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럽든 부끄럽든 우리 모두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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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럽든 부끄럽든 우리 모두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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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등급위는 역사관련 게임 신중하게 심의해야

^^^▲ 코에이의 '삼국지10' 데모 화면 중^^^

최근 국회에서 역사왜곡 문제가 불거지자,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서 역사에 관련된 게임에 대해서 좀더 신중한 심의를 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건 좋은 일이라고 볼 수 있죠. 솔직히 게임이 잔인한가 아닌가 아니면 청소년에게 유해할 만큼 음란적이고 선정적인가를 구분하던 것을 역사왜곡으로 인해 미칠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심의를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너무 얼토당토한 심의 결과는 오히려 당황하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KOEI에서 만든 <삼국지 10>의 경우 한반도에 낙랑이 있다는 것이 역사왜곡이라는 이유로 심의가 보류되어 원래 이달 중 발매 예정이었으나 겨울에나 발매되는 것으로 연기됐습니다.

솔직히 이를 미리 공지하고, 삼국지 10을 꼬박 기다리던 매니아들에게 사과를 했어야 할 코에이측이 아무런 공지도 없이 달칵 발매일 하루 앞두고 공지한 그들의 잘못도 있으나, 정작 이를 따져야 할 부분은 바로 영등위일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낙랑이 한반도에 있다는 게 역사왜곡일까요? 일연이 쓴 <삼국유사>를 보도록 하죠. <위만조선>편에 보면 한무제가 위만조선을 멸망시키고, 한사군을 설치했는데. 그중 하나에 낙랑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책에 <낙랑국>편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나옵니다.

(중략)<국사(國史)>에는 이런 말이 있다. "혁거세(赫居世) 30년에 낙랑(樂浪) 사람들이 신라(新羅)에 항복했다. 또 제3대 노례왕(弩禮王) 4년에 고구려(高句麗)의 제3대 무휼왕(無恤王)이 낙랑(樂浪)을 멸망시키니 그 나라 사람들은 대방(帶方; 북대방北帶方)과 함께 신라에 투항해 왔다. 또 무휼왕(無恤王) 27년에 광호제(光虎帝)가 사자(使者)를 보내어 낙랑을 치고 그 땅을 빼앗아 군현(郡縣)을 삼으니, 살수(薩水) 이남의 땅은 한(漢)나라에 소속되었다."(이상의 여러 글에 의하면 낙랑樂浪이 곧 평양성平壤城이란 것이 마땅하다. 혹은 말하기를, 낙랑樂浪의 중두산中頭山 밑이 말갈靺鞨과의 경계이고, 살수薩水는 지금의 대동강大洞江이라고 한다. 어느 말이 옳은 지 알 수가 없다)(이하 생략)

그뿐만 아니라 <삼국사기>에는 낙랑이 백제와 신라를 공격하는 기사가 수두룩한데, 낙랑이 한반도에 없었다면 백제와 신라를 무슨 수로 공격한다는 말입니까?

이런 기사는 한국 서적에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에서도 <한서지리지>와 같은 곳에 나오고, <자치통감>이나 각종 역사 서적에도 등장합니다.

영등위는 무슨 근거로 한반도에 낙랑이 있다는게 역사왜곡이라고 주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한반도에 낙랑이 실재했다는 기록이 현저하게 많음에도 이것을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역사왜곡이 아닐까요?

물론 삼국사기나 삼국유사가 반드시 옳다고 볼 수 없으나, 적어도 영등위는 국회에서 역사왜곡이라고 하니까 덩달아 낙랑이 한반도에 있으면 단재가 기자조선을 부정한 것처럼 낙랑을 부정하면 끝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엄연히 그건 역사왜곡입니다.

없는 사실을 조작하는 것도 역사왜곡이지만, 있는 역사를 부정하는 것도 역사왜곡입니다. 부끄러운 역사라고 감추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과대포장한다면 그건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합니다. 과거 중국의 식민지였다고 열등감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과거는 과거이고, 현재는 현재이고, 미래는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유독 한국인들이 과거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게 바로 일종 우리가 지금 강대국에 올라가지 못하는 것을 과거의 일들뿐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잘되면 내탓이요. 못되면 조상탓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자신의 잘못을 전혀 깨닫지 못한채 과거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비합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역사는 되돌릴 수도 없고, 부끄러운 역사라고 감추어지는 게 아닙니다. 만약 중국이 신라 역사가 자기네 역사라고 했다면 일부 국민들은 마음대로 가지라고 했을 지도 모릅니다. 사대주의 국가 그깟 나라 필요없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자랑스러운 역사이든 부끄러운 역사이든 모두 우리의 역사입니다.

글/ 역사마을 학술 마을지기 박종국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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