이 접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변호사나 법무사처럼 정치적이지 않으면서도 정치적인 내용에도 밝고 객관적인 입장이다.

이들이 판사나 검사나 변호사보다 유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판사, 검사, 변호사들은 자기 자신을 바깥으로 드러낼 일이 아주 많다. 다양한 업무 처리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기 능력도, 개인 성질도, 일하는 취향도, 잘못이나 실수도, 소신도, 심지어 인간성도 문제점도 외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무장과 직원들은 검찰이나 법원의 개혁이 시작되고, 팀이 만들어지고, 검사장이 바뀌어도 정말 개혁이 가능할지 여부 정도는 육감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무엇은 가능하고 무엇은 불가능한지, 왜 가능하고 불가능한지를 샅샅이 알고 있다. 돌아가는 분위기만 보면 시작과 끝은 물론이고 그에 따라서 자신들이 취할 태도와 방향까지 정리해버릴 정도다.

하지만 우리 나라 개혁은 국민에게 가져다줄 최종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때문에 개혁 주체의 입장이 우선이며 심지어 개혁의 형식과 절차를 중시 여기기 때문에 개혁 성공에 가장 중요한 실무자나 당사자들의 의견은 항상 무시되어버린다.

검찰과 법원 개혁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시민단체나 인물들도 검사나 판사나 법과 제도가 달라지면 개혁이 가능하다고 착각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의 주장은 "김일성만 없어지면 통일이 이루어지고, 박정희만 없어지면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대통령의 의지만 있으면 개혁이 성공할 것처럼 착각"하는 것과 같이 무대책이어서 당연히 결과에 무책임하다.

물론 전문 집단의 사무장과 직원들도 부정부패를 유발·유도하는 당사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이 검찰과 법원과 변호사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사건 내용과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처지, 성질, 분위기를 가장 잘 알고 있다. 또한 부정부패가 통할 수 있는 업무, 인물, 대상, 시기와 시점, 크기, 관행, 방법, 사례까지 속속들이 가장 사실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이들을 존중해서 개혁에 관여시켜야 한다. 반대로 이들을 무시하고 제외하고 방치하면 개혁은 엄청나게 터덕거릴 수밖에 없으며 개혁이 거꾸로 가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는 세무사나 건축사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어느 분야든지 이들 입장이야말로 가장 객관적인 안목에서 잘잘못과 문제점과 개혁 성공 가능성까지 예측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14) 미리 책임질 각오를 해둬라

반복되는 개혁 실패로 곳곳이 썩어가지만 고위관료는 물론이고 학자, 전문가, 시민단체조차 결과에는 책임지지 않은 채 또다시 비판적이고 더욱 공격적으로 위선을 발휘한다. 우리 나라 역시 대통령이 바뀌듯이 학자들도 정권에 따라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신의 이익과 권한과 기회는 100% 찾아서 누리되 책임은 100% 회피하는 고급 지식(사기)꾼들이 너무나 많다. 이들은 개혁을 설명하고 주도할 자격이 없다. 사실은 이들부터 먼저 반성하고 개혁되어야 할 대상이다. 이런 현상이 계속 반복되고 용인되는 까닭은 개혁 주체들이 개혁 밑천이 떨어지면 만회용이나 선전용으로 이들을 앞장세우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전문가", "지식인"이라는 평판(무기)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수동적이다. 이들은 평소에는 관심과 애정과 열정을 보이지 않다가 기회가 제공되어서 이익이 기대되면 개혁 전문가로 나서서 평판(무기)을 사용한다.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는 이런 지식인이나 전문가들이 부지기수로 널려있다. 이들은 전문가로서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고 머뭇거리다 상황과 기회에 따라 개혁에 관여해서 잠시나마 이익을 거둔다. 때문에 이들은 전문가로 초대를 받아서 개혁에 관여했기 때문에 개혁의 단물을 얻으면 결과(실패)에는 책임이 없다.

이런 지식인과 전문가들은 마치 어린이나 원숭이가 장전된 권총(지식)을 가진 것만큼이나 자기 사회를 위험하게 만든다. 따라서 복잡하고 혼란한 시대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잘 구분해내는 것도 개혁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다.

15) 개혁은 진지하게 만들어서 신중하게 추진해라

개혁이 성공하면 직접적인 성과는 물론이고 간접적인 파생 효과들이 곳곳에서 생겨난다. 사실 개혁 성공은 이런 파생효과들에서 탄력을 더욱 받게 된다.

그러나 "대통령이나 정치인 주변에서는 어떤 정책이든 A4 1-2장, 심지어 서너 줄로 요약되지 않으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할 정도로 얄팍한 수준에서 정책이 채택되고 발표된다. 뿐만 아니라 조금이라도 지루하고 복잡한 내용은 아예 팽개쳐버리며 자문기구 정책기구는 말짱한 거짓말이다.

때문에 진심을 기울여서 제안한 정책들에 대해서도 다양한 논의 기회 제공, 진행 과정 및 결과 확인, 내용 보완 요구, 최종 결과에 대한 통보, 제안 사실에 대한 최소한의 감사 표시도 해주지 않는다. 이는 진심으로 국민을 존중해서 참여시키기보다 국민을 잠시 이용하기 위해 참여라는 형식을 취하는 꼴이다.

그래서 다수 대중의 순수한 애정과 무한한 능력을 적극적으로 이끌어서 지속적인 개혁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면 실패다. 특히 순수한 개혁의 조언자들과 비판자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존중해주지 않는 개혁은 실패다.

16) 개혁 주체는 끝까지 비판적 시각을 유지해라

엄밀한 의미에서 개혁은 도둑을 몇 명 잡는 사건 해결이 아니다. 물론 개혁이 진행되면 처벌받는 사람은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공적인 개혁은 처벌받는 사람은 최소한으로 그치고 전체적이고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생겨나야 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부작용을 피하고 폐해를 없애려고 하거나, 성공을 목적(의식)으로 추진하는 개혁은 성급하고 단순할 수밖에 없다. 성급하고 단순한 개혁은 과정 자체에 충실할 수 없다. 과정에 충실하지 못한 개혁은 중간에 난해한 돌출 변수들이 생길 수밖에 없으며 그 때마다 당황하기 마련이다.

만일 과정에서의 실수나 잘못을 감추거나 무마하기에 급급하면 개혁은 근본에서 벗어나거나 심하면 오히려 역행하게 된다.

따라서 개혁 당사자들이 시작과 진행과 결과까지 가장 비판자로서 깊이 관찰하며 추진해야 한다. 때문에 순수한 비판은 물론이고 설사 의도적인 비판일지라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개혁에서는 필수적이다. 이처럼 적극적인 수용을 통해 국민의 일부를 다시 깨우치고, 일부는 더욱 설득하면서 개혁 방안 역시 수정을 반복해서 세련되어야 한다. 이처럼 개혁 세력 스스로 관대한 것은 물론이고 실제 내용도 월등해야 한다. 그러나 비판을 수용하지 못한 채 대립하고 공격하는 무능한 개혁은 자기 자신조차 해결하지 못한 졸장부 수준이기 때문에 무조건 개혁 실패다. 벌써 수십 년째 개혁으로 인한 긍정적 성과에 비해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선진국에 똑바로 진입하지도 못한 채 "개혁 피해자"를 양산시키는 서투른 개혁이나 무능한 개혁은 중대한 범죄로 취급해야 한다. 특히 민생을 고통에 방치하고 국가는 파탄에 빠졌음에도 "개혁"으로 위장한 채 실정과 반 개혁을 되풀이하는 무책임한 지도자는 국민 정서의 저변을 침몰시키는 치명적인 사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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